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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과 DNA, 그리고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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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론실
댓글 0건 조회 562회 작성일 02-07-1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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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조상은 어디서 왔을까. 이제 이러한 질문에 심각하게 관심을 두는 이는 많지 않다. 특히 이문제는 창조냐 진화냐라는 논쟁속에서 어김
없이 거론되면서 결론없는 공방만 거듭해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미 진부한 주제라고 식상해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사람인 우
리가 사람의 조상에 대해 누구나 동의하는 정답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무척 재미있는 일이며, 더구나 많은 연구들을 통해 사람의 지식이 축적
되어 갈수록 자신의 기원에 대해서는 답을 얻지 못하고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어찌된 영문일까. 2백년 역사의 화석학이 고인류학자들을
통해 화려하게 제시하였던 인류의 역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확고히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오히려 새로이 발견되는 화석을 따라 표류하는 시나
리오처럼만 느껴질 뿐이다. 인류의 선조인줄만 알았던 라마피테쿠스(Ramapithecus)가 20여년전 고인류학자들간의 한바탕 입씨름끝에 그는
오랑우탄이었으며 따라서 우리의 조상자리에서 물러나야한다는 쪽으로 기울어질 때부터 그러한 혼란은 가중되기 시작되었던 듯 싶다.

그런데 인류의 기원을 단백질이나 DNA와 같은 생체분자로부터 추적하려는 시도가 시작된 것이 1960년대였던가.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분자생물학은 이윽고 1987년에 현생인류의 어머니로서 아프리카 이브(African Eve)를 등장시켰다.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모계를 통해
서만 전해진다는 사실로부터 현인류의 가계도를 거슬러 올라가 보니 현대인의 근원지는 아프리카 대륙이었으며 어느 한 여성이 인류의 공통
조상이 된다는, 이전까지 생각해오던 것과는 매우 상반되는 가설을 내놓은 것이었다.

인류의 진화는 약400만년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parensis)라는 원인 (猿人)에서 출발하여 약300백만년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 호모 하빌리스
(Homo habilis)등의 원인(猿人)을 거치고, 1백70만년전부터 출현하는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자바원인(原人), 북경원인(原人)등의
원인(原人)시대, 그리고 네안데르탈인(Neandederthals)과 같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는 구인(舊人)을 지나 크로마뇽인(Cro-
Magnon)과 같은 현대인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주장되고 있다. 문제가 야기되는 것은 이 현대인의 형성에 관한 부분이다. 화석을 토대로 현대
인의 역사를 해석하는 고인류학자들은 현생인류가 오랜 시 간을 거치면서 세계 각처에서 다지역적으로 진화(Multiregional evolution)하여 형
성되었다고 말하는 반면, 분자생물학자들은 특정지역 즉 아프리카에서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약20만년전)에 진화 형성된 현대인이 다른 대
륙으로 이동해 나가면서 기존의 종족들을 완전 대체함으로써 각 인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또하나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소고는 그 논쟁을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화석과 DNA에서 출발한 각각의 인류탄생가설이 주장하는 바와 그 근거들, 그리고 서로
의 맹점을 향해 오가는 문제제기의 화살속에서 결국 이 논쟁은 서로가 받아들일 수 없는 역방향을 택하고 있는 결론없는 소모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인간들의 교만으로 인한 바벨탑 사건이후 언어가 혼잡케 된 것처럼(창11:1-9) 많은 학문의 분야들은 인간의 욕망을 따라 진보와 세분
화를 거쳐 왔다. 하지만 각 분야의 많은 논점에서 서로 다른 해석과 가설들이 충돌하여 자칫 학문의 발산이라는 위기감까지 느껴질 때가 있
다. 여기 소개하는 인류기원 논쟁도 역시 현대 과학의 그러한 또하나의 발산을 보여준다는 점에 촛점을 맞추어 보고 싶다. 인류화석이 하나씩
발굴될 때마다 어김없이 그 연대는 수십만 수백만을 넘나들며 인류진화 계통수의 한자리를 차지해 오던 중에, 소위 첨단이라하는 분자생물학
이 DNA를 들고 나와 백만년이상의 장구한 세월을 길어야 20만년이라고 깎아 내렸다. 그 DNA의 조상은 아프리카에 살던 '이브'의 것인데 그
녀는 많은 여성중에서도 억세게 운이 좋은 그리고 생산력이 좋은 한 여성이었으며 그 자손들이 세계 각처로 이동하면서 각 대륙의 기존 종족
들을 대체하면서 각 인종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분자생
물학자들이 미토콘드리아 DNA의 모계유전특성을 이용한 첨단과학의 실험결과로 현대인류의 짧은 역사를 주장하고 나오자 화석만 끌어안고
있었던 고인류학자들은 실로 말문이 막히는 일이었지만, 곧 그 이브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노아의 방주(성경적 의미없이)모델이 가정과 논리
전개에 있어 헛점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고 여지없는 반격에 나섰다. 실험결과에 의해 현생인류가 한 어머니로부터 출발되었다는 것은 그렇다
치지만 그 현대인 종족이 아무런 종족간 유전적 결합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각 대륙의 종족을 대체하면서 세계에 퍼져 나갔다
는 것은 지나친 상상이라는것이었다.

