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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대책은 대졸자만 해당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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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글은 제가 플라자 게시판에 올렸던 글입니다.
몇 분 께서 토론실 개설을 바라셔서 올려봅니다.
플라자에는 반론에 대한 저에 해명도 올렸지만, 여기에는 기본적인 토론 안건을 위해 처음 올린 글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취업대책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저학력자에 대한 얘기 입니다.
좀 전에 MBC다큐스페샬에서 졸업예정 대학생들의 미취업 사태를 방송했다.
졸업은 곧 실업이라는 암담한 내일이 기다리는 대학 4학년들은 당장 몇달 후가 보이지 않는 막막함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실업사태를 맞아 자주 보도되는 내용을 보며 고졸학력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는 큰 불만을 느낀다.
전국에 고등학생은 약 3백만명 정도라고 한다. 대학생은 1백만 정도이다. 하지만 학교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되는 인원은 전부 대졸자인 것처럼 말들한다. 대학에 가지못한 2백만의 젊은이들은 취직하지 않아도 사회보장이 된다는 것인가?
이러한 사회 인식을 보면서 나는 요즘 많이 모금되는 실업구제기금의 사용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고용 창출의 결과물이라는 취업 박람회에서 고졸을 뽑는 것 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도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싼 인건비로도 대졸자를 고용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고용확대정책의 수혜까지 보고 있는 대졸자들과 그의 몇배에 달하는 중.고졸자들중 어느 쪽의 미취업 사태가 더 심각한가?
서울에서도 5대 공고로 뽑히는 한 공고의 인쇄과 학생들은 전체 110명중 단 두명만이 취업의뢰를 받았다고 한다. 다수가 대학에 진학할 수 없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가정환경을 가진 중고졸자들의 미취업에 대해서는 왜 모두들 손을 놓고 있을까.
얼마전 TV시사프로에서 대졸미취업자에 대한 뉴스를 다루며 한 학생간부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학생간부는 '대학졸업후 6개월간 실업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라는 정론을 폈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며 어의가 없었다. 한국의 지성을 대표한다는 Y대의 4학년 학생이, 학생을 대표하는 대학 간부가 어찌 그런 집단 이기주의적인 사고를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대학에 가지못한 2백만 고졸자들이 가지지 못한 특권을 지금껏 누리고도 모자라 대졸자라는 특혜를 다시 누리겠다는 것인가? 그들에게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동생이 아무도 없는 가 보다. 그들의 눈에는 자신들의 막막함만이 보일뿐, 스무살의 젊은 나이를 집구석에서 보내야 하는 비참함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열아홉살때부터 직장생활을 했다. 지금 스물넷이 될때까지 대학에서 밤을 잊고 공부하는 어느 성실한 대학생 못지 않게 열심히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난 지금까지 대학에 다니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같은 나이의 학생들에 비해 여러가지 불이익을 받아왔다. 사회적 인식이야 내가 아니면 그만인 부분이다. 그러나 교통수단과 문화행사등에 항상 등장하는 대학생 할인혜택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한 통신서비스 회사의 아이디요금도 같은나이의 대학생과 직장인은 요금이 다르다.
이와 같은 일들이 물론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들에 의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실업문제해결을 논의하는 이들이 어떤 사람들이냐는 것이다. 그들은 거의 모두가 대졸또는 대학원졸업의 학력을 가진이들이다. 또 그의 자녀들은 물론 상류층 자제들인 만큼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계층에 대해서는 시선을 두지 않는 인식이 수백만의 미취업졸업자들의 희망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게시판에서 어느분이 대학생 접대부 기사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다. 모두들 세상이 어찌된거냐라고 한탄하고 있을때, 그 분은 '그럼 접대부는 전부 고졸이 해야된다는 법이 있느냐'라고 말했었다. 나도 무척 공감했었다. 만약 '고졸 접대부가 있다'라는 기사가 실릴경우 충격적일까? 아마 기사거리도 못될 것이다. 학력이 높은 이가 하층직업에 종사한다는 것이 아마도 그들에겐 매우 부끄러웠던가 보다.
지금까지의 내 얘기는 대학생들을 매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물론 그들도 커다란 시대의 피해자다. 하지만, 자신들의 살길을 찾기위해 노력하는 만큼, 자신과는 다른 주변의 다른이들도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조금 감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들을 하게 되었다. 바라는 것이라면, 미취업사태가 대졸자에 한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또한 언론상에서 미취업자 통계를 낼때 각 대학별 통계자료 밑에 조그맣게라도, 통합적으로 라도 고졸자 미취업통계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실업구제기금이 고졸자에게도 쓰여지는 것인지 밝혀줬으면 좋겠다.
게시판에 처음 글을 올리는 거라 이렇게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 넷츠고이용자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대학생들에게 불쾌한 얘기나 되지 않을런지... 얼마나 읽힐지는 몰라도 끝까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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