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기는 하지만 긍정정 검토도 필요...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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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반대입니다만.... 저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긍정론에 대해서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1. 무조건적인 금지가 최선은 아닐수도 ...

현재도 사실상 공공연하게 묵인되고 있습니다.
"청소년 보호구역"이라고 이름지어져 경찰에 의해 관리되어지고 있고, 아마도 종사자들의 건강검진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국가가 직접 운영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짜피 묵인할바에는 좀더 공개적으로 관리해서 부정적 요인들을 - 업주의 횡포, 미성년의 출입,
성병 등 -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하자는 측면 때문입니다.

무조건 비윤리적이라는 이름 하에 틀어막는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현실에 기초하지 않은 법으로 미국의 금주법이 유명하지요. ( 정확한 시기는 언제였더라 ..? )
술 제조,판매를 법으로 막자 밀주가 성행해서 오히려 법이 부정적 측면 - 술을 유통시키는 범죄조직의 거대화, 불량식품에 해당하는 술의
제조 등- 을 강화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2. 인간의 본성과 사회 제도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사회생물학에서는 영장류 ( 인간 포함 ) 를 일부다처제적인 동물로 보는 경향이 우세하다고 하지요.
( [ 인간본성에 대하여] 에드워드 윌슨 , [털없는 원숭이]데드먼드 모리스 등 참조 )
==> 여성들로부터 욕먹을 거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ㅜ.ㅜ
제 의도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남성성에 기초해서 매춘을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 옹호하는 것이 절대로 절대로 아니라,인간의 본성이
"윤리"라는 공식 - 더구나, 2001년의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윤리 - 하나만으로 해석되어질 수 없다는 측면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윤리는
인간이 합의해서 만든 것이지, 윤리가 먼저 있고 그것에 기초해서 인간이 만들어진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간사회가 "바람직함" , "도덕성" , "당위" 만으로 유지될 수만 있다면야 오죽 좋겠습니까 ? ... 그럴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겁니다.
그렇다고, 그냥 생긴대로 막 살자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보다 인간답고 바람직한 사회를 지향해야 하지요. 그러나, 그 방법론에 있어서 현실을 무시하는 것은 결과면에서 오히려 역효과일수 있다는 겁니다.
" 남자들이 짐승같이 행동하지만 않으면 되는건데 뭐가 어려워 ... "
" 여자들이 못도록 법으로 막아버리면 되지... "
이러한 접근법만으로는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기 어려울 겁니다.


3. 반드시 막아야 하는 걸까요 ?

개인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네덜란드가 상당히 개인의 자유에 적극적입니다.
동성연애자 부부의 합법화, 마약 판매의 제한적 허용, 안락사의 허용 등등 ... 낙태금지,간통죄가 없는 거야 물론이고 .... ( 공창제도는 모르겠구요 ..)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기 책임하의 행동이라면 국가가 문제삼지 않는다는 관점이지요.
( 비교를 하자면,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는 살인, 사기 / 판단력이 부족한 미성년의 매춘은 아직 자기책임 하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적으로
제한되어야할 사항들입니다. )
단순히, 나에게는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타인의 행동을 제한하고자 하는 방식의 제도화가 그 사회의 총체적인 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는데 유의미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회의스럽습니다. 한때 남성의 장발이 혐오스럽다고 단속하던 시절이 있었다지요. 그 당시에는 장발이 남자이길 포기한 해괴한
행동이었을 겁니다. 남이 장발을 하던말던, 내가 싫으면 안하면 그만이지 남들도 하지 말라고 요구할 것까지야 없었던 상황이라는 것에 대해서 요즘은
아무도 문제 삼지 않습니다. 매춘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은 사회적 약자로서 매춘여성에 대한 인권유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부장적인 논리에 대해서는 상당히 혐오하는 남성이고, 매춘 찬양론자도 아닙니다.
사회적 통합을 유지하기 위해서 개인의 자유가 일부 제한될 필요도 있다는 것도 당연히 인정합니다.
그러나, 매춘의 경우,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 반드시 제한되어야 하는 절대불변의 가치라고까지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4. 성적인 매춘만 비난받아야 하는 것인가 ?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합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의 비위에 맞추는 행동을 하고, 자영업자는 손님의 만족을 고려하여 행동합니다.
전 언젠가 상금만을 목적으로 마음에도 없는 "반공" 논문을 써서 - 심사하는 사람이 좋아할 내용으로 가득 채워서 - 당선된 적이
있었는데, 되고나서 상당히 찝찝하더군요.
상금을 용돈으로 잘 쓰긴 했는데 ( 학생 시절이어서 ), 일종의 정신적인 매춘을 한것 같기도 하고 ....

모델도 몸을 보여주고 돈을 받습니다. 몸을 통해 타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직업은 무수하게 많지요.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누구나 남에게 무언가를 판매합니다.
먹고살기 위해서든, 편하게 살기 위해서든, 성기의 삽입에 관련된 행위에 대해서만 유독 비난받아야 하는 가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경직된 윤리의식이 인간의 행복을 담보하는데 있어서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 저의 태도임을 밝히기 위해 글이 길어졌습니다.


길게 썼습니다만, 위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2001년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공창제도는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제한적으로라도 합법화를 시도하면, 그것을 통해 통제되는 측면보다는 오히려 음성적인 측면도 덩달아 확산될
우려가 높다는 판단 때문이지요. 아마도 합법화를 빌미삼아 더욱 부정적 측면이 기승을 부릴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반대합니다.

( 제가 공창제도를 반대하는 이유는 도덕과 윤리 때문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