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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문 자리를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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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들의 위대한 업적(業績)이란 그들이 살아가면서 남긴 하나하나의 흔적이 모인 결과다. 사람의 삶은 곧 그 남긴 흔적의 모습으로 대표된다. 우리 역시 매일 흔적을 남기며 산다.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답지 못한 흔적은 무척이나 많다.
정리되지 않은 이부자리, 뚜껑이 열린 치약, 잠기지 않은 수도 꼭지, 식사 후 제멋대로 놓여진 수저와 지저분한 식탁, 어지럽게 널린 신발, 벗어 놓은 모습대로 흩어진 옷이나 양말, 전등이 켜진 빈 방. . 이런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가정의 사람들을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옛말에 도둑도 댓돌 위에 놓인 신발을 보고 담을 넘는다고 했다. 신발이 가지런히 정돈된 집 사람들은 빈틈이 없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어떤가? 이곳 저곳에 지저분하게 씌어진 낙서, 꽃과 나무가 훼손된 정원이나 잔디밭,망가진 운동 기구나 청소 용구, 군데군데 페이지가 없는 학급 도서, 함부로 버려져 나뒹구는 학용품과 휴지.. 이 모두가 그 누구보다 학교를 사랑해야 할 주인공들이 남겨 놓은 흔적들이다. 공공 시설 역시 아름답지 못한 사람들이 남긴 흔적으로 몸살을 겪는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마무리가 되지 않은 것은 끝나지 않은 것과 같다. 지저분한 것을 단순히 치우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통을 비우고 청소 도구를 제자리에 놓을 때 청소는 끝난다. 읽은 책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두는 것까지가 독서다. 마무리와 정리 정돈 역시 어릴 적부터 훈련을 통해 익혀야 한다. 서울 정독도서관 어린이 열람실의 고은아 씨는 "처음 도서관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읽은 책을 제자리에 두는 것을 기대(期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지도하면 어린이들은 어른 못지않은 모범 이용자가 된다."고 밝혔다.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내 이부자리, 내 책상, 내 서랍, 내 가방을 정리하고 신발을 가지런히 정돈하는 작은 행동으로부터 우리의 아름다운 삶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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