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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댐 안전이상 3개월 넘게 ‘쉬쉬’] (200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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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댐 안전이상 3개월 넘게 ‘쉬쉬’] (2002.05.03)
건교부는 물론 국정원·수자원공사·산업자원부도 올 1월 말부터 금강산댐의 이상 징후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부는 적극적인 대비책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3개월이 흐른 지난 4월 29일에야 ‘평화의댐’ 보강 작업을 위한 설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화의댐’ 보강작업은 우기(雨期) 전에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한강수력발전소에 따르면 겨울철 금강산댐에서 화천댐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은 초당 1~2t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1월 15일부터 초당 16t으로 급증하기 시작, 1월 17일부터 2월 3일까지 180~267t으로 늘어났다. 방류량이 평소의 180배 이상 급증하고 평소와 다른 흙탕물이 금강산댐에서 흘러 나오자 관계부서에 비상이 걸렸다.
한강수력발전소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은 화천댐 한강수력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의 보고 라인을 통해 산자부·건교부·국정원 등 관련부서에 통보가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1월 중순 화천댐 유입량이 갑자기 늘자 국정원 직원이 전화를 걸어왔고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국방부에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양구군 의회 최형지 의원은 “금강산댐 하류 오작교에는 수량측정계가 설치돼 있으며 금강산댐 유입량 변화는 초병들이 체크, 상부에 보고한다”고 말했다. 화천댐 관계자도 “군당국에서 금강산댐에 이상이 생겨 물이 갑자기 쏟아져내려 온 것이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왜 이 같은 사실을 세 달 이상 공개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건교부는 “항공사진에 나타난 상부 함몰 흔적이 보수작업 때문에 생긴 것인지 부실공사가 원인이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원인도 모르면서 금강산댐이 불안하다고 공개할 경우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북한을 자극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대신 건교부는 원인 분석작업과 함께 평화의댐 보강공사와 같은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비공개에 부치기로 한 것은 대북(對北)문제를 다루는 관계부처 합동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의에서는 오는 7일로 예정된 ‘남북경협추진위원회’를 통해 북한측에 금강산댐 공동조사를 제의하고, 이 같은 사실을 일반에 공개할 방침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보안’을 위해 민간전문가에게도 이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때문에 금강산댐 인공위성 사진이 언론에 보도된 4월 29일 이후에야 건교부는 처음으로 민간전문가를 소집, 자문을 했다. 평화의댐 보강작업 설계작업에 참가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29일 전문가 6명이 긴급소집돼 평화의댐 설계에 착수했다”며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지만 이번 주말이 돼야 설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응이 늦어지는 바람에 우기가 시작되는 6월 20일까지는 부분적인 보완공사에 그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좀더 일찍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면 평화의댐 보완공사를 조기에 완공할 수 있었을 텐데, 초동 대응이 늦어 장마 때까지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車學峯기자 hbcha@chosun.com )
( 崔源奎기자 wkchoi@chosun.com )
건교부는 물론 국정원·수자원공사·산업자원부도 올 1월 말부터 금강산댐의 이상 징후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부는 적극적인 대비책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3개월이 흐른 지난 4월 29일에야 ‘평화의댐’ 보강 작업을 위한 설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화의댐’ 보강작업은 우기(雨期) 전에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한강수력발전소에 따르면 겨울철 금강산댐에서 화천댐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은 초당 1~2t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1월 15일부터 초당 16t으로 급증하기 시작, 1월 17일부터 2월 3일까지 180~267t으로 늘어났다. 방류량이 평소의 180배 이상 급증하고 평소와 다른 흙탕물이 금강산댐에서 흘러 나오자 관계부서에 비상이 걸렸다.
한강수력발전소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은 화천댐 한강수력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의 보고 라인을 통해 산자부·건교부·국정원 등 관련부서에 통보가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1월 중순 화천댐 유입량이 갑자기 늘자 국정원 직원이 전화를 걸어왔고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국방부에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양구군 의회 최형지 의원은 “금강산댐 하류 오작교에는 수량측정계가 설치돼 있으며 금강산댐 유입량 변화는 초병들이 체크, 상부에 보고한다”고 말했다. 화천댐 관계자도 “군당국에서 금강산댐에 이상이 생겨 물이 갑자기 쏟아져내려 온 것이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왜 이 같은 사실을 세 달 이상 공개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건교부는 “항공사진에 나타난 상부 함몰 흔적이 보수작업 때문에 생긴 것인지 부실공사가 원인이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원인도 모르면서 금강산댐이 불안하다고 공개할 경우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북한을 자극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대신 건교부는 원인 분석작업과 함께 평화의댐 보강공사와 같은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비공개에 부치기로 한 것은 대북(對北)문제를 다루는 관계부처 합동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의에서는 오는 7일로 예정된 ‘남북경협추진위원회’를 통해 북한측에 금강산댐 공동조사를 제의하고, 이 같은 사실을 일반에 공개할 방침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보안’을 위해 민간전문가에게도 이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때문에 금강산댐 인공위성 사진이 언론에 보도된 4월 29일 이후에야 건교부는 처음으로 민간전문가를 소집, 자문을 했다. 평화의댐 보강작업 설계작업에 참가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29일 전문가 6명이 긴급소집돼 평화의댐 설계에 착수했다”며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지만 이번 주말이 돼야 설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응이 늦어지는 바람에 우기가 시작되는 6월 20일까지는 부분적인 보완공사에 그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좀더 일찍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면 평화의댐 보완공사를 조기에 완공할 수 있었을 텐데, 초동 대응이 늦어 장마 때까지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車學峯기자 hbcha@chosun.com )
( 崔源奎기자 wkcho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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