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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ce나그네
댓글 1건 조회 4,501회 작성일 09-08-2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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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성과 오리엔탈리즘
주제 : 사회진화론에 대한 오해와 오리엔탈리즘의 재인식

'Edward W. Said'는 그의 저서 '오리엔탈리즘' 18쪽에서,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며 위압하기 위한 서양의 스타일로 정의하고 있다. 구한말의 개화 사상가들은 '서세동점'으로 알려진 당시의 국제 정세를 읽고 이에 대처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써, 이 오리엔탈리즘의 중요한 사상적 기반이 되는 '사회진화론'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http://download.dbpia.co.kr/cView.asp?arid=461626&lid=3901601010100&uid=&lty=6601에 의하면, 개화 사상가들은 중국이나 일본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식을 흡수했으며 서양 사정에 어두웠기에 그들이 접한 '다윈과 스펜서'의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오늘날도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이나 다윈의 '진화론'은 한국에서 흔히 '약육강식'이나 '우승열패'라는 힘의 논리로 축약돼서 단편적으로 이해되는 것 같다. 2009년 10월 7일, 서양사입문을 담당하시는 김영진 교수님과 함께 했던 점심 식사에서 다윈의 진화론 얘기를 꺼냈더니, 교수님께서 '약육강식'이라는 키워드를 꺼내시며 대화를 진전시켰다. 그런데, 이 키워드는 워낙 애매모호해서 '사회진화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불가능하게 한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서양의 지적 운동'이란 책에서 '사회다윈주의' 568~569쪽에서 한국에서 통용되는 '상식적인 사회진화론'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일이라고 보기 쉽다. '윌슨의 이론을 둘러싼 논쟁을 통하여 우리는 사회 다윈주의가 얼마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가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 그것은 사회다윈주의가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우생학, 나아가 제국주의를 정당화하고 옹호했던 이념으로 인식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똑같은 책의 570쪽에서는 '사회진화론은 통상적으로 무제한의 경쟁을 요구하며,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고 개인이나 사회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배제하며, 따라서 철저한 개인주의를 주된 교의로 삼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라는 '상식과는 다른 '사회진화론'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뒤쪽에 인용된 사회진화론은 단순히 허구일까? 아니면 종교 경전이 모호한 말로 서술되어 있듯이 사회진화론 자체가 매우 애매모호해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였던 사상이었을까?

'19세기말 영국의 사회진화론들'이란 논문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3쪽에서는 서로 대립되는 개념인 개인주의와 국가주의, 자유방임과 국가간섭을 '하나의' 사회다윈주의가 동시에 정당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다양한 사회다윈주의의 존재를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인간은 생존투쟁을 진보한다'는 전제를 깔고 생각하기에, 유길준이 '경쟁론'에서 쓴 구절과 같은 '소박한 일반적 인식' 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무릇 인생만사가 경쟁에 의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큰 것은 천하국가의 일로부터 작은 것은 일신일가의 일에 이르기까지 모두 경쟁으로 말미암아 비로서 진보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인생에 경쟁하는 바가 없다면 무엇으로 그 지덕과 행복을 숭배함으로 얻을 수 있으며, 국가가 경쟁하는 바가 없다면 무엇으로써 그 광위와 부강을 증진시킬 수 있으리오'

