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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용화논쟁과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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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론실
댓글 0건 조회 5,018회 작성일 02-07-1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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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어공용화논쟁과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 몇 달 전에 복거일씨가 쓴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라는 책으로 인해 '영어공용화'에 관한 찬반논쟁이 활발히 벌어졌었고 지금도 이 논쟁이 이 어지고 있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민족주의의 폐해' 문제에 관해 깊이 고민해왔고 이와 관련된 글을 쓴 적도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꺼낸 적은 거의 없지만 민족어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왔다.
단 민족문제나 민족주의 문제에 관한 논의가 성숙되기 전에 민족어 문 제에 관한 논의가 붙으면 역작용이 훨씬 많아서 민족주의에 관한 논쟁조차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건이 성숙될 때까 지 이 이야기를 꺼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수많은 사람들이 민족주의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고 민족어 문제에 대해 '민족주의'에 입각한 과민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민족주의에 대한 차분하고 진지한 성찰은 사실상 거의 불가 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영어공용화에 관한 불이 붙은 이상 이를 그냥 외면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언어문제 혹은 공용어문제는 우리의 생활과 일에서 사활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고 설사 논의가 다시 잠복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의 주요한 고민사항이 될 수밖 에 없는 이상 고민거리를 보다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복거일씨의 책은 그 논리가 명쾌하고 문장이 간결하면서 잘 다듬어져 있어 독자들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하거니와 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그 논지를 간단하게 소개해보겠다.
"민족주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족주의가 과거에는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었지만 지금은 도움이 되는 측면보다는 도움이 되지 않 는 측면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통제하고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공용어문제와 관련해서는 '영어가 국제어로서 압도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는 이상 통신과 교통이 발전할수록 그것은 우리 생활에서 더욱 중요한 언어도구로 사용될 것이고 이러한 현상이 심 화되면 결국 민족어의 자리를 대체하여 제 1 언어로 사용될 것이다.

이것이 필연적일 뿐 아니라 인류를 위해서나 우리 민족을 위해서나 도움 이 되는 길이요 진보하는 길이다. 따라서 우리는 수동적으로 이러한 결과를 그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주동적으로 영어를 받아들여 공용어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다.
"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영어공용화론'의 주요 논거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고 있다.
- 교통과 통신이 발전하고 국가간의 경제적 문화적 교류가 활발해지면 해질수록 국제어는 더욱 중요해진다.
- 국제어로서 영어는 이미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는 국제어로서의 지위를 점점 더 굳히게 될 것이고 영어 이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이는 영어가 가장 좋은 언어인가 아닌가와는 상관이 없다.
이미 표준의 자리를 차지한 것들은, 가장 나은 것이 아니더라도 번창 하게 마련이다.

- '메트카프의 법칙'에서 "망(網:network)의 가치는 대체로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해서 늘어난다"고 했는데 이는 언어에도 적용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쓰면서 어떤 언어의 가치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그리고 그 가치가 늘어나면서 사용하는 사람도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 게 된다.
현재의 영어가 바로 이런 상태에 처해 있다. - 국제어를 쓰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보는 손해는 점점 커질 것이다. 그것은 시민의 5∼10%만이 전화를 갖고 있을 때 전화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이 겪는 불편은 크지 않지만 시민의 7∼80% 혹은 그 이상이 전화를 갖고 있을 때 전화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이 겪는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 국제어와 민족어는 무한정 계속 공존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언어사용 습관에 따라 어느 한 언어는 점점 약화되어 인간생활의 뒷전으로 물 러날 수밖에 없는데 현재의 인류생활 환경의 발전상황을 볼 때 쇠퇴하는 쪽은 반드시 민족어가 될 것이다.
- 당장 국제어만을 사용하는 것은 한국의 국민정서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당 기간 한국어와 영어가 공존하는 상태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 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는 조치가 현실적일 것이다.
-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는 것은 국민정서적인 문제 뿐 아니라 한국어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한 대부분의 성인들에게는 이익보다는 손해가 더 많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후손의 입장에서 논의되고 판단되어야 할 문제이다.
- 영어를 공용어로 삼으면 우리의 전통적 문화가 해를 입으리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우리 전통과 문화가 우리 후손들에 의해 국제어로 구 체화된다면 그것들은 지금 한국어로 구체화된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향유될 것이고 자연히 훨씬 큰 활력을 지닐 것이다. -
언어는 도구다. 언어가 사람에게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그리고 모국어가 우리에게 아무리 소중하다고 해도, 언어가 도구라는 사실은 바 뀌지 않고 그것을 우상으로 떠받드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이상이 복거일씨의 '영어공용화론'의 논거이다.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자면 필자는 '영어공용화'에도 적극 찬성이고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상용어를 영어로 대체하자는 데에도 적극 찬성한다. 그리고 미래의 언어환경에 대한 생각이나 영어의 지위에 관한 생각 등에서도 대체로 내 생각과 일치한다.

