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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토론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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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나라 사람들이 토론을 두려워하는 두 번째 이유는 사람과 말을 분리하지 못하는 특성 때문이다. 내 의견에 반대하면 일단 그 사람을 적으로 간주한다. 상대방을 단지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는 아랫사람 역시 윗사람과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해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보다 아예 포기해 버린다.
3.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토론이 어려운 세 번째 이유는 자기 의견 관철을 체면이나 자존심과 결부시키는 특성 때문이다. 체면에 목숨을 거는 우리에게 자신의 의견 철회야말로 체면을 몹시 손상시키는 일로 믿고 있어 자칫 자신의 의견을 굽혀야 하는 토론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토론을 하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절대 굽히지 않는 고집으로 일관하게 돼 토론의 최종 목적인 합의절차에 다가갈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토론이 토론이라기 보다 싸움으로 보이는 이유는 일단 토론을 시작하면 누구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정당 간에도 뻔한 문제를 반대를 위한 반대, 싸움을 위한 싸움을 계속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지라도 올바르고 건전한 토론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토론, 그런 것을 왜 하나구요?
우리는 불과 얼만 전만 해도 "토론, 그런 것을 왜 해요?" 라고 말해도 괜찮았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지시만 잘 따르면 별 탈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최근 가속화된 국제화로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나이와 연공서열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의 물결에 맞설 수 없는 세상으로 급변했다. 누구든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쏟아내놓아야만 기업도 생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내 연공 서열이 깨지고 능력 위주의 사회로 전환되어 가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장 수직적 조직인 군부대 안에서 병사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많아지자 상사가 부하의 면전에 대고 소리지르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될 정도로 아랫사람들은 위사람의 통제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지 않는다. 즉, 상대편을 내 뜻대로 움직이려면 나이도 직위도 힘도 통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승복을 받는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성공적인 토론을 위한 첫걸음
선진국 사람들이 토론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이다. 토론을 잘하려면 가장 먼저 상대편의 입장을 헤아리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편이 아무리 중요한 말을 해도 '절대 반대하겠다. '는 태도로는 토론을 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의견이 중요하지만 상대편 의견도 내 의견만큼 중요하다는 태도(易地思之)를 가질 때 토론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토론에서 이기려면 가장 치열하게 자기 입장과 의견을 내세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러나 상대편의 의견을 의견 자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를 싫어한다.'거나 '나에게 악 감정이 있다.'는 등의 감정을 앞세운 해석을 하면 절대 토론에서 성공할 수 없게 된다.
가족간에도 의견은 다를 수 있는 법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고도 토론을 잘하는 노하우가 된다. 지금은 토론하기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토론하는 방법을 찾아야할 때다.
글출처: SK그룹 사외보 편집실
글쓴이 이정숙(
사진: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것을 분출하려는 대화의 통로가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행해지는 다양한 토론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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