서정훈 울산대 사학과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위에 제시된 '소박한 일반적 인식'이 낳는 모순을 방지하기 위해, 생존 투쟁이 누구와 누구 사이에 일어났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논문 서술의 목적으로 '개인과 개인 사이의 생존 경쟁을 통한 진보'가 '개인주의'와 '자유방임'을, '집단과 집단 사이의 생존 경쟁을 통한 진보'가 '집단주의'와 '국가간섭'을 각각 정당화한다는 것을 밝히는 것을 들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학계가 서구의 사회진화론에 대한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토대로 구한말 개화 사상가들의 사회진화론 수용, 이해 및 적용 과정을 이전보다 더 잘 고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정훈 교수의 논문 '마무리' 부분에서 사회진화론의 창시자 스펜서는 국가주의와 제국주의를 거부하는 자유방임적, 개인주의적 사회진화론으로 규정되어 있다. 스펜서는 한 사회 내부의 개인들 사이의 생존투쟁을 사회진보의 원동력으로 보고 국가는 이를 방임해야 한다면서 사회들 사이의 생존투쟁, 즉 전쟁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과도기적 성격을 지닌 키트는 개인적 투쟁을 진보의 원동력으로 보았지만, 스펜서와는 달리 집단적 투쟁의 역할도 인정했으며 개인적 투쟁의 활성화를 위해 이에 대해 일정한 정도의 국가간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가주의와 제국주의, 인종주의'를 주장하는 집단주의적 사회진화론을 제시한 피어슨은, 집단적 투쟁을 진보의 원동력으로 보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개인적 투쟁이 제약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말년에 우생학에 몰두했다. 논문 13~14쪽에서, 이런 경향은 영국 내의 자본주의가 성숙하면서 점차 과잉생산과 과잉자본이 생겨나고 이것이 전세계적인 '대불황(1873~1896)'으로 나타난 데서 기인한다고 했다. 대규모 실업과 빈곤이 발생하고, 독점 자본이 형성되면서 노동 조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어 노동 투쟁 강도까지 높아지는 등 사회 내부의 불안이 가중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후발 산업국가인 독일과 미국, 벨기에 등과 세계시장에서 쟁탈전을 벌여야 했고 이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 확장경쟁 및 무역 장벽 강화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결국, 고전적인 자유방임주의와 스펜서의 '원조 사회진화론'은 신뢰를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글의 서두에 밝혔듯이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며 위압하기 위한 서양의 스타일이다. 만약,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이 꾸준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과거에 동서양 국가간의 전쟁이 있었다고 해도 '근대 국가' 시기에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았기에 '오리엔탈리즘'이 오늘날처럼 동서양 각국에 뿌리내릴 일은 없었을 것이다. 즉, 지배의 대상이 아니라 '세계 시장 내의 거래 상대자'로 보는 한 '동등한 주체끼리의 관계'인 셈이고, 그렇다면 종주국이 식민지를 무시하고 식민지 사람들끼리도 서로를 하대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없는 것이다. '청국 정부 안에서는 밤낮 협잡이요. 구습을 버리지 못하여 허탄한 일에 돈을 쓰고 세력 있는 살마이 약한 사람을 무리하게 대접하는 고로 정부와 인민이 원수 같이 지내고 인민끼리 서로 의심하며 서로 속이며 서로 해를 끼치려고 하야 나라 안에 삼억만 수가 있으나 합심이 안되고 애국하는 마음이 없는 까닭에 실상인 즉 약하기가 죠션에셔 못지 아니 한지라 어찌 한심치 아니하리요.'와 같은 말이 <대조선독립협회회보> 제6호 1897년 2월자 9~12쪽에 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수한 인종과 우수한 국가만이 살아남는다'는 피어슨의 주장이 19C말과 20C초에 통용되었기에 일본을 포함한 제국주의 국가들은 ‘동양’이라 불리는 곳에서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다. 그 당시에 식민지였던 한반도 주민들은 일본인이 심어준, 그리고 그들이 서구로부터 얻었던 오리엔탈리즘을 접하면서 그들의 머릿속에 이 사상이 재구성되어 각인되었다. 이른바 ‘나는 다른 피지배민족보다 더욱 지배 민족에 가까운 비교적 우등한 민족이다’라는 의식이 형성된 것이다. 그 영향은 현재까지 남아서, 한겨레21이 2009년 7월 10일에 보노짓 후세인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냄새나는 더러운 xx'는 말을 들었다는 것을 보도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에 잔존한 복제 오리엔탈리즘'이라 볼 수 있다.

<주 참고자료>
1. <19C세기 말 영국의 사회진화론들>, 서정훈 울산대 사학과 교수 논문, http://download.dbpia.co.kr/cView.asp?arid=461626&lid=3901601010100&uid=&lty=6601
2. '오리엔탈리즘‘, Edward W.Said 지음, 교보문고 발행
3. <역사학개론> 기사 프린트물

<보조 참고자료 - 참고자료 내의 참고자료>
1. '서양의 지적 운동', 김영환, 지식산업사, 1994
2. '경쟁론‘, 유길준, 1883년
3. “더러운 X, 왜 외국X 만나고 다니냐‘, 한겨레21, 2009.9.17. 제 778호
4. <대조선독립협회회보>, 제6호, 1897년 2월, 9-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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