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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조기퇴직' 급증 (200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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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조기퇴직' 급증 (2001.06.26)
20대 회사맘에 안들면 미련없이 '굿바이'
작년 2월 대학을 졸업한 김모(여·24)씨는 올해 초 1년간의 직장생활을 청산했다. 김씨는 지난 1년간 벤처기업, 대기업, 그리고 외국계 기업까지 전전했지만 결국 학교로 돌아갔다. 김씨는 “직장 분위기가 군대식이고 너무 딱딱해 적응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작년 가을 대학을 졸업한 신모(28)씨의 사례도 비슷하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 계열 무역상사에 취직했지만, 1주일 만에 사표를 냈다. “큰 뜻을 품은 내가 복사 심부름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사직의 변이었다. 그는 세 달간의 백수 생활을 접고 최근 항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도 틈만 나면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검색하며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조기 퇴직하는 20대 신입사원이 늘고 있다. 한편에서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벌어지고 있지만, 다른 편에서는 어렵게 구한 직장을 몇 달 만에 미련 없이 버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을 놓고 일부에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졌다’고 말하지만, 경영인들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취업사이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최근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이 사이트에 취업을 신청한 20대 대졸자 11만2204명 중 1만4119명이 1년 이내에 직장을 옮긴 경험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 20대 대졸자 10명 중 1명은 1년 안에 직장을 그만둔다는 설명이다.
인크루트 서미영 이사는 “1년 미만의 짧은 경력을 이력서에 안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20대 퇴직 비율은 훨씬 높다”고 말했다.
조기 퇴직 현상은 3D직종(더럽고 험하고 어려운 일)은 물론, 일류 기업에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에 305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이 중 14.7%인 450명이 1년 이내에 사표를 냈다. 쉽게 말해 신입사원 7명 중 한 명꼴로 조기 퇴직을 한 셈이다.
우리나라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2181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이 중 4%인 87명이 1년도 못 돼 회사를 그만뒀다. 이 같은 비율은 삼성전자 사무직 사원의 평균 자연 퇴직률(4~5%)과 비슷한 수치이다. 한마디로 사회 초년병들이 10~20년 동안 재직한 사원들과 비슷한 비율로 사표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벤처업계에서는 20대 조기 퇴직이 더욱 흔하다. 사회 초년병들이 벤처기업에 대한 환상을 갖고 취직했다가 ‘보수는 적고, 노동강도는 센’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조기에 사표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닷컴 붐’이 꺼지며 20대 젊은이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테헤란밸리를 떠나는 사례가 많다.
20대 조기퇴직 현상이 심각해지며 기업들의 인력구조도 왜곡되고 있다. 20~30대 ‘젊은 피’의 비율은 점점 줄고, 40대 이상 직원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인크루트 이광석 사장은 “20대 젊은이들은 이미 평생직장 개념이 없다”며 “기업보다는 ‘직종’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사표를 낸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인턴 제도와 계약직 채용제도도 20대 조기 퇴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그룹 김계환 부장은 “IMF쇼크 이후 구조조정이 일반화되면서 신입사원들의 애사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박내선기자 nsun@chosun.com )
20대 회사맘에 안들면 미련없이 '굿바이'
작년 2월 대학을 졸업한 김모(여·24)씨는 올해 초 1년간의 직장생활을 청산했다. 김씨는 지난 1년간 벤처기업, 대기업, 그리고 외국계 기업까지 전전했지만 결국 학교로 돌아갔다. 김씨는 “직장 분위기가 군대식이고 너무 딱딱해 적응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작년 가을 대학을 졸업한 신모(28)씨의 사례도 비슷하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 계열 무역상사에 취직했지만, 1주일 만에 사표를 냈다. “큰 뜻을 품은 내가 복사 심부름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사직의 변이었다. 그는 세 달간의 백수 생활을 접고 최근 항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도 틈만 나면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검색하며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조기 퇴직하는 20대 신입사원이 늘고 있다. 한편에서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벌어지고 있지만, 다른 편에서는 어렵게 구한 직장을 몇 달 만에 미련 없이 버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을 놓고 일부에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졌다’고 말하지만, 경영인들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취업사이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최근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이 사이트에 취업을 신청한 20대 대졸자 11만2204명 중 1만4119명이 1년 이내에 직장을 옮긴 경험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 20대 대졸자 10명 중 1명은 1년 안에 직장을 그만둔다는 설명이다.
인크루트 서미영 이사는 “1년 미만의 짧은 경력을 이력서에 안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20대 퇴직 비율은 훨씬 높다”고 말했다.
조기 퇴직 현상은 3D직종(더럽고 험하고 어려운 일)은 물론, 일류 기업에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에 305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이 중 14.7%인 450명이 1년 이내에 사표를 냈다. 쉽게 말해 신입사원 7명 중 한 명꼴로 조기 퇴직을 한 셈이다.
우리나라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2181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이 중 4%인 87명이 1년도 못 돼 회사를 그만뒀다. 이 같은 비율은 삼성전자 사무직 사원의 평균 자연 퇴직률(4~5%)과 비슷한 수치이다. 한마디로 사회 초년병들이 10~20년 동안 재직한 사원들과 비슷한 비율로 사표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벤처업계에서는 20대 조기 퇴직이 더욱 흔하다. 사회 초년병들이 벤처기업에 대한 환상을 갖고 취직했다가 ‘보수는 적고, 노동강도는 센’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조기에 사표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닷컴 붐’이 꺼지며 20대 젊은이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테헤란밸리를 떠나는 사례가 많다.
20대 조기퇴직 현상이 심각해지며 기업들의 인력구조도 왜곡되고 있다. 20~30대 ‘젊은 피’의 비율은 점점 줄고, 40대 이상 직원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인크루트 이광석 사장은 “20대 젊은이들은 이미 평생직장 개념이 없다”며 “기업보다는 ‘직종’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사표를 낸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인턴 제도와 계약직 채용제도도 20대 조기 퇴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그룹 김계환 부장은 “IMF쇼크 이후 구조조정이 일반화되면서 신입사원들의 애사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박내선기자 ns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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