어찌되었든 인류의 진화 형성을 연구하는 두 그룹의 공방전을 보면서 합의와 수렴의 기회는 거의 없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이
제 1992년 4월에
Scientific American(pp20-33)에서 펼쳐진 화석과 DNA의 논쟁을 소개한다.



1.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현대인류의 짧은 역사
(The Recent African Genesis of Humans)

우선 아프리카 이브설의 제창자인 캘리포니아 대학(Berkeley) 생화학과의 A. C.
Wilson박사(1991년 사망)와 그의 제자인 하와이 대학(Manoa) 분자유전학과 R.C. Cann박사 및 펜실베니아대학 M. Stoneking박사의 입장
을 정리해 본다. 이들은 1987년 Nature지를 통해, 오대륙을 대표하는 147명 여성의 태반으로부터 얻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이
들 모두가 약20만년전 아프리카에 살고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으로부터 유래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을
주장하였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세포내 한 기관으로서 세포의 핵에 존재하는 염색체 DNA와는 별도로 미토콘드리
아 DNA를 갖고 있다. 10만개 정도의 사람유전자 정보를 포함하는 염색체 DNA와는 달리 37개의 유전자만을 갖는 이 미토콘드리아 DNA는 두
가지 측면에서 혈통분화 연구에 유리하다 한다. 첫째는 그 염기서열이 빠르고 일정하게 돌연변이를 축적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의 유전
적 변화를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이며, 둘째로는 부모의 DNA가 합쳐지는 염색체 DNA와는 달리 어머니로부터만 유전되어 온다는 사실이다. 난
자가 수정되기 위해 정자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은 정자의 DNA 뿐이기 때문에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계속할 때 생성되는 미토콘드리아는 난자
의 것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하면 그의 모계 조상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토콘드리아 DNA의 상관
성은 가계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떨어지게 되는데, 예를들면 외조모로부터의 친척간보다는 외증조모로부터의 친척간이 더 많은 돌연변이 기회
로 더 낮은 상관성을 보일 것이다. 이처럼 가계를 계속 거슬러 올라간다면 모계에 의한 친척관계의 반경은 점점 넓어지고 결국에는 모든 사람
들을 포함하게 될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한 사람의 여성을 조상으로 두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인류 공통의 어머니 이브가 반드시 작은 집단에서 살았거나 아니면 그녀의 세대에서 유일한 여성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
것은 만일 어떤 모계가 있어서 딸을 낳는데 실패하는 세대가 있으면 그 모계는 자취를 감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단 하나의 운좋은 모
계만 남게 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리고 이들은 행운의 여인의 세대에는 다른 여자들도 함께 살고 있었다고 상기시키면서 이브는 순수하게
우연의 행운을 얻었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더우기 평범한 가계로 재구성해 본다면 이브의 시대에는 1만명 정도의 인구가 함께 살았을 것
으로 추정하고, 따라서 여기서의 '이브'라는 명칭은 성경에 나오는 이브처럼 평범한 가계의 조상이 아니라고 구분짓고 있다.

