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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교육. 과연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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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론실
댓글 0건 조회 372회 작성일 02-05-09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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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태를 보면 영어 공부의 열풍이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것만 같다. 취학 전 아동부터 각급 학교 학생들은 밤낮으로 영어 공부에 여념이 없고 대학생들은 취직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에 매달려 있다.
학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 자녀가 일찍부터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될까 고심하고 있다.
해외 어학 연수는 필수이고 조기 유학은 선택이라고 한다. 사회의 직장인들도 영어 곧 승진과 출세라는 등식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영어 열풍을 최대한 이용하는 출판사와 사설 학원들은 베스트 셀러 만들기 경쟁에 골몰하고 있으며 자기만이 영어 공부의 성공 비결을 가지고 있다고 선전한다. 사이비 영어 교육이 판치고 있고 별별 이상한 비법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교육부도 나름대로 이런 열풍에 휩싸여 있기는 마찬가지다.
중학교부터 영어를 배우면 너무 늦다고 해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를 배우게 하는 조치를 취하더니, 얼마 전에는 앞으로 영어 수업을 더 일찍 시작하는 계획을 구상중이며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게 하는 방안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이 지금도 문제가 많은 초등 학교 영어 교육에 더 많은 문제를 가중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 영어 교육을 불신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대충 흥미 유발에 그치도록 되어 있는 초등 학교 영어의 취지에 찬성하지 않고, 당장에 자기 아이에게 영어 구사력을 길러주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이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사설 학원에 보내고 개인 과외를 시킨다. 그래도 만족하지 못하면 미국이나 캐나다로 단기 어학 연수도 보내고 더 나아가 조기 유학을 보낼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조기 유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어린 학생이 가정을 떠나서 혼자 낯선 외국에서 갖가지 문화 충격과 고독감 속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불안정한 일이다.
이 모든 역경을 잘 극복하고 소기의 목적을 훌륭히 달성하는 모범적인 학생들도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갖가지 불행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도 "영어 하나만 건지면" 조기 유학하는 보람은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있으니 우리 사회의 영어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하지만 그것은 참으로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것은 다 실패하고 영어 공부 하나만이라도 성공하는 일이란 극히 드물다. 대체로 다른 것을 다 잘 하는 학생이 영어도 잘 하게 되고, 다른 것을 실패하면 영어도 실패하는 것이 보통이다. 유학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어린 나이의 유학은 잘못 될 위험성이 크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깊이 생각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일이다.
아무튼 우리 사회를 휩싸고 있는 이런 영어의 열기에 힘입어 정말 우리 국민 모두 다 영어를 잘 하게 되고, 영어의 한을 풀어줄 수만 있다면 그것을 꼭 나쁘다고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영어 열풍의 현상이 건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영어 공부도 공부인데 공부를 그렇게 사회적인 열기 속에서 바람 몰이 식으로 한다고 제대로 되겠는가 하는 것이다.
공부는, 특히 어학 공부는 차분히, 꾸준히 차근차근 해야지, 들뜬 기분으로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가는 우왕좌왕하다 지쳐 그만두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귀중한 자원과 시간만 낭비하게 될 것이다.
영어 열풍의 들뜬 분위기를 부추기는 요인 중의 하나가 조기 영어 교육에 대한 지나친 기대라고 생각된다.
조기 영어 교육은 당연히 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여 이를 초등 학교에 도입하였고 이것이 학부모들의 과열된 교육열을 만나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우리 주위에서 조기 영어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 많은 사람들은 조기 영어 교육의 효과가 학문적으로 증명된 것처럼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조기에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과연 영어 교육의 성공을 보장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적이 없다. 조기 영어 교육을 초등 학교에 도입하려고 할 때부터 영어 교육 전문가들 가운데 반대론 내지는 신중론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교사, 교재, 교육 환경 등 교육 여건이 미비된 상태이므로 실시하더라도 착실히 준비한 다음에 시작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단 시작한 연후에 미비된 것을 보완해 나가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의 실시를 강행했던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도 20년 전부터 영어 교육 전문가들은 분명히 지적했었다. 준비가 안된 조기 영어 교육은 시행착오의 연속으로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조기 영어 교육 옹호론은 대부분 영어가 국어인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 영어 아닌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 그 나라에 영주하면서 영어를 제2의 모국어로 배우는 경우를 다룬 것이다. 따라서 그런 연구 결과는 영어를 순전히 외국어로 배우는 우리의 경우 (EFL)에 직접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영리 목적의 해외의 교재 제작자들은 이런 엄연한 차이를 무시하고 막연하게 ESL의 조사 결과가 그대로 EFL의 환경에도 맞는 것처럼 말하고 있고, 국내의 사업자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파급시키는 바람에 많은 오해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ESL의 조기 교육에 대한 주장 자체도 이론적으로 문제가 많다.
그 이론적 토대를 심리언어학적인 면과 교육 통계적인 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나 어느 쪽도 확실한 결론에 도달한 것이 없다.
먼저 심리언어학적 토대는 모국어 습득 이론에서 온 것이다. 모국어는 태어나면서 자연적으로 배우기 시작해서 3∼4년만에 거의 다 습득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런데 이 유년 시절의 어느 지점이 경과한 뒤에 접하는 언어는 모국어가 될 수 없다는 것도 그 통설의 일부이다. 이런 모국어 습득 이론에서 외국어 조기 교육론이 나온 것이다. 즉 외국어도 모국어처럼 일찍 배우면 모국어 습득하는 것처럼 잘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외국어 조기 교육론의 골자다. 그러나 모국어 습득 이론 자체도 경험적으로 검증된 것도 아니고 언어학자와 심리학자학자들 간에 아직도 논란이 분분한 가설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모국어 습득 과정과 외국어 습득 과정이 과연 같은 성질의 인지 심리적 과정인지조차 밝혀진 일도 없다. 이런 정도의 모국어 습득의 한 가설에 근거하여 조기 외국어 교육론을 정당화한다는 것은 이론적 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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