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드컵 2002/ 우리는 해냈다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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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뤄냈다. 월드컵 1승의 꿈을. 한국의 태극전사들은 폴란드의 파상공세를 뚫고 1차전에서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황선홍의 선제골은 환상이었고 후반 유상철의 슛은 완전 쐐기를 박았다. 4천500만 전 국민이 환호했고 붉은 악마와 국민 응원의 환성은 하늘을 찔렀다. 월드컵에서의 1승이 이처럼 꿀맛같고 벅찬 것일 줄은 예전에 미쳐 몰랐다.

세계도 놀랐다. 한국의 쾌거에. 한국팀의 완벽한 승리에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용광로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고, 서울의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의 거리는 승리의 함성으로 열광 또 열광했다. 중국은 패했고 일본은 비겼지만 우리는 아시아 참가국중 유일하게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흥분한 관중의 탄식처럼 전국은 난리 그 자체였다.

명장 히딩크의 조련과 용병술은 마술이었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48년 동안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한국팀의 통한을 개최국 한국의 땅에서 심장이 멎을듯한 명승부로 후련하게 풀어주었다. 태극전사들은 침착하게 유럽의 벽을 뛰어넘었고 세계 어느팀에도 뒤지지 않는 기량을 발휘했다. 우리보다 세계 랭킹이나 체력에서 앞선 폴란드를 빠른 스피드와 과감한 공격으로 파죽지세를 몰아붙였다.

이번 1승은 선수들의 흘린 땀과 투지에 국민적 성원이 합작한 값진 승리였다. 우리가 언제 이처럼 합심하여 짜릿한 환희를 맛보았던가. 우리가 언제 이토록 큰 잔치판에서 이처럼 통쾌한 승리감을 만끽한 적이 있는가. 승리는 태극전사들이 이뤘지만 붉은 악마의 일사불란한 응원이 있었기에, 그리고 광화문을 진동시키고 전국민의 목을 쉬게한 성원이 있었기에 더욱 멋있고 값졌다.

우리는 이제 1차전을 치뤘을 뿐이지만 그토록 염원한 16강 진출의 두터운 벽을 한숨에 넘어섰다. 그 기세를 몰아 미국전 포르투칼전에서도 승전고를 울리자. 그래서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한국인의 저력을 세계에 과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