종족의 형성에 관하여는 241명으로부터 182개의 미토콘드리아 DNA형태를 얻어서 분석한 결과, 같은 대륙 사람끼리의 공통조상이 반드시 그
대륙 여성은 아니었으며 특히 뉴기니아 사람의 경우는 여러 다른 혈통가지에서 나타나고, 아시아의 가장 근접된 모계의 여성들로 부터 종족
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였다. 즉 뉴기니아의 종족은 아프리카를 출발하여 동쪽으로 나오면서 아시아를 거쳐 서서히 이동하는 동안 아시아에
머무르는 혈통과 이동하는 혈통에서 돌연변이가 축적된 결과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섬에 정착한 혈통은 염색체 DNA의 돌연변이가 주된 요인
이 되어 뉴기니아 사람의 독특한 해부학적 특성으로 진화되었고, 이와 유사하게 백인종의 엷은 피부색 또한 유럽대륙이 아프리카 사람들로 종
족을 형성한 후에 일어난 돌연변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의 실험에서는 침팬지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참조구로 함께 분석함으로써 실험된 사람들의 DNA염기배열이 침팬지의 것과 유전거리가
일정하다는 결과로부터 사람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 속도는 거의 일정하다는 것으로 결론짓고, 이로부터 이브의 나이를 추산하여 보
았다. 1967년에 Wilson박사의 실험실에서 V.M.Sarich에 의해 사람과 침팬지의 혈청단백질을 비교하여 얻어진 분자시계(molecular clock)에
따라 두 종간의 분리시점을 5백만년 전으로 보고,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 사이의 분화정도와 사람과 침팬지 사이의 분화정도의 비율이
1:25라는 결과가 얻어졌기 때문에 사람의 모계는 5백만년의 1/25, 즉 20만년의 기간내에 분리되어 나왔다는 결론이다.

이렇듯 분자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몇가지 가정을 곁들이면서 현대인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살아있
는 유전자는 반드시 조상이 있지만 죽어있는 화석이 후손을 반드시 갖고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화석을 갖고는 근본
적으로 객관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있다. 몇개의 뼈를 가지고 그 종의 대부분을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며, 화석학자들이 분
류에 이용코자 하는 물리적 특성들 자체가 검증하고자하는 가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 한다. 예를 들자면 하나의 골반(pelvis)을
놓고 그것이 위를 향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므로 사람의 것이라고 분류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2족 직립(bipedalism)을 유인원과 사람을
구별짓는 기준으로 전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고생물학자들의 관점은 순환논리에 빠지면서 근원적인 편중성(built-inbias)
으로 인해 관찰력이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고 통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결국 화석이란 과거에 생물학적 진보가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아는데 도
움은 될지언정, 적어도 아직 잘 이해되지도 않고 그 연대도 막연한 고대의 자료에 대하여 새로운 증거와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것을 방해해
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 인류의 다지역적 진화
(The Multiregional Evolution of Humans)

