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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문학 심청이는 정말 효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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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심청이를 보며 하늘도 감동한 그녀의 효심에 감동했었는데,
꽤 머리가 커지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녀의 효심이 과연 ‘효심’이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어릴 적 동심과 순수함이 사라지고 이해관계에 더 빠릿해져서 일까.
그녀의 순수한 의도조차 비판을 가하게 된다.
그녀가 효녀가 아닌 이유를 한 번 말해 볼까?
먼저, 부모는 자신보다 자녀를 더 챙긴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을지언정 자신을 위해 자녀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
부모의 자식 내리 사랑은 대단한 것이다. 이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한낱 말재주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심봉사는 눈을 떠도 심청이의 죽음을 알면 전혀 기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또 효라는 것이 무언가? 부모가 기뻐하는 것 아닌가?
심청이의 죽음에 심봉사는 죄책감까지 들 것이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기분을 심봉사에게 선사한 심청이의 행동을 효라고 보기엔 문제가 있다.
둘 째, 그녀는 무책임하다.
스님이 공양미 3백석이면 눈을 뜰 것이라는 말만 듣고 믿어버린 것이다.
당시에 무속 신앙이라던지 불교의 믿음이 얼마나 강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안 될지도 모르는 일에 목숨까지 바쳐가며 시도하는 것은 성급하며 어리석은 짓이다.
심봉사가 눈을 못 뜨면 누가 심봉사를 돌봐줄까?
전래동화여서 줄거리가 다양한데, 어느 책에서는 심청이가 뺑덕어멈를 심봉사와 결혼시켜 돌보게 한다.
그러나 심청이가 가고 나서 심봉사를 버리고 심봉사의 재물만 쓸어 도망간다.
줄거리가 어찌되었든 심청이의 행동은 무책임하게 된다.
셋 째, 그녀는 심봉사와 상의를 하지 않았다. 정말 효녀라면 모든 문제는 심봉사와 나눴어야 한다.
그녀는 당연히 심봉사가 그렇게까지 하면서 원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몰래 일을 진행시킨다.
‘심봉사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게 효인가?
첫 번째에서 말했듯이 아비가 원치 않은 일은 마땅히 하면 안 된다.
설령 그 아비에게 이익이 가는 일이어도 말이다.
마음이 편치 않는데 득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부와 명예, 권력 등 세속적으로는 좋아 보여도...
평안 감사도 제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고 하지 않는가?
물론 전래 동화이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고. 아비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그녀의 행동 역시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하늘은 감동했고, 그녀의 아비도 눈을 뜨고 심청이도 왕비가 되어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심청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현재까지 전해져 온 동화다. 교훈과 감동 모두 준다.
그러나 잘못하면 효가 아닌 효의 방법을 알려줄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점을 주의해야겠다.
또 현 시대에 맞게 발상의 전환을 해서 그녀의 순수한 의도에 비판을 한 번쯤은,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분은 심청이가 효녀라고 생각하십니까?
댓글목록
Odyssey님의 댓글
Odyssey 작성일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버지가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은 자녀의 마음이 '효'가 아니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겠네요.
자신의 행동, 즉 죽음이 설령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지언정,
심청의 어린마음엔 자신의 아버지가 다시 세상을 바라보기를 기원했을겁니다.
이 시점에서 심청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아버지를 위한 '희생'이었기에 타당성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아버지를 혼자두고 죽는 것을 결심한 심청이의 선택이
현명한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심청이는 효녀가 아니다.' 라고 까지는 할 수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