민족주의에 관해서는 여기서 특별하 게 따로 논의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민족주의에 관한 생각에서도 대체로 생각이 같다. 이 글의 뒤에 온갖 잔소리를 할 생각이지만 그러한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복거일씨 주장의 주요내용들을 확고히 지지하는 내 입장에는 조금도 변화가 없다는 것을 주의하면서 읽어주기 바란다.

2. 영어의 국제성과 확장성 복거일씨는 한국인들이 영어를 배우려는 까닭을 두 가지로 들었는데, 그 첫 번째가 '영어를 모국어로 가진 사람들이 많고 그들은 대부분 강대 국들의 시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복거일씨 말처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이유를 내세우며 영어를 배우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영어 를 다른 외국어보다 중시하며 압도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야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강대국의 시민이 아니다. 그리고 영어를 모국어로 가진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가장 많지는 않 다. 현재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조사가 되어 있지 않고 사람마다 주장이 다르다. 5억이라는 이야 기에서부터 7억, 10억, 15억 심지어 20억이라는 주장도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도 등의 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어를 공용어 로 하는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정확히 조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정에 기초하고 있 다. 실제로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는 나라들의 인구를 모두 합치면 20억에 달한다.
그러나 남아시아 나라들과 아프리카 나라들의 대체적인 언어환경을 놓고 볼 때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인구가 10억을 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렇게 볼 때 영어는 그 사용인구가 중국어에 따라가 지 못한다.
또 중국어 사용자는 또한 그 97% 이상이 강대국(경제에 있어서는 세계 4위 혹은 3위이고 군사에 있어서는 핵전력을 제외한다면 세 계 2위인, 결코 부유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강대국인 중국)의 국민이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많고' '대부분' 강 대국들의 시민이라는 것은 중국어보다 영어를 압도적으로 더 많이 배우는 이유가 되기 어렵다. 그리고 그것은 영어에 그렇게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다. 우리가 영어를 배워야 하는 까닭은, 혹은 배우려는 까닭은, 바로 복거일씨가 두 번째로 든 이유인 그 '국제성'과 '확장성'에 있다.
UN에서 인 정한 세계공용어인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러시아어 등의 6개 언어 중에서 영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는 말이 좋아 세계공 용어이지 그 국제성이 영어의 5분의 1 혹은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가 어느 나라를 여행할 때 그 나라의 공용어를 모르면 영어를 사 용하지 다른 어떤 언어도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영어는 20억 가량의 인구가 살고 있는 나라들에서 공용어로 채택되어 있다는 점에서 독 보적이고 또 나머지 대부분의 나라에서 제 1 외국어로 채택되어 있다. 또 국제 상거래의 대부분이 영어를 이용하여 이루어지고 있고 국제회의 도 대부분 영어로 하고 있으며 기타 대부분의 행사들이 영어로만 혹은 영어와 주최국의 언어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또 중요한 대부분의 국제 학술잡지들이 영어로 되어 나오고 있으며 중요한 서적들도 거의 대부분 영어로 쓰여 있거나 영어로 번역되어 있다.
인터넷세계를 영어가 완전 히 장악한 지는 이미 오래이다. 그리고 국제성 뿐 아니라 확장성에 있어서도 영어의 근처에라도 따라 갈 언어는 없다. 현재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는 나라들의 인구는 현재 20억 가량 되고 20년 후에는 25억이 넘을 것으로 보는데 이들 나라들에서 교육이 발달하면서 영어가 광범하게 보급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냥 이 사람들만 놓고 따지더라도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 현재의 3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를 새롭 게 공용어로 채택하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은 빠르게 늘어나진 않겠지만 몇 나라들이 채택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 이 분명하다.
