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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大學서 뭘 배우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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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大學서 뭘 배우겠나"
수능 시험도 치르지 않고 유학준비
올해 서울 K고를 수석 졸업한 이모(19)양은 미국 명문대 5~6군데에 입학원서를 넣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교측은 서울대 진학을 권했지만 “국내 대학엔 가고 싶지 않다”는 학생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수능시험도 치르지 않았다. 이양은 “경쟁력을 키우려면 일찍 외국대학에 가야 한다고 부모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오는 9월이면 영국 옥스퍼드대에 진학하는 민족사관고 졸업생 김선(19)양. 외국 생활 경험도 없고 집안도 넉넉하지 않지만, 유학 결심은 1학년 때 굳혔다. “깊이 있는 공부,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 선택했다”는 김양은 “수능시험에 그 많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나 회의가 들었다”고 했다.
한국 대학을 외면하고 외국대학으로 직행하려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 아직 많은 수는 아니지만, F학점의 한국대학을 외면하는 추세는 뚜렷하다. 올해 서울대에 합격한 P군은 “장학금을 받을 수만 있다면 학교를 자퇴하고 떠나겠다”며 미국 대학으로부터의 입학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강북 P어학원의 미 대입자격시험(SAT)반. 한국 대학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는 이곳에서도 확인된다. 수강생 10명 모두 외국대학으로 직행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고교생들이다. “학문적 깊이,국제 경쟁력, 취직 기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제공 못하는 한국 대학은 불필요하다” “한국 대학은 교수·시설·교육내용 3박자가 다 엉터리”…. 학생들은 거침없이 불만을 털어 놓았다.
국내·외에서 대학을 비교 체험한 교환학생들의 비판은 더욱 신랄하다. 지난해 Y대 4학년 재학 중 미국 UC데이비스 대학을 7개월간 다녔던 박모(25·여)씨. 한국에서의 타성에 젖어 수업을 몇 번 결강한 박씨는 쪽지시험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박씨는 “우리처럼 매번 같은 교과서에서 출제되지 않았다”며 “출석 검사를 한 적은 없지만 시험을 제대로 치려면 결강은 꿈도 못 꾸겠더라”고 했다.
“도서관 시설에 ‘경악’했다. 우리처럼 취직 공부용 열람실로 쓰는 게 아니라 도서관 전체가 데이터베이스화 돼 있다. 토론 위주 수업이어서 자료준비를 위해 도서관에서 살았다.”(호주 그리피스 대학에서 1년간 수학한 K대생)
일부 과학고와 외국어고는 학생들의 ‘유학 욕구’에 맞춰 유학 준비반을 운영중이다. 98년 개설된 민족사관고 아이비(Ivy)반. 1~3학년 학생 44명이 따로 수업을 받는다. 유학반 학생은 모두 미국 대학 진학 후 학점이 인정되는 ‘AP’(Advanced Placement) 시험 3~4개 과목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
“대학과 연계가 안 되는 한국식 고교 교육은 결국 정체가 아니라 퇴보 아닌가. 미국 대학의 AP제도가 공부에 자극을 준다.” “졸업 후 기회가 훨씬 다양하고, 유명 논문에 게재될 가능성도 높다.” 유학반 학생들이 댄 이유는 뚜렷했다. 박원상 아이비반 담당(수학) 교사는 “대부분 대학 졸업 이후까지 염두에 두고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반 ‘SAP’를 운영하는 서울 대원외고도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 유학을 희망한다는 2학년 여학생은 “한국과 달리 입학기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다, 봉사활동·에세이 등 입시 준비 자체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방 출신으로 자취를 하고 있는 한 1학년 학생은 “유학 갈 집안 형편은 못 되지만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어 입학 전부터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얼마전 잠시 귀국한 유학간 졸업 선배들의 체험담을 듣고 믿음이 더 확고해졌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유학간 선배들은 대학 1학년인데도 매일 새벽 2~3시를 넘겨 책을 읽는다고 해요. 고교 3년간 쌓인 한을 풀려고 열심히 노는 국내 대학에 진학한 많은 선배들의 얘기와는 너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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