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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6강 진출 신화는 '피와 땀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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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가슴 터질듯한 심장…참을 수 없네, 흐르는 눈물
전광판 초시계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째각, 째각… 초침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어쩌면 시간은 그토록 더디게도 흐르는지. “대~
한 민국, 대~한 민국.” 목 쉰 함성은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22시21분.’ 경기 시작 후 111분. ‘삑 삐익~.’ 마침내 호루라기 소리가 칠흑같
이 어둔 하늘에 길게 울려퍼졌다. “이겼다, 이겼다.” 함성이 메아리쳤다.
1대0. 선수도 관중도 모두 환호했다. 코 끝이 찡해오는 감격은 순식간에 희열로 바뀌었다. “16강! 16강!” 감탄사 없이는 그 단어를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뛴 선수들은 벤치를 향해, 벤치의 히딩크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향해 서로 마주보고 달렸다. 그리고 한데 엉켰다.
관중석의 ‘붉은 한국인’들도 옆사람과 손뼉을 마주치며 환호했다.
승리보다 더한 감동은 경기 내내 선수와 관중이 하나 된 모습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90분 내내 온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뛰었다. 포르투갈 선
수보다 한 발 앞서 달렸고 포르투갈 선수보다 한 층 높이 뛰어올랐다. 종아리를 차이고 발목이 접질리면서도 넘어지면 일어나고 일어나면 다
시 뛰었다. 관중들은 90분 내내 ‘영혼을 울리는’ 함성으로 선수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르고, 파도타기 하면서 한시
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았다. 한국 선수가 공을 잡으면 “대~한민국”을 외쳤고 포르투갈 공격엔 “우~우~”하는 야유를 보냈다.
새로운 역사는 그렇게 이루어졌다. 선수들만이 그 역사를 일군 것은 아니었다. 신뢰와 사랑, 열정과 믿음으로 성원한 인천 문학경기장의 5만
여 관중, 아니 4500만 한국인 모두가 감동의 역사를 만든 것이다. 이날 밤은 목놓아 울어도 좋다.
/ 인천=이한수기자 hs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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