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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 외국인 관광코스된 ‘광화문 거리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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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14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 앞에서 어렵게 한국과 포르투갈전 티켓을 구한 축구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하고 있다./최문영기자 | |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14일, 대형 전광판 등이 마련된 전국 226곳의 ‘거리의 응원장소’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수십만명의 시민이 모여 응원전을 벌였다. 대부분 유니폼을 맞춰 입은 듯 붉은 티셔츠 차림이었고, 대형 태극기를 몸에 두른 사람도 많았다.
○…인천 문학경기장에는 이날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응원객이 속속 찾아들었다. 상당수가 대형 태극기를 뒤집어쓰거나 망토처럼 몸에 감아 ‘태극기 패션’을 연출했다. 태극기를 몸에 두른 이철진(21·대학생·서울 마포구)씨는 “월드컵 거리 응원을 다니면서 태극기에 대한 애정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경기장 주변에는 붉은 티셔츠와 태극기를 파는 노점상 500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었다.
○…경기장 주변에서는 암표상이 호객 행위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암표상들은 19만2000원짜리 1등석 표는 70만원, 12만8000원짜리 2등석은 50만원, 7만6800원짜리 3등석은 40만원을 불렀다.
○…문학경기장 주변에서는 포르투갈 관중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알파벳으로 ‘포르투갈’이라고 써 있는 연보라색 목도리를 하고 포르투갈 국기를 들고 다녔다. 지난주 초 리스본에서 친구 3명과 함께 한국을 찾은 힐라리오 피멘타(45)씨는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만 5명이 휴가를 내고 한국에 왔을 만큼 포르투갈에도 월드컵 열기가 대단하다”며 “오늘 포르투갈이 한국을 꺾고, 폴란드가 미국을 이겨서 한국과 포르투갈이 함께 16강에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시청역 화장실에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붉은 색 티셔츠로 갈아입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이었다. 시청앞 광장에서는 히딩크 감독의 얼굴을 본뜬 가면도 응원도구로 등장했다.
○…미국인 영어강사 엘엠 파크(여·30)씨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붉은 악마’ 응원단에 무료로 탄산 음료와 오렌지 주스 등 300여개 음료를 나눠주며 붉은 악마의 응원을 지원했다. 파크씨는 “한국인들이 내는 수강료로 돈을 벌었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화문 광장을 둘러보는 등 ‘붉은 악마’ 응원이 ‘관광코스’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줬다.
○…이동전화 016서비스 업체인 KTF는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장애우 100명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응원행사장으로 초청했다. 정신지체2급장애인 조경석(18)군은 “큰 화면으로 여러 사람과 함께 응원하니 정말 즐겁다”며 “오늘 황선홍 선수가 골을 넣어 1대0으로 이길 것”이라고 점쳤다.
○…국내 체류 중국동포들이 구성한 ‘조선족 붉은 악마’ 500여명은 14일 서울조선족교회 근처인 서울 구로동 구로중학교 운동장에 모여 응원전을 벌였다. 이들은 SK텔레콤 협찬으로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관전하면서 북과 장구를 치며 “대∼한민국” 등 응원 구호를 외쳤다.
○…학교운동장 등에서 대형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생중계하는 부산대·동의대·동서대·부경대 등 대학에는 등교시간부터 ‘붉은 물결’이 이어졌다. 동의대에선 야외음악당에서 중계하는 한국전을 보며 응원하기 위해 5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등교했다. 동서대 학생 김정연(24)씨는 “태극기를 들고 다니는 학생은 물론 두건처럼 두르고 다니는 학생들도 많아 오늘이 마치 국경일 같다”고 말했다.
( 仁川=金鳳基기자 knight@chosun.com ) ( 釜山=廉康洙기자 ksyou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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