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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정치 2001] 김정일 답방 무산…남북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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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01] 김정일 답방 무산…남북 찬바람
"기대하고 있다…믿는다…" DJ 거듭된 촉구도 무위
올 한해 남북관계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었다.
작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정부의 핵심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금년 ‘꽃 피는 봄’에 서울에 올 것”이라고 말해왔다. 김 위원장의 ‘금년 봄 방문’은 이미 정상회담 때 양측 간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있었으며, 작년 9월 김용순 북한 대남비서의 서울방문 때 사실상 합의됐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꽃피는 봄을 넘기고, 겨울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연초만 해도 정부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의 ‘봄 답방’에 기대와 확신을 가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두 기자간담회(1.11)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은 예정대로 될 것”이라고 했으며, ‘국민과의 대화’(3.1)에선 “김 위원장이 4월에 모스크바를 가니 그 이후에 오게 될 것”이라며 시기까지 언급했다. 뉴스위크(3.24)와의 인터뷰에선 “올해 안에 답방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또한 3월 방북한 김한길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김 위원장 답방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밀사’란 설이 나돌았으며, 5월 방북했던 페르손 스웨덴 총리로부터 “김 위원장이 서울에 갈 것”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정부는 봄의 끝자락인 5월 말이나 늦어도 6·15 제1주년을 전후해 김 위원장이 올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꽃피는 봄’이 다 지나가도 북측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자, 김 위원장의 답방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김 대통령의 언급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김 대통령은 외신기자와의 다과회(5.24)에서 “김 위원장이 (답방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했으며, 현충일 기념사(6.6)에선 “서울답방 약속은 반드시 이행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고, 미국의 CNN과의 인터뷰(6.14)에서는 “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빨리 서울을 방문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공동선언’ 1주년 행사에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연내’로 시한까지 못박아 거듭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당시 임동원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신건 국정원장 등이 수시로 만나, 북측의 동향을 면밀하게 체크하며 김 위원장 답방을 위한 준비에 대해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었다. 북측과는 ‘간접적인 채널’을 통해 9월 서울 답방에 대한 의견 교환을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당초 4월에서 7월로 늦춰졌고,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9월 초로 잡힌 데다, 북측이 우리 측의 경호문제와 전력지원에 대한 미온적 태도 등을 문제삼아 ‘9월 답방’도 물건너갔다. 그러다 10월 들어 북한이 남한 내 경계태세 강화를 문제삼아 이산가족들마저도 남한에 보내지 않겠다고 나섬으로써, ‘연내 답방’도 완전히 무산되게 됐다. 이에 김 대통령은 11월 28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에 대해 “단언할 수가 없다”며 기대를 접었으며, “이산가족 상봉 연기 등에 실망했다”며 처음으로 북한측을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김 위원장의 답방 무산과 함께 남북관계도 공전을 거듭하는 등 수십 회의 당국회담이 열렸던 작년과는 딴판이었다. 북한은 이미 한 차례 연기됐었던 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2월 말 가진 것을 끝으로, 반 년 동안 당국간 회담과 당국간 합의된 교류를 중단했다.
남북관계가 소강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무단 침입사건(6월)과 ‘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파문이 터져 정국을 시끄럽게 했다. ‘8·15 파문’은 ‘남남갈등’을 일게 했으며, 법무부의 ‘8·15 방북단’에 대한 방북 불허 의견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통일부가 이들의 방북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나 결국 임동원 장관 해임 파동을 낳았다.
그나마 현대와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금강산 관광과 관련, 관광객 수에 따른 대가 지급 육로관광을 위한 당국회담 건의 2개월 내 관광특구 지정 등에 합의(6.8)해 당국대화의 물꼬가 트이는가 했으나, 북측은 육로관광을 위한 당국간 회담에 응하지 않았고, 관광특구도 지정하지 않았으며, 관광선 운항이 중단위기에 놓였다.
또한 우여곡절 끝에 현대측의 건의로 9월 5차 장관급회담이 열려, 4차 이산가족 상봉과 각종 당국회담에 합의했으나, 10월 북측이 남한 내 ‘비상경계조치’를 문제삼아 모든 일정들을 연기시켰다. 양측은 한 달 동안 당국회담 장소 문제로 공방을 벌인 끝에 11월 6차 장관급회담을 가졌으나, 비상경계조치 문제로 인해 결렬됐고,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서 해를 넘기게 됐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
"기대하고 있다…믿는다…" DJ 거듭된 촉구도 무위
올 한해 남북관계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었다.