그렇다면 이번에는 고인류학과 고생물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호주 국립대학의
A.G.Thorne와 미시간대학 M.H.Wolpoff의 자존심건 반박을 살펴본다. 이들은 먼저 이브 가설에서 주장하는 기존 종족에 대한 완전한 대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현대인에게 오로지 하나의 미토콘드리아 DNA계통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아프리카의 침략자들과 기존 종족의 여성들간에 전혀 유전적 결
합이 없었다는 것이며 그 가설이 사실이라면 약 15만년간에 걸쳐 아프리카와 세계 전지역에서 완전한 종족대체가 이루어진다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 상황을 이들은 다음과 같은 비유로 빗대어 말하고 있다. 다지역적 진화로 본다면 마치 수영장의 각 모
퉁이에서 여러 사람이 첨벙대고 있을 때 그들은 각각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잔 물결을 일으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처럼 유
전적 결합은 종족간에 서로 교환되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브가설의 종족 완전 대체는 어떤 한 사람이 수영장에 갑자기 뛰어들어 그 물살
로 나머지 모든 사람들을 빠뜨려 버린다는 식이다. 결국 이 두 관점중 하나는 잘못되었음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이브가설은 화석 증거가 증명해주어야 할 5가지 가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첫째,대전제로서 아프리카 유래의 현대인은 반드시 다른 종족을 완
전히 대체하여야 한다는 것과, 둘째, 최초의 현대인은 아프리카에서 나타났다는 것, 세째, 다른지역에서의 최초 현대인은 아프리카 사람의 모
양이라야 할 것, 네째, 현대인과 대체당한 종족간에는 절대 유전적 결합이 없어야 할 것, 그리고 다섯째는 종족대체 전후의 해부학적 불연속성
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인류학적 증거들은 이러한 가정을 지지하기는 커녕 오히려 상반된 해석으로 유도된다는 것이 여기
서 몇가지 예와 함께 강조되고 있다. 우선 종족대체라는 전제에 대해서 본다. 기존 종족은 일반적으로 유입되는 종족에 비해 적응성이나 인구
통계학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많은 원주민이 지난 500년간 유럽인의 끊임없는 침략 속에서도 끝
까지 저항해 올 수 있었음을 보아도 종족대체를 위해서는 복잡하고 파괴적인 기술 등 얼마나 많은 우월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를 짐작케 하
는데, 이브가설에는 막연히 유입종족의 우위만을 고집하고 있다. 실제로 이브의 자손들의 완전한 정복이 사실이라면 그것을 가능케 할 최소한
의 고고학적 흔적들이 발견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러한 증거는 찾아볼 수 없고 동아시아의 예만 보더라도 당시 아프리카의 보편적도구였던 손
도끼 기술이 이브시대 이전과 이후 어느때에도 동아시아에는 그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흔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아시아 지역에서
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아프리카에서 나왔을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이스라엘 Skhul 및 Qafzeh지역의 현대인들이 갖고 있던 문화는 다름아
닌 당시 그 지역에 살던 네안데르탈인(구인)의 것이었는데 석기 기술에서 매장관습, 사냥, 도살방법에 이르기까지 똑같았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해부학적인 가정으로서, 갑작스러운 해부학적 변화와 초기 현대인이 초기의 아프리카 지역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겼느냐에 대해서이
다. 이 가정에서 첫번째 반박은 Australasia(Indonesia, New Guinea, Australia)에서 발견되는 인류화석으로 제기된다. 홍적세(Pleistocene)
동안의 해부학적인 변화는 연속적인 것으로서 어떤 아프리카 이주민의 영향도 부인하고 있으며 이 인류화석들의 특징적인 생김새는 백만년전
으로 거슬러 올라가므로 이 지역에서의 종족형성때 부터의 연속적 진화임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중국으로 옮겨서 보아도 그렇다 한다.
Zhoukoudian동굴의 두개골 화석을 홍적세의 연대별로 비교해 볼 때 아프리카 특성의 유입과 같은 증거는 찾아볼 수 없고, 단순히 연속적인
형태만을 보여주고 있으며, 고대의 중국인종은 자연스럽게 동아시아로 이전되어 갔음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고인류학자들이 종족대
체의 가장 훌륭한 증거 즉 네안데르탈인이 현대인에 의해 대체되는 증거의 근원지라고 믿고 있는 유럽 대륙에서조차 화석의 기록은 종족의 혼
합 없이 새로운 종족이 완전하게 유입되는 것이 있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한다. 네안데르탈인의 뒤를 잇는 유럽인의 형태에서는 현대이든
고대이든 아프리카적 유형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이 아프리
카나 다른 지역의 종족에 의해 대체되지 않았음은 분명하며 오히려 화석의 증거들은 그들이 후대종족으로 진화했거나 또는 그들과 혼혈되었
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고인류학자들은 여러가지 화석적 근거를 가지고 아프리카 이브가설에 있어서의 가정들이 실증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을 피력하
고 있다. 그와 동시에 왜 미토콘드리아 DNA의 분석은 그렇게 사실과는 상반되는 가설로 귀결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면서, 그것은 미토
콘드리아 DNA의 해석이 잘못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름대로 이들은 그러한 주장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내세운다.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를 해석하는데는 종족의 크기가 어떻게 변하여 왔으며 많은 모계들이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계의 비선택적인 소실(random loss)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DNA계통수를 만드는데 있어서 많은 가지들이 잘
려나가 단순한 모양의 계통수가 될 수 있고, 그렇게 감안되지 않는 가지의 돌연변이들은 결국 이브가 얼마나 오래전에 살았는지를 결정할 때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 오류를 낳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 예로 이들은 빙하시대 동안 기후격변에 의한 인구의 감소와 동시대 말기에는 여러 종
족의 인구 팽창을 경험한 북반구의 경우를 들면서, 이렇게 인구 통계학적으로 다른 역사를 가지는 종족에 있어서는 그 안에 축적되는 돌연변
이의 수도 다를것이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DNA분화의 연대 추정에 함께 이용될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모계 전승에 실패한 모계들
에 대한 돌연변이의 역사가 무시되었기 때문에 공통조상의 연대가 짧게 계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들은 이브가설의 근본
적인 문제점을 들추고 나섰는데, 그것은 이브가설이 의존하고 있는 분자시계(molecular clock) 그 자체에 관한 것이다. 분자시계라면 DNA
의 여러 서로 다른 위치(locus) 또는 유전자 위치에서의 돌연
변이 속도에 기초해야 하는데 미토콘드리아 DNA의 유전자는 염색체 DNA와는 달리 재조합 될 수 없기 때문에 단일 위치(single locus)나 다
름없다는 점에서 그것에 근거한 분자시계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DNA는 여러가지 질병에 관련되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 돌연변이는 중립적(neutral)인 것이 못되며, 어떤 척추동물류에서는 비선택적 소실과 자연선택 등으로 인해 실제 미
토콘드리아 DNA의 진화속도가 Wilson박사 등이 제시하는 사람의 것보다 상당히 늦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Wilson
등의 분자시계 속도는 경우에 따라서 과대 또는 과소 평가되는 오류가 있다면서, 그들의 분자시계는 이브의 연대를 5만에서 50만년 사이에서
추정할 수 있다는 Cann과 Stoneking의 언급을 들어 50만년이상되는 인류의 진화에서 분자시계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3. 화석과 DNA, 그리고 창조

