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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그 속에 감춰진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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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7시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려고 가면 왠만하면 거의다 만원버스더라구요. 정말 우리나라 버스가 사이즈가 작아서 금방 사람들로 꽉차는 건지, 아니면 원래 사람들이 많이 타는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버스가 꽉차서 출발하면, 타지 못하는 분들이 이런 말들을 하시죠. "뒤에는 자리 비었는데..." 어떤지 아시겠습니까? 우린 그저 탔으면 남이야 어떻든 간에 무슨 상관 이냐는 듯이죠.
필리핀을 예로 든다면 그 나라의 버스는 정원을 다해야 8명 이상이 타기도 벅찹니다. 흔히 우리나라가 60년대 지프차를 뒷칸만 두개 이은 수준이랄까요. 천장도 낮아서 서있지도 못하고, 앉으면 머리가 천장에 다을 정도로 좁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곳에서 버스를 탈 때 인원은 총 15명 이였습니다. 그리고 버스엔 다섯 분 정도가 먼저 계셨습니다. 저는 그때 그냥 두대로 나눠서 타고 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 분들이 나이가 어린 순으로 무릎에 앉혀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총 22명이 옹기종기 앉아서 목적지 까지 갔습니다. 결국 서로만 편하려고 다른사람들의 약속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불편해도 서로 도우며 살자는 의미가 있었죠.
한국의 버스는 작은 것도 아니죠. 세계에서 3번째 정도로 가장 좋은 시설이 된 버스라고 합니다.(특히 현대자동차에서 나온 버스는 세계로 수출 중일 정돕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어떻습니까? 조금만 자리가 나도 양보는 커녕 못본채 하려고만 하고, 버스에서 떠들면서 주위사람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하고, 학생들의 욕이 난무하여 듣는사람도 덩달아 욕나오게 하지요. 더군다나 아침에 등교버스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탈걸 알면서도 자신은 먼저 탔으니까 뒷자리까지 갈 필요는 없다는 식이지요. 이렇게 자기 위주로 살려다 보니 정작 우린 서로에게 불쾌감만 남길 뿐, 진정한 사람다운 정을 나누기는 힘듭니다. 지금은 단순히 버스에서의 감춰진 의식이라고 하지만, 더 나아가서 본다면 한국인들이 세계에서도 이런 모습들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들도 저런 한국인은 아니십니까?
댓글목록
토돌이님의 댓글
토돌이 작성일
양보문제는 참! 공론화 하기가 까다로운 문제가 됐습니다.
전통문화 중에 우리가 계승하고 발전시키면 좋은 것이 어른을 공경하는 에절과 양보문화 인사예절 같은 것인데, 이를 너무 강조하면 서양문화와 충돌이 불가피하게 되지요. 서양의 예절은 질서문화 순서문화, 능력과 실력주의와 관련 깊거든요.
서양 기준으로 보면
버스에 먼저 탄 사람이 우선권이 있고...
버스에 줄선 사람중에도 앞에 선 사림이 탑승 우선 순위가 있는데...
한국은 이를 뒤집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란 뜻입니다.
나이 많은 사람이 줄선 틈을 타 앞에 세치기 해도 할 말이 없어지던데요...
그리고 조용히 앉아 가던 젊은 사람들을 양보 안한다고 호통치는 어른들에게도 할 말이 없어지게 만들구요... 이런 유형의 일들이 일어나도 크게 공론화되어 이슈가 되지 못하는 현실이 우리 사회입니다. 순간 판단을 잘못하면 큰일 납니다...
동혁군님의 댓글
동혁군 작성일뭔가 사회가 잘못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 윤리와 예절의식이 강했던 나라인 한국이 지금의 모습을 보면 전혀 다른 나라 같다는 생각도 들겠군요. 문화가 본질적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정말 서양 문화도 아니면서 우리 문화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은 문화가 많습니다. 양보문제는 과연 언제까지 지켜지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허쉬님의 댓글
허쉬 작성일문화의 흐름은 교류가 잦아질수록 더더욱 막을 수 없죠. 양보문화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먼저탄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우리나라 어른들은 옛 세대의 일을 계속 거론하시며 예절을 강조하지만, 사회가 점점 서구화되고 있는 현실에도 계속 구 세대의 방법을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어른들도 변해야 합니다. 언제까지고 옛날 방식만을 채택할 수는 없죠. 온고지신의 뜻대로 신 문화에 구 문화를 더해야 합니다. 양보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당연시하는게 잘못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