영어 이외에는, 화교의 비율이 꽤 높으면서도 불평등대우를 받아온 나라들에서 새롭게 중국어를 공용어로 채택할 가능성(사실 이 가능성도 그렇게 높지는 않다)을 제외하고는, 새롭게 공용어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언어는 거의 없다. 영어와의 강력한 경쟁을 표방하 고 있는 프랑스어도 아무런 승산이 없으며 프랑스어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중국어도 영어와는 전혀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3. 언어에 정신이 깃들여 있는가 언어는 단지 도구에 불과한가? 실제로 그런 측면도 있다. 언어가 단지 도구일 뿐이라고 해서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그 반 면에 어떤 사람들은 언어에 정신이 깃들여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필자는 이것도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어는 단지 도구일 뿐이지만 언어와 언어를 도구로 해서 만들어진 문학작품이나 철학책, 역사책, 연설 등을 완전히 분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번역된 문학작품이나 철학 책, 역사책 등에서 그 저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정신은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예를 들어 [토지]나 [태백산맥]을 영어로 번역했을 때 그 작품들이 내뿜는 맛이나 정신의 3분의 1이라도 제대로 표현한다면 필자는 그 번역가를 '위대한 번역가'로 부르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 겠다.
우리가 한국어를 버리게 된다면 이러한 작품들에 깃들여져 있는 정신과도 제대로 만나기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아주 쉽게 우리 선대들이 사용해오던 문자언어들을 버렸다.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한문으로 기록된 글이 훨씬 많았 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국민 중에 이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 1%도 안 되는 것은 분명하며 아마 0.1%도 안 될 것이다.
그 글들 을 번역해 놓는다고 해도 그 저자들의 정신을 제대로 접하기 힘들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그리고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현재의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중에 한자가 많이 나오는 2∼30년 전의 책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몇 명이 나 될까? 물론 그 책들은 다시 출판하기만 하면 원 뜻이 별로 손상되지 않고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책들의 95% 이상은 다시 출판되지 않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앞으로도 다시 출판되지 않을 것이다. 다시 출판되지 않는 책이라고 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처럼 우리는 아주 쉽게,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에 가까운 선조들이 널리 사용하던 문자언어와 결별했다. 한문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 은 것이나 한국어에서 사활적으로 중요한 한자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고 비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선 조들의 문화유산, 그것도 오래된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근래의 문화유산들을 직접 접하지 못한다고 해서 큰 일 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 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더더욱 중요한 것은 선조들과의 정신적 교류보다는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세계 각국 사람들과의 정신적 교류이다. 문학 등 극히 일부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신활동분야, 예를 들어 자연과학, 공학, 사회과학, 철학, 의학, 영화 등에서 이미 세계는 하나의 권(圈)으로 되었 다.
그리고 그 중요한 내용은 거의 영어로 되어 있거나 영어로 번역되어 나오고 있다. 언어의존성이 대단히 높은 문학도 조금씩 하나의 권으 로 되어가려 하고 있다. 우리가 외국어로서 영어를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정신적 교류와 모국어로서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엄청나게 다르다. 번역어의 한계에 대해서는 앞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우리가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하면 날이 갈수록 동시대인과의 정신적 교류 에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고 이는 심각한 장애로 될 것이다.

4. 우리가 가는 길은 선구자의 길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첫째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영어를 받 아들인 것은 거의 전례가 없으며 둘째 기존에 고등언어가 쓰이고 있는 상태에서 영어를 받아들인 것도 거의 전례가 없다. 원래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서 지금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는 동남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광범한 지역의 많은 나라들이 있지 만 그런 나라들은 예외없이 식민지 시대에 영어를 강요받은 결과로 그렇게 되었으며 현대에 와서 주동적으로 영어를 받아들인 나라는 거의 없 다.

