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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정치 2001...3大 게이트 '거짓말 대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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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01...3大 게이트 '거짓말 대행진'
"동창회 안가…동문회는 가"…"구상유치"→"큰뜻 지녀"
2001년에도 정치인들과 고위관료들은 말바꾸기와 거짓말을 밥먹듯 했다. 불과 몇 시간 만의 말바꾸기, 며칠 만에 탄로난 거짓말도 횡행했다.
작년말 민주당으로부터 의원 3명을 빌려온 자민련 김종필 당시 명예총재는 1월 8일 ‘의원 1명을 추가로 빌려와 교섭단체를 만들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고 기자들을 힐난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9일 민주당 장재식 의원이 자민련으로 이적했다.
임대 의원 3명 중 1명인 송석찬 의원은 지난 9월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해임안이 가결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가, 정작 가결되자 말을 뒤집었다.
정치 지도자간 서로에 대한 평가의 변화는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작년 총선 당시 JP를 향해 “지는 해”라고 했던 이인제 고문은 지난 8월 16일 충남 예산에서 “경륜이 높은 어른이고 정치사의 큰 거목”이라고 말했다. 12월 10일엔 행사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JP에게 “총재님”을 세 번이나 연발하면서 “총재님, 인사올립니다”라고 극진한 예를 표시했다. 작년 총선 당시 자신을 비난하는 이인제 고문을 향해 ‘구상유취’라고 했던 JP도 최근엔 “이 의원의 큰 뜻을 내가 알고 있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JP는 신승남 검찰총장 탄핵 추진 과정에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가 “내가 언제 탄핵한다고 했느냐, 이회창 총재가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6월 초 정풍파 의원들의 압박에 못이겨 6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쇄신안을 밝힌다고 했다가 ‘가뭄’을 이유로 연기한 뒤 끝내 흐지부지했다. 정부의 대북 지원을 ‘퍼주기’라고 비판했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지난 9월 6000억원 규모의 쌀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해 당 안팎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민주당은 10·25 국회의원 재·보선 때 구로 2~4동의 ‘구호간이공영주택’ 600여세대에 무상으로 소유권을 인정해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선거가 끝나자 형평성을 이유로 없던 일로 하자고 입장을 바꾸고 있다.
고위관료들의 말바꾸기도 많았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앞장섰던 안정남 전 건교부장관은 9월 말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투기의혹을 해명하면서 “1억5000만원을 연리 33%의 재형저축에 들어 6년 만에 4배로 불렸다”고 했다가, ‘당시 제도여건상 불가능한 얘기’라는 반박이 일자, 불과 반나절 만에 “재형저축이 아니라 연리 25~30%의 고금리 금융상품과 주식 등을 통해 재산을 불렸다”고 말을 바꿨다. 안 장관은 동생 명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사실로 드러나자 칭병하면서 물러났다.
작년 8월 “내가 팀장이라는 생각으로 의약분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큰소리쳤던 이한동 총리는 의보재정이 위기에 봉착한 지난 3월엔 “복지부가 엄청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작년 8월 국회에서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은 하지 않는다”고 했던 진념 부총리도 올해 4월엔 “당시 얘기는 현대건설이 현대그룹 계열사로 있는 동안 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고 했다가 의원들로부터 “거짓말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었다.
‘이용호 게이트’의 이용호씨는 9월 2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치인은 한 명도 모른다” “정치인에게는 단돈 10원도 준 적이 없다”고 했다가, 의원들이 증거를 들이대자 “돈 준 정치인이 한두 명 있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누구에게 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잠시 후 “민주당 P의원”이라고 실토했다. 이씨는 “고교 동창회에는 발을 끊고 지냈다”고 했다가, 궁지에 몰리자 “동문회에는 갔어도 동창회에는 간 적이 없다”고 했다.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도 작년 진승현 사건이 터졌을 당시 “진승현과는 만난 적이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결국 돈까지 받았고 심지어 ‘진승현 리스트’까지 직접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신광옥 전 법무차관도 “진승현과 만난 적이 없다” “한 푼이라도 받았다면 할복자살하겠다”고 했으나, 하루 만에 진씨를 2차례 만난 사실이 드러났으며, 최택곤씨를 통해 18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4월 옷로비사건 공판 과정에서 김태정 전 법무장관은 검찰측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왜 진술을 바꿨느냐’고 묻자 “당시에는 머리가 멍하고 세상이 귀찮아서”라고 했고, 자신의 검찰 진술을 확인하는 질문에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고 잡아떼기도 했다.
