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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결정난 듯한 올해의 대선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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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실세-권력기관 총등장…국민들 분노 넘어 허탈
올해 정치권은 ‘게이트’(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따온 말로 권력형 비리라는 의미)와 ‘리스트’(명단)로 날이 새고 졌다.
젊은 벤처 사업가들의 비리 행각에 대통령의 아들을 비롯한 여권 실세들뿐 아니라,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고위 간부 등의 이름이 2중·3중으로 등장, 국민들을 기막히게 했다.
검찰이 G&G그룹 이용호 회장을 횡령과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9.4)했을 때만 해도 이 사건이 ‘게이트’로 발전할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작년 5월 이씨를 조사하기 위해 체포했다가 하루 만에 풀어준 사실이 얼마 후 언론 보도로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이 이용호씨 계열사의 사장으로 영입돼 두 달치 봉급으로 6666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신 총장은 국회 탄핵위기에 몰렸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이씨의 정치권 로비스트로 알려진 여운환씨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계속되자, 야당 의원들 앞으로 협박 편지가 배달돼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이씨의 보물선 사업에 관련돼 있고, 민주당 한 의원이 이씨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호 게이트의 ‘몸통’이 정가의 쟁점으로 등장했다. 국정원 김형윤 전 경제단장이 보물선 사업에 개입됐다는 의혹도 풀리지 않았다.
이용호 게이트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미 검찰 수사가 끝났던 정현준 게이트가 10월 초 다시 터졌다. 정 KDL 회장의 불법대출 및 횡령사건과 관련, 국정원 김형윤 전 단장의 금품수수 사실이 검찰 진술서 속에 묻혀있다가 드러난 것이다. 이것 역시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검찰은 또 재수사에 나서 김씨를 구속(10.5)시켰다.
정기국회는 이용호, 정현준 게이트 공방으로 연일 벌집 쑤신 듯했다. 한나라당은 국정감사장에서 KKJ로 통하던 민주당 김홍일 의원, 권노갑 전 고문, 정학모씨에 대해 이용호 게이트의 ‘몸통’ 의혹을 제기했다.
얼마 후 김홍일 의원과 정학모씨, 대검 간부, 건설업체 사장 등의 제주 휴가 동행 사실이 제주 경찰의 정보보고서로 드러났다. 한나라당이 군수 관련 의혹 인물로 지목한 조모씨도 이 휴가에 동행하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제주에서 여운환씨도 만난 것으로 밝혀져 커다란 논란이 일었다.
오래 전에 검찰 수사가 끝났던 진승현 게이트 역시 다시 불거졌다. 국정원 김은성 전 2차장이 정현준 게이트의 이경자 동방금고부회장으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한 의혹과 진승현 게이트의 김재환 MCI코리아 회장과 유착된 의혹이 제기돼 중도 하차(11.15)했다.
검찰은 또 재수사를 해야 했다. 정성홍 전 국정원 경제과장은 진승현씨로부터 1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12.1)됐다. 국정원의 김은성 전 2차장은 진·정 게이트, 정성홍 전 경제과장은 진 게이트, 김형윤 전 경제단장은 정·이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어 한때 한나라당에 의해 ‘국정원 게이트’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민주당 김홍일 의원은 여기에도 등장, 작년 4·13 총선 직전 목포를 함께 찾아온 진승현씨와 정성홍 전 국정원 과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과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홍일 의원에게 건달들을 만나지말라고 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신광옥 전 법무부차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민주당 소속의 최택곤씨를 통해 진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사표를 제출(12.14), 검찰에 소환돼 충격을 줬다. 최택곤씨는 검찰 출두 전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을 찾아가 구명 부탁을 한 사실도 새로이 드러났다.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이 진승현씨에게 ‘로비 리스트’를 만들게 하고 손도장까지 찍게 한 다음, 이것으로 여권과 협상하려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점입가경이 됐다.
이 게이트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호남출신의 정·관계 실력자와 사업가, 그리고 조폭 등이 형님·아우 관계로 얽혀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현 민주당 정권과 검찰은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잃었고, 결국 10·25 재·보선에서 참패하게 된다.
해는 저물지만, 게이트는 저물지 않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이용호 특검 수사가 언제 또다른 게이트로 번져나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권엔 “내년에도 벤처, 코스닥과 관련된 제4, 5의 게이트가 연속으로 터질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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