그 뿐만 아니라 그 나라들이 영어를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의 그들 민족어의 발전수준은 현재의 한국어의 발전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낮 았다. 현재의 한국어와 100년 전의 한국어의 발전수준도 비교가 안 될 만큼 큰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100년 전의 한국어에는 자기 문자라도 있 었다.
그러나 그들 민족들이 영어를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그 다수는 자기 문자조차 없었다. 근대적인 과학, 법률, 행정, 교육 등에서 사용하 기 힘든 언어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현대의 한국어는 어떠한가?
근현대사회에서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독자적인 조어법과 적극적인 외래어의 수용으로 풍부한 어휘를 갖 게 되었고 발전된 언어체계를 갖게 되었다.

제국주의시대에 식민지민족이 사용한 민족어로서, 또 한때 없어질 위험에까지 처했던 언어로서 이 정도로 발전된 것을 놓고 본다면 한국어는 세계에서 거의 독보적인 존재이다.
아랍어처럼 광범한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제외하고는 식 민지민족이 쓰던 언어가 이렇게 발전한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어에는 한국어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수많은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미 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 100년 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으며 자기 문자조차 없고 사용어휘 도 극히 적었던 민족어들과는 아예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이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축적되어 이룩된 것이긴 하지만 한국 어의 체계가 잡혀있지 않던 어려운 시절부터 일관되게 한국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분들의 노고가 크다.
지금 설사 이런 분들 중에 언어개방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의견이 틀리다는 이유로 이런 분들의 고 마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도 짧은 시간에 이렇게 빨리 발전된 언어를 모국어로 가진 사람의 하나로서 매우 큰 자부심을 갖 고 있다.
한국어는 그 어떤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매우 큰 자랑거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에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된다'는 말이 어쩌다가 맞는 말일 것이라는 추측과는 달리 중장기적으로, 그리고 본질적 으로 보게 되면 오히려 그런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마르크스나 헤겔이 말한 '자신이 만 들고 발전시킨 것에 의해 소외되는', 혹은 '자신이 만들고 발전시킨 것에 의해 구속되어 새로운 질적 발전에는 뒤지는' 현상들이다. 우리는 발 전된 한국어를 무기로 해서 경제, 교육, 문화, 과학, 행정, 법률, 통신 등에서 거대한 발전을 이룩했고 또 이러한 발전과정에서 한국어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어는 우리나라의 그 어떤 분야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매우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였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위대한 업적이긴 하지만 현대의 언어환경에서는 한편으로는 우리의 발목을 잡는 부담으로 되고 있다.
변화한 세계의 언어환경 에서는 민족어가 시원찮아 할 수 없이 영어를 받아들여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민족들은 매우 유리한 조건에 있는 반면 우리는 각고의 노력을 거쳐 발전시킨 고등언어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3∼40년 후의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필리핀보다 떨어진다고 보 는 것은 순전히 언어 때문이다. 현재의 한국어 환경에서 영어를 공용어라도 받아들이는 것은 좋게 말하면 선구적인 일이고 나쁘게 말하면 상당한 모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다. 필자는 일정 정도의 모험을 감수하더라도 동아시아 3국(북한을 포함한 한국, 중국, 일본)에서 영어수용에 선구적인 위치에 서는 것이 경제 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이익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또 보람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5. 영어공용화에서 주의해야 할 점 우리는 영어를 공용화하는 쪽으로 나가야 하지만 다음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1) 영어를 공용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이익, 편리와 함께 영어를 공용화함으로써 우리 세대와 우리 뒤의 2∼3세대가 겪을 수 있는 불 편과 어려움에 대해서도 충분히 주지시켜야 한다. 영어공용화 지지자를 확대한다고 장점만 이야기하고 이러한 어려움들은 뒤로 숨겨놓는다 면 반드시 큰 곤란을 맞을 것이다.

2) 영어를 공용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해서 절대 서둘러선 안 된다. 지지자가 국민의 50%가 넘는다고 해도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해서는 안 된다. 이런 문제에 관한 국민투표는 국민의 80% 정도의 지지를 받은 이후에 투표에 부쳐야 뒤탈이 적다.
겨우 50%가 넘는 지지를 받은 상태에 서 영어공용화를 관철시키면 그 이후에 생기는 갖가지 문제를 빌미로 강력한 영어공용화 철회운동에 부딪히게 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영 어공용화 지지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져 다시 국민투표를 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3) 일단 영어가 공용화된다고 한다면 교육과 관련해서는 아주 확실하고 일관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는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공용어로 채택하는 것에 대해 별로 좋은 방법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일정 기간 동안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초중등교육과정에서 영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을 5:5, 6:4, 4:6 정도의 비율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반대 한다.
이것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에 항거할 능력이 적은 어린 학생들에 대한 우롱이고 가혹한 형벌이다. 현재 홍콩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영어학교와 한국어학교를 각각 두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 다.