작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정부의 핵심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금년 ‘꽃 피는 봄’에 서울에 올 것”이라고 말해왔다. 김 위원장의 ‘금년 봄 방문’은 이미 정상회담 때 양측 간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있었으며, 작년 9월 김용순 북한 대남비서의 서울방문 때 사실상 합의됐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꽃피는 봄을 넘기고, 겨울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연초만 해도 정부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의 ‘봄 답방’에 기대와 확신을 가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두 기자간담회(1.11)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은 예정대로 될 것”이라고 했으며, ‘국민과의 대화’(3.1)에선 “김 위원장이 4월에 모스크바를 가니 그 이후에 오게 될 것”이라며 시기까지 언급했다. 뉴스위크(3.24)와의 인터뷰에선 “올해 안에 답방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또한 3월 방북한 김한길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김 위원장 답방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밀사’란 설이 나돌았으며, 5월 방북했던 페르손 스웨덴 총리로부터 “김 위원장이 서울에 갈 것”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정부는 봄의 끝자락인 5월 말이나 늦어도 6·15 제1주년을 전후해 김 위원장이 올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꽃피는 봄’이 다 지나가도 북측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자, 김 위원장의 답방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김 대통령의 언급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김 대통령은 외신기자와의 다과회(5.24)에서 “김 위원장이 (답방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했으며, 현충일 기념사(6.6)에선 “서울답방 약속은 반드시 이행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고, 미국의 CNN과의 인터뷰(6.14)에서는 “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빨리 서울을 방문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공동선언’ 1주년 행사에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연내’로 시한까지 못박아 거듭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당시 임동원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신건 국정원장 등이 수시로 만나, 북측의 동향을 면밀하게 체크하며 김 위원장 답방을 위한 준비에 대해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었다. 북측과는 ‘간접적인 채널’을 통해 9월 서울 답방에 대한 의견 교환을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당초 4월에서 7월로 늦춰졌고,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9월 초로 잡힌 데다, 북측이 우리 측의 경호문제와 전력지원에 대한 미온적 태도 등을 문제삼아 ‘9월 답방’도 물건너갔다. 그러다 10월 들어 북한이 남한 내 경계태세 강화를 문제삼아 이산가족들마저도 남한에 보내지 않겠다고 나섬으로써, ‘연내 답방’도 완전히 무산되게 됐다. 이에 김 대통령은 11월 28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에 대해 “단언할 수가 없다”며 기대를 접었으며, “이산가족 상봉 연기 등에 실망했다”며 처음으로 북한측을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김 위원장의 답방 무산과 함께 남북관계도 공전을 거듭하는 등 수십 회의 당국회담이 열렸던 작년과는 딴판이었다. 북한은 이미 한 차례 연기됐었던 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2월 말 가진 것을 끝으로, 반 년 동안 당국간 회담과 당국간 합의된 교류를 중단했다.
남북관계가 소강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무단 침입사건(6월)과 ‘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파문이 터져 정국을 시끄럽게 했다. ‘8·15 파문’은 ‘남남갈등’을 일게 했으며, 법무부의 ‘8·15 방북단’에 대한 방북 불허 의견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통일부가 이들의 방북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나 결국 임동원 장관 해임 파동을 낳았다.
그나마 현대와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금강산 관광과 관련, 관광객 수에 따른 대가 지급 육로관광을 위한 당국회담 건의 2개월 내 관광특구 지정 등에 합의(6.8)해 당국대화의 물꼬가 트이는가 했으나, 북측은 육로관광을 위한 당국간 회담에 응하지 않았고, 관광특구도 지정하지 않았으며, 관광선 운항이 중단위기에 놓였다.
또한 우여곡절 끝에 현대측의 건의로 9월 5차 장관급회담이 열려, 4차 이산가족 상봉과 각종 당국회담에 합의했으나, 10월 북측이 남한 내 ‘비상경계조치’를 문제삼아 모든 일정들을 연기시켰다. 양측은 한 달 동안 당국회담 장소 문제로 공방을 벌인 끝에 11월 6차 장관급회담을 가졌으나, 비상경계조치 문제로 인해 결렬됐고,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서 해를 넘기게 됐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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