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大入 수험생만 혼란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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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수능과목 줄여라"…대학들 "내갈길 간다"
"입시부담 최소화" 교육부 '2+1'제시
대학들은 '3+1'… 서울대는 논술까지
논술 부활과 사실상의 수능 전과목(영역) 반영을 골자로 한 서울대의 2005학년도 입시요강 발표를 계기로, “2005 새 입시의 본래 취지는 어디
갔느냐”는 불만이 학부모와 수험생들로부터 터져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제시한 ‘2005학년도 새 입시’ 제도의 골간은 고교 2~3학년 2년간 적성에 따른 자율적 과목 선택과 이에 발맞춘 대학입시 과
목 부담 최소화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번에 각 대학이 발표한 2005학년도 입시 요강은 현행 입시제도와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 교육부 따로, 대학 따로 =교육부는 대학에 내려보낸 ‘수능 반영 지침’을 통해 언어·수리·외국어 중 2개와 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중 1개
를 반영하도록 한 ‘2+1’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들은 교육부의 방침을 무시한 채 언어·수리·외국어 3개와 나머지 1개를
반영하는 ‘3+1’방식으로 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여기에 논술까지 추가했다.

교육부는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과 입시부담 최소화를 내세운 반면, 대학들은 학력저하 및 과목 편식(偏食) 방지·고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내
걸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학생 입장에서는 기존 입시와 똑같이 수능 전과목을 준비해야 하고, 내신도 이미 전과목에 걸쳐 소
홀히 할 수 없는 데다, 상위권은 논술부담마저 추가돼 ‘수퍼 만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도 원하는 과목 일부만 골라서 볼 수 있다는 교육부의 설명은 대학들의 수능 전과목 반영으로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고 지적했다.

◆ 무의미해진 과목 선택 =교육부가 지난해 제시한 ‘2005학년도 새 입시’는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제7차 교육
과정 시행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대학들이 사실상 전과목 수능 성적을 반영키로 해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 선택도 무의미해졌다.

학부모들은 “대학들이 전과목을 공부하라고 제시하는 상황에서, 진로와 적성에 맞춰 원하는 과목만 선택해서 시험을 보라는 게 말이 되느냐”
고 불만을 나타냈다.

과목 선택도 학교 현실로선 ‘수용 불가능’이다. 일부 고교들은 1학년을 대상으로 내년도 교과 선택 희망을 받았지만 워낙 선택이 다양해 상당
수는 포기한 상태다. 서울 K고 박모 교사는 “교사가 없는 제2외국어 선택이라든지, 과목당 20명도 신청하지 않을 때는 강제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D고 김모 교사는 “이론적으로는 학생 중심으로 과목이나 수업을 짜야 하지만, 교사도 없고 과목 선택에 따른 이동수업도 교실 여건 등
이 안돼 종전처럼 교사 위주로 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梁根晩기자 yangk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