그러나 설사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일단 학교에 들어간 다음에는 영어학교에서는 영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의 비율을 8:2 정도로 한국어학교 에서는 2:8 정도로 해야 한다(한국어와 영어를 각각 일주일에 3∼5시간 정도 가르치고 나머지 과목을 모두 영어로 혹은 모두 한국어로 강의한 다면 한국어와 영어교육의 비율이 8:2 혹은 2:8이 될 것이다).
가뜩이나 혼란한 언어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2가지 언어 를 모두 고급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가 가혹할 뿐 아니라 실제로는 어느 한 언어도 고급수준으로 올리지 못하도록 방 해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엄밀히 따진다면 정책결정시 2∼30년 안에 영어의 지위가 압도적인 우위에 설 것이라고 예견될 경우 판단능력이 미숙한 어린 학생들 에게 영어와 한국어를 마음대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 자체가 '자유'라는 이름 아래 '너 한 번 당해봐라'는 식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는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이나 교육을 총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정부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자유'로서 해결 할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개인의 자유'보다 '개인에 대한 국가나 사회의 책임과 의무'가 더 중요한 경우가 있다. 특히 판단능력이 미숙한 어 린이나 청소년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말이 좋아 '자유로운 선택'이지 영어학교로 학생들이 많이 몰릴 가능성이 높고 영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4∼5세 때부터 입시과 외를 받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직면해서는 일정수준의 반대가 있더라도 장기적 관점에 입각한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이 경우 정부는 영어중심의 단일한 교육체계를 마련해서 특수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에서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 다.

4) 영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협을 주는 듯한 인상을 보여서는 안 된다. 현재의 30대 이상의 사람 중 에서 업무나 생활에서 영어가 없이도 거의 불편이 없는 사람은, 지금 당장 영어가 공용화되더라도, 아마 평생 거의 불편이 없이 살아갈 수 있 을 것이다.

현재 영어와 관련이 없는 업무는 대체로 앞으로 몇십 년간은 영어와 별로 관련이 없을 것이고 그런 업무에서도 영어를 써야 될 때 가 되면 퇴직을 할 나이가 될 것이다. 퇴직을 하고 나서도 친구나 친지와 교류하는 데 영어를 몰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고 손자와 한국 어로 이야기하는 데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영어가 공용화되고 한국어가 점차 소멸되는 방향으로 가더라도 앞으 로 50∼100년 정도는 한국어방송과 한국어신문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노인들의 취미생활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들이 한국어로 서비스될 것 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나이가 많고 학습능력이 떨어져 영어공부에 진전은 별로 없고 고통스럽기만 한 사람들에게 영어공부를 하지 않으면 무슨 큰 일이 일어날 것처럼 위협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30대가 어려움을 핑계대고 영어공부를 하지 않으려는 것은 약간 게으른 느낌이 있다.
그러 나 40대 이상의 사람 중에서 영어공부가 정말 어렵고 고통스러우며 아무런 보람도 찾을 수 없으며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에게는 위협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영어공용화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다만 일단 영어공용화가 실현된 다음에는 국민의 권리, 의무의 차원에서 영어공부를 다시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영어공부가 아무리 어렵다 하 더라도 영어공부하는 시늉이라도 내는 것이 국민 된 도리라고 생각한다.