지금까지 정리해 본 분자생물학자들과 고인류학자들의 관점을 나란히 놓고 보면 쉽게 갈피를 잡을 길이 없다. 이브가설의 분자생물학적 전개
를 보면 그도 그럴것 같고 화석의 해부학적 해석과 인구통계학을 가미한 장구한 역사의 인류 진화론도 틀리게 보이지 않으니, 상반된 결론으
로 맞서고 있는 두 목소리 앞에서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어야 하겠는가. 더구나 DNA는 화석의 순환 논리를 비난하고 나섰고, 화석은 미토콘
드리아 DNA 분자시계의 부정확성을 오류의 근본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 불신의 대립 사이에서 우리의 진짜(?) 조상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낼
것 같지가 않다.

이 세상에는 3차원 공간에서 언제나 어김없이 약속을 지키는 많은 현상적 진리가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이고 재현
성을 보장하는 과학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언뜻보면 가부가 분명할 것같은 이 자연세계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현상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
고 있다. 그것은 왜일까? 그것은 과학을 떠난 아니면 과학을 가장한 많은 해석들이 과학을 빙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토콘드리아 DNA가 어
머니를 통해서만 전해지며 현대 인류의 그 DNA 염기배열이 인종차보다는 개인차가 더 크다는 과학적 사실을 앞세워 우리의 공통조상이라는
이브가 수많은 여성을 제치고 행운의 왕관을 쓰고 등장한다. 그리고 이 멋진 이야기는 그 씩씩한 자손들이 돌도끼와 돌칼로 승승장구하며 동
으로 동으로 개척해 나아가는 웅장한 장면에서 클라이막스를 맞고 있다. 게다가 간간이 과학자의 부연설명이 곁들여지면서 이야기는 흥미를
더해만 간다. 그러나 실제 있었던 실화라고 내놓은 이 드라마 중에 그들은 얼마만큼이나 실제상황으로 입증해 낼 수 있을까. 화석학자들은 이
를 가정과 전제의 긴 연결(long list of assumptions)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필자의 간단한 계산에 의해서도 가정의 편협성은 곧 드러났다. 이
브시대에 함께 살던 사람의 수는 대략 1만명, 그러니까 여성은 대략 오천명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그중 이브의 모계만 남아 현대까지 이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복잡한 계산을 피해 예를들어 현재 3명의 여성이 살고 각 세대에는 항상 3명의 여성이 존재하는안정집단(static
population)을 생각해 보자. A, B, C 중 A가 이브라고 했을 때 그의 모계가 바로 다음세대에서 '운이 좋을' 확률은 경우 60% 밖에 안됨을 쉽
게 계산할 수 있다. (이브의 확률 = A가 반드시 1명이상 딸을 낳을 경우(6)÷A,B,C 구분없이 아무나 딸을 낳아 3명이 되는 경우(10) = 6÷10)
더 나아가서 그 다음 세대에서 이브의 모계가 살아남을 확률은 37%로 다시 떨어진다. (2세대에서의 이브의 확률 = A가 낳은 딸(들)이 반드시
1명이상 딸을 낳을 경우(3H3+2x(2H3+2H2+2C1)+3x3)÷1세대의 딸 3명이 아무나 딸을 낳아 3명이 되는 경우(3H3x3H3) = 37÷100) 그들이 '우
연히' 이브의 모계가 모든 모계를 대체한다는 주장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예로 든 각세대 여성수 15명의 안정집단은 약간 더 복잡한
계산을 거쳐 더욱 작은 확률을 보일 것이고, 아마 여성수 오천명중 이브 이외의 여성에 의한 모계가 딸을 낳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사라져 갈
(이브의 모계만 남을) 확률은 몇 세대 가지 못하여 거의 0이 되어 버릴 것이다. 이것은 결국 이브는 행운보다는 기적의 여인으로 묘사되는 것
이 옳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이브시대에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았다는 가정을 제시하고 있는 대목을 살펴보자. 그들이 표현을 그대로 빌자면 다음과 같다.
Logically, then, all human mitochondrial DNA must have had an ultimate common female ancestor. But it is easy to show she 'did
not necessarily' live in a small population or constitute the only woman of her generation. 이브가 우리의 공통조상이긴 하지만 그녀가
반드시 아주 작은 집단이나 아니면 그 집단의 유일한 여성이었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이브가 유일한 여성임을 구태여 부인하고
나섰을까? 그것은 바로 진화론이 규정하는 인류진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사고방식일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측면에서 볼
때, '유일한 여성으로부터' 라는 높은 확률은 버리고 '다수의 여인중의 행운의 여인'이라는 무리수로 가설을 출발하는 것은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하는 사람의 본성(롬 1:28)을 드러낸 것이라는 것일뿐 어떠한 긍정적 평가도 내려줄 수가 없다.

