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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납 리스트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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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잘 걸리는 알파벳은? (정답=H), 양계장 주인이 좋아하는 알파벳은? (R), 잠만 자는 알파벳은? (Z) 등등. 이런 알파벳 난센스 퀴즈는 한바탕 웃음과 함께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런데 요즘 여의도엔 연일 새롭게 진화하는 '알파벳 괴담'이 떠돌고 있다.
"민주당의 C.K.J 의원이 유명 연예인 L.K.S.H양 등에게서 성 상납을 받았다" "한나라당 A.B의원과 관련된 음란비디오 문제를 거론할 수밖에 없다" "권력층 유력 인사 K씨를 상대로 성상납을 했다고 매니저 B씨가 고백했다"는 등등.
알파벳 이니셜의 주인공을 모르는 전국의 대다수 국민은 미장원.찜질방, 심지어 교실에서까지 머리를 모으고 퀴즈 풀기에 골몰하고 있다. 퀴즈와 함께 몇가지 의문도 함께 퍼지고 있다.
1. 탤런트는 정치인을 통해 주요 배역을 따낼 수 있을까.
내가 알기로 해답은 '아니다'다.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의 배역 설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담당 PD와 직속상관인 책임 PD다. 그렇기에 PD가 돈이나 성을 상납받는 일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인사가 뜬금없이 섭외 청탁을 한다 한들 주인공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조연급들은 주변의 청탁으로 배역이 바뀌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에게 성상납을 했다고 거명되는 연예인은 대부분 거물 주연급이다. 가만 있어도 출연해달라는 제의가 잇따르는데, 굳이 정치인과의 잠자리로 배역을 따낼 필요가 있을까.
2. 정치인이 부르면 탤런트는 달려가는가.
이건 군사정권 시대에서나 있을 법한 구시대적인 얘기다. 예전엔 연예인이 매니저의 노예같았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연예인들이 어떤가. 톡톡 튀는 행동과 소신으로 밀어붙이는 당당함이 무기다. 매니저의 부탁으로 저녁자리나 술자리에 참석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의 명령이나 청탁에 억지춘향식으로 몸을 맡길 바보는 거의 없다.
물론 개인적 취향은 예외다. 한 고위층 인사가 사석에서 "여자 탤런트가 좋다고 따라오더라"고 자랑했다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그런 예다. 연예인이 권력이라는 배경을 보험 삼아 갖고 싶어한다거나, 혹은 특정 정파나 정치인을 좋아한다면 말릴 수 없지 않겠는가.
3. 정치인이 연예인과 스캔들을 일으키는 이유는.
첫째, 서로 밝혀지면 좋을 게 없기 때문에 비밀이 보장된다. 둘째, 유명 연예인을 '소유'한다는 것은 자신의 권력을 뽐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셋째, 정치인은 다양한 '돈줄'을 갖고 있어 연예인의 화려한 생활을 맞춰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정치인과 연예인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수 쳐주면 좋아하고, 인기가 계속될 줄 착각하고, 내려올 시기를 놓쳐버린다는 공통점 말이다.
신상훈 방송작가 <ksitco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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