6. 인류의 위대한 창조력 성서에서 사람들이 수 백, 수 천 가지 언어를 쓰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형벌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 뿐 아니라 그 이전부터 다 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끼리의 접촉에서 갖은 불편을 느끼면서 공통된 언어를 사용하는 희망을 가져 왔으나 그것을 거의 실현 가능성없는 희 망으로만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 공통된 언어를 사용해야 할 절실한 필요가 생기게 되고 다행이 어느 한 언어가 압도적인 우 세를 보이면서 언어통일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게 되었다. 만약 언어통일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인류역사에서의 거대한 혁명이요, 위대한 창 조가 될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인간이 다른 언어들을 사용하는 것이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인류는 신이 내린 형벌조차도 극복할 수 있는 위대한 창조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멀지 않은 장래에 증명될 것이다. 덧붙여서 - 복거일씨의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의 몇 가지 문제 필자의 위의 글은 서평이 아니다.
따라서 복거일씨의 위의 책에서의 이러저러한 문제들에 대한 시시콜콜한 평을 될 수 있는 한 자제하였다. 그 러나 몇 가지 문제들은 독자들의 중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것으로 지금 당장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첫째, 동지들의 범위를 <자유주의자>로 제한한 점이다.

이 책에는 자유주의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오지만 특히 책의 맨 끝에 "민족주 의적 열정은 어느 사회에서나 '위험한 불'이다. 작은 사회들에선 특히 위험한 불이다. 그 불을 다스리는 일에서의 성공 여부는 우리 사회의 발 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그 어려운 일은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용기있고 끈질긴 노력을 요청한다"고 맺고 있어 민족주의를 조 절하고 제어하는 일에 있어서의 동지의 범위를 명백하게 <자유주의자>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의 범위를 좁게 규정하려는 경향'에 대해 통렬 하게 비판한 복거일씨가 왜 여기서는 우리의 범위를 좁게 규정하려는 것일까? 더구나 다양한 사상경향의 사람들이 함께 어깨를 걸고 나아가 도 힘에 겨운 판에. 여기서 자유주의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지만 필자는 당면한 경제방법론으로서의 자유주의를 제외한 일반 사 상경향으로서의 자유주의에 대해 무척 비판적이다.
자유주의가 사람에게 가장 많은 자유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것은 무척 단순한 생각이며 오 히려 더 많은 자유와 더 질적으로 높은 자유를 누리는 데 방해만 될 뿐이다. 자유주의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법 밖에는 없다. 개인에게 법의 범 위 내에서 무한한 자유를 주고 법을 어기면 무서운 철퇴를 내리칠 뿐이다.
여기에는 사람들의 도덕적 수양에 대한 사회의 책임도 없고 사람들 사이에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관계를 만들고 말고에 대한 사회의 책임도 없다. 모두 개인의 책임이고 결과도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그러한 측 면에서의 발전들은 대부분 개인이 책임지기에는 너무나 힘든 문제인데도 말이다. 당면해서는 자유주의를 채택한 나라들이 부패도 비교적 적고 상대적으로 활력도 있다. 그리고 현 사회의 운영원리로서 자유주의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중에게 사상이념으로, <시대정신>으로 제시되는 것은 단순히 당면사회의 운영원리만이어서는 안 되고 미래 사회의 발전방향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것이어야 한다. 자유주의는 시대정신으로 조금도 적합하지 않다. 자유주의에 관한 이야기가 지나치게 길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자유주의에 대해 이렇게 비판적인 나도 민족주의 문제나 국제어 문제에 관해 서는 복거일씨와 생각이 비슷하다. 나 뿐만 아니라 민족주의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합리적 지식인들이, 그 사상경향이 무엇이든 상관없 이 '민족주의에 대한 대처', '국제어의 등장에 대한 대처'에서 기본입장이 비슷한 사람이면 이 사업에서 손을 잡아야 하고 함께 노력해야 한 다.

