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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현명하게 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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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IT 관련일을 하는 사람이다. 쉽게 말해서 웹 관련 프로그램, 네트워크등 주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일이다.
조금 다른 방향으로 말하자면 내가하는일은 대부분 17인치 모니터 안에서 일어난다.
결국 마우스를 움직이고 키보드를 치는 행위가 일하는것으로 보이는것의 전부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러던중 한동안 장기휴가를 내고 떠난 여직원이 하던 일을 하게되었다.
서류작업, 엑셀 파일 작업, 팩스 작업, 전화걸기등이 주된 업무행위의 표현이다.
서류란 무엇인가? 서류파일 안에는 프린트한 종이가 비닐마다 끼워 있거나 70, 80년대를
떠올리게하는 서류철이라는 것에 구멍을 2개 뚫어서 종이를 차곡 차곡 쌓아 놓는다.
어디선가 팩스가 온다. 팩스란 무엇인가? 팩스라는것은 종이를 스캔해서 상대방에게
보낸다. 글자는 조잡하고 잘 안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추측도 많이한다.
전화도 많이한다. 전화해서 주문을 내리거나, 전화해서 뭘 알아봐야한다. 자리에 없다고 하면
다시 또 전화해야한다.
엑셀 파일이란 무엇인가? 오피스에 있는 프로그램중 하나인데 여직원들이 엑셀을 이렇게
많이 쓰는줄 몰랐다. 엑셀 없으면 일을 어떻게 할까 싶을 정도다.
엑셀에 주문내용등을 쓴다. 그리고 그 내용을 종이에 프린트해서 종이 서류에 넣는다.
물론 따로 종이에 작성한 결재서도 나중에 결재받으러 가야한다.
인천공항에서 도착한 화물이 있다고 DHL에서 팩스란게 온다. 그러면 그 조잡한 글자를 읽어서
서류함에서 종이를 다 뒤적여서 찾아서 그 종이를 팩스로 보낸다.
전산화하면 좋으련만 아직도 이렇게 하는게 정말 답답하다.
한가지 느낀것이 있다. 이렇게 일하다 보니 남들 눈에는 엄청나게 일을 열심히 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서류를 탐색기에서 마우스로 딸깍하며 찾으면 노는것 처럼 보이고 종이 서류함에서 넘겨가며 찾으면
열심히 일하는것 처럼 보인다.
또 메신져로 연락을 하거나, 메일을 보내거나, 웹 서핑을 해서 무엇을 찾으면 노는것 처럼 보이지만
전화를 하면 열심히 일하는것 처럼 보인다. 심지어는 남들이 다른일을 시키려고 옆에 왔다가도 그냥 돌아간다.
종이 서류를 찾고 종이를 다루면 일어서서 서류함도 뒤지고 해서 남들눈에 정말 열심히 일하고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서 왼손은 턱을 받치고 마우스 딸깍거리며 일하면 일이 힘들지 않고 별로 하는일
없다고 생각해서 일을 더 준다. 아무리 복잡한일을 해도 겨우 17인처 모니터 안에서 소리도 없이 일어날뿐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도 않는다. 컴맹 바보들이 알리도 없다.
결국 이런 생각을 한다. 디지털 시대에 현명하게 사는법은 아날로그형식으로 치장하는것!
. DB 에 저장도 하지만 때로는 따로 종이에 프린트해서 서류함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때때로 그
종이를 뒤적일것,
. 메신져, 메일도 좋지만 자주 전화를 할것.
. 때로는 팩스라는것도 보내서 몸을 많이 움직일것, 그렇게 왔다갔다 해야 열심히 일한다고 칭찬 받고
일을 더 받지 않는다.
. 때로는 직접 방문할것.
전세계가 온라인시대로 변한것 같지만 아직도 팩스라는것은 중요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얘기하고
전화 목소리로 얘기하는것이 10억원어치 판매를 20억원어치 판매로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내가 컴퓨터, 인터넷 세상에서 정형화된, 재가공하기 쉬운 컴퓨터 DATA를 가지고 살았던
것에 쉽게 따라가지 않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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