( 신정록기자 jrshin@chosun.com ) ( 정호기자 jhyoon@chosun.com )
"동창회 안가…동문회는 가"…"구상유치"→"큰뜻 지녀"
2001년에도 정치인들과 고위관료들은 말바꾸기와 거짓말을 밥먹듯 했다. 불과 몇 시간 만의 말바꾸기, 며칠 만에 탄로난 거짓말도 횡행했다.
작년말 민주당으로부터 의원 3명을 빌려온 자민련 김종필 당시 명예총재는 1월 8일 ‘의원 1명을 추가로 빌려와 교섭단체를 만들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고 기자들을 힐난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9일 민주당 장재식 의원이 자민련으로 이적했다.
임대 의원 3명 중 1명인 송석찬 의원은 지난 9월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해임안이 가결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가, 정작 가결되자 말을 뒤집었다.
정치 지도자간 서로에 대한 평가의 변화는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작년 총선 당시 JP를 향해 “지는 해”라고 했던 이인제 고문은 지난 8월 16일 충남 예산에서 “경륜이 높은 어른이고 정치사의 큰 거목”이라고 말했다. 12월 10일엔 행사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JP에게 “총재님”을 세 번이나 연발하면서 “총재님, 인사올립니다”라고 극진한 예를 표시했다. 작년 총선 당시 자신을 비난하는 이인제 고문을 향해 ‘구상유취’라고 했던 JP도 최근엔 “이 의원의 큰 뜻을 내가 알고 있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JP는 신승남 검찰총장 탄핵 추진 과정에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가 “내가 언제 탄핵한다고 했느냐, 이회창 총재가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6월 초 정풍파 의원들의 압박에 못이겨 6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쇄신안을 밝힌다고 했다가 ‘가뭄’을 이유로 연기한 뒤 끝내 흐지부지했다. 정부의 대북 지원을 ‘퍼주기’라고 비판했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지난 9월 6000억원 규모의 쌀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해 당 안팎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민주당은 10·25 국회의원 재·보선 때 구로 2~4동의 ‘구호간이공영주택’ 600여세대에 무상으로 소유권을 인정해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선거가 끝나자 형평성을 이유로 없던 일로 하자고 입장을 바꾸고 있다.
고위관료들의 말바꾸기도 많았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앞장섰던 안정남 전 건교부장관은 9월 말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투기의혹을 해명하면서 “1억5000만원을 연리 33%의 재형저축에 들어 6년 만에 4배로 불렸다”고 했다가, ‘당시 제도여건상 불가능한 얘기’라는 반박이 일자, 불과 반나절 만에 “재형저축이 아니라 연리 25~30%의 고금리 금융상품과 주식 등을 통해 재산을 불렸다”고 말을 바꿨다. 안 장관은 동생 명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사실로 드러나자 칭병하면서 물러났다.
작년 8월 “내가 팀장이라는 생각으로 의약분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큰소리쳤던 이한동 총리는 의보재정이 위기에 봉착한 지난 3월엔 “복지부가 엄청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작년 8월 국회에서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은 하지 않는다”고 했던 진념 부총리도 올해 4월엔 “당시 얘기는 현대건설이 현대그룹 계열사로 있는 동안 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고 했다가 의원들로부터 “거짓말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었다.
‘이용호 게이트’의 이용호씨는 9월 2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치인은 한 명도 모른다” “정치인에게는 단돈 10원도 준 적이 없다”고 했다가, 의원들이 증거를 들이대자 “돈 준 정치인이 한두 명 있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누구에게 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잠시 후 “민주당 P의원”이라고 실토했다. 이씨는 “고교 동창회에는 발을 끊고 지냈다”고 했다가, 궁지에 몰리자 “동문회에는 갔어도 동창회에는 간 적이 없다”고 했다.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도 작년 진승현 사건이 터졌을 당시 “진승현과는 만난 적이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결국 돈까지 받았고 심지어 ‘진승현 리스트’까지 직접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신광옥 전 법무차관도 “진승현과 만난 적이 없다” “한 푼이라도 받았다면 할복자살하겠다”고 했으나, 하루 만에 진씨를 2차례 만난 사실이 드러났으며, 최택곤씨를 통해 18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4월 옷로비사건 공판 과정에서 김태정 전 법무장관은 검찰측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왜 진술을 바꿨느냐’고 묻자 “당시에는 머리가 멍하고 세상이 귀찮아서”라고 했고, 자신의 검찰 진술을 확인하는 질문에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고 잡아떼기도 했다.
( 신정록기자 jrshin@chosun.com ) ( 정호기자 jhyoo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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