따라서 '자유주의 지식인'이라는 표현은 '진보적 지식인', '창조적 지식인', '합리적 지식인' 혹은 그냥 '지식인'이라는 표현으로 바꿔써야 옳았다. 둘째 중요한 이웃나라인 중국에 대한 편견과 비방으로 일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큰 이웃과 잘 지내는 슬기'라는 소제목을 달아놓고도 그 안에 "중국은 끊임없이 둘레의 나라들과 국경분쟁을 벌이면서 제국주의적 태 도를 거리낌없이 드러냈다"고 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이러한 평가에도 동의하기 어렵거니와 설사 그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공개서적에 서, 그것도 이렇게 중요한 논쟁이 될 내용을 정리한 서적에서 이렇게 노골적인 비방을 하는 것이 과연 '큰 이웃과 잘 지내는 슬기'인가?
그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여러 군데에서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비방을 하고 있다. 큰 이웃나라에 대해 비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자 기 임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 외국에 대해서는, 특히 이웃나라에 대해서는 상대나라 국민들을 특별히 자극할 만한 말들을 극히 자제해야 한 다.
특히 이 책처럼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큰 이웃과 잘 지내는 슬기'를 강조하는 책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내용에 대해서도 그렇다. 중국에 대한 지나친 편견을 가지고 있다. 당장 한국전과 관련해서 중국에 대해 '우리나라를 침입'했느니 '우 리 땅에 마지막으로 쳐들어 온 군대는 중국군대'였느니 하면서 노골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국전의 개전 책임이 있는 김일성이나 노동당 을 비난하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최근 한국전 때 맥아더가 중국을 침략하려 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당시 미국은 중국을 국가로서 인정조차 해주지 않고 있었고 노골적으로 적대시하고 있었으며 또 미국은 어마어마한 강대국이었다. 이런 무시무시하면서도 적대적인 미국 의 군대가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군에 대치하게 된다는 것은 당시 중국의 국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국방위협 이다.

이런 절대절명의 국방위협을 예방하기 위해 이웃나라를, 그것도 동지국가를 군사지원한 것을 도대체 그 어떤 논리로 비난할 수 있는 가? 내가 당시의 중국 지도부에 있었더라도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고 복거일씨가 있었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다른 사람들과 싸움을 할 때 그 중에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경우 그 사람이 단지 나를 때렸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을 비난 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 먼저 외국군대를 끌어들인 것은 우리 정부이다.
미군이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중국군도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미군을 끌어들인 것이 국방상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옹호하려고 한다면 역시 국방상의 불가피한 이유 때문에 북한군을 지원한 중국에 대해서도 비난할 수 없다. 중국이 주변 나라들과 분쟁을 벌인 것에 대해 중국에만 책임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쉽게 동의하기 어렵거니와 심지어 '티베트 를 강점'했다고 표현하여 일제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우리나라 세계지도에 중국영토로 표시되어 있고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중국영토로 인 정하고 있던 티베트가 마치 중국 영토가 아니었던 것처럼 '강점'했다고 하는 것에 대해 과연 몇 사람이나 동의하겠는가?
티베트에 관한 문제 는 중국 내정의 문제이다. 독립을 인정해주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인권문제와도 다른 문제이다. 만약 우리나라의 부산이나 인천이 독립을 요구한다면 우리나라 국민 중에 과연 몇 사람이나 이를 인정하려고 할까? 민족적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독립을 인정해주어야 한다면 '민족주 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복거일씨의 주장에 일관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미국이 자기 나라 내부의 인디언지구나 화교지구에 군대를 보낸다고 이를 '강점'이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유독 중국에 대해 그런 평가를 내리는 것이 과연 편견없는 태도라고 볼 수 있는 가? 복거일씨의 이러한 주장들은 '냉전적' '비합리적' <반공주의>에 입각한 생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반공주의>는 역사를 정 확하게 보는 데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다른 나라와의 외교에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은 우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나라이다. 복거일씨의 말처럼 우리나라와 휴전선의 3배에 달하는 국경선을 접하고 있고 우리나라와 가까 이 사는 사람들의 압도적인 다수가 중국국민이며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매우 긴밀하고 경제적으로도 이미 우리나라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로 되었으며 우리나라와의 물적 인적 교류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이미 강대국이며 점점 더 강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강대국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는 것은 한 편으로는 큰 행운이며 또 한 편으로는 큰 부담이다. 그런데 그것이 행운이든 부담이든 해결방법 은 단 한 가지, 그 나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밖에는 없다. 예를 들어 캐나다나 멕시코의 외교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 또 최선인 외교정책은 미국과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물론 그들과는 다르다. 우리는 중국 이외에도 일본, 미국, 러시아 등의 강대국들이 주위에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우호선린정책이 다른 강대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정도로까지 가서는 안 된다. 그러나 어쨌든 명백한 것은 중국이 주변 강대국 중에 좋은 의미로서건 나쁜 의미 로서건 중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그 어떤 행위나 말도 국익을 크게 손상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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