세월이 흐를수록 학문은 발산을 거듭하고 있다. 학문은 수없이 많은 사실들을 다루고 있지만 그 사실들 하나하나를 해석하는 이론들은 다시
가지를 치고 그 가지에서 파생된 또 다른 가지는 그 근원된 사실에서 벗어나거나 상반된 결론을 도출해내는 경우들이 셀 수 없을 지경으로 늘
어나고 있는 것이다. 과학은 얼핏 보면 날로 발전하는 듯 하지만 첨단으로 등장한 새 분야에서 신기술이 나왔다고 해서 과학적 사실에 근접하
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첨단과학으로부터 산출된 신지식은 방향성 잃은 멸망의 포장재로 씌워져 과학 그 자체가 발산하는데 채찍으로 사용되
고 있을 뿐이다. 과학은 이제 주인이 없으며 사실을 규명하기 보다는 사실을 거부하는데 더 많은 땀을 흘린다.

화석과 DNA, 이들은 우리들 사람의 모습으로 부터 하나님의 형상을 찾기를 즐겨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부인하는데 힘쓰며 자신들의 근원을
찾아 끊임없는 미로를 헤매고 있다. 그들은 서로 논쟁하고 있으나 동질감을 느끼고 있으며 발산하고 있으나 인류의 진화에 대한 희망을 버리
지 않고 있다.

기독교적 학문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바로 수렴의 학문일 것이다. 학문의 주인을 찾아내고 발산을 야기했던 많은 가정들을 찾아 도려냄으
로써 사실 그 자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사실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솜씨와 부인할 수 없는 주권이 깃들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학문인 것
이다.

♠ 참고문헌
현 창 기 (한동대학교)
The Recent African Genesis of Humans. Allan C. Wilson and Rebecca L. Cann
in Scientific American, pp 22-27, April 1992.
Mitochondrial DNA and Human Evolution. Rebecca L. Cann, Mark Stoneking and Allan C. Wilson in Nature, Vol. 325, No. 6099, pages
31-36 ; January 1-7, 1987.
Mitochondrial DNA Sequences in Single Hairs from a Southern African Population. Linda Vigilant, Renee Pennington, Henry
Harpending, Thomas D.
Kocher and Allan C. Wilson i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ny of Sciences, Vol. 86, No. 23, pages 9350-9354; December 1989.
The Multiregional Evolution of Humans. Alan G. Thorne and Milford H.
Wolpoff in Scientific American, pp 28-33, April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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