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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시설의 주인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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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책의 날을 앞두고 지난 4일 우리 나라에서 처음 선보인 '지하철 도서관'(메트로 북 메세). 지하철을 이용하는 동안 마음껏 책을 골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안겨 줬다. 그러나 개관 첫날에만 무려 800여 권의 책이 분실(紛失)됐다. 지난 2 주 동안 없어진 책은 무려 2500여 권. 지금도 매일 300여 권의 도서가 없어지고 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측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1만여 권의 책을 꾸준히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동도서관은 최근 도서관 이용자들의 손에 훼손된 100여 권의 책을 전시한 바 있다. 이곳 저곳이 뜯기고 찢어진 책들은 어린이용 그림책으로부터 여성 잡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글자를 익히기 위해 글자 모양의 점선을 따라 연필로 연습하거나, 빈 칸에 쓰도록 된 어린이용 책들. '먼저 연습한 사람이 임자'라는 생각에서였을까? 이런 책의 100 %가 빈 칸 없이 반납된다. 이 도서관 자료봉사과의 이종희 씨는 "자녀 교육을 위해 빌려간 책을 망가뜨리도록 가르치면, 어린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냐."며 안타까워했다.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예절이 가정에서 갖춰지는 것처럼 민주 시민의 훈련 역시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 가족이 함께 쓰는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습관은 공공 시설물을 아끼는 생활의 첫걸음이 된다. 내가 사용한 화장실의 비누나 수건, 치약 등을 반듯이 정리해 놓는 것은 가족에 대한 작지만 큰 배려이자 예의다.
공공 시설 역시 내가 사용한 뒤에는 바로 나의 아버지나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형제들이 사용할 수 있다. 최소한 '내 가족도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만 갖는다면 함부로 더럽히거나 망가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주인인 공공 시설을 항상 쾌적하게 이용하기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쾌적하게 유지하는 일에 보탬을 주면 된다. '언제 내가 이 곳에 다시 오겠느냐?'는 식의 생각은 먼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때 결국은 나 자신도 피해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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