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에 대해서...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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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제도는 이미 오랫동안 우리들에게 찬반의 논쟁거리가 되어 왔다. 찬성과 반대라는 상반되는 두 가지 견해는 서로의 주장을 뒷받침 해 주는 많은 근거들과 각 나름대로의 정당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는 감히 어느 쪽이 옳은가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 우선 이 문제를 인간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입장에서 과연 정당한 죽음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또 대다수를 납득시킬 만한 이유가 있는 죽음이라 해도 그 이유라는 것이 죽음이라는 지극히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해야 할 가치가 있는 문제인가? 에 대한 답을 먼저 생각 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모든 폭력을 악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비록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언어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더군다나 죽음은 그 어떤 폭력보다 파괴적인 행위이고 폭력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사형은 결코 이와 다르지 않은 커다란 악인 것이다. 범법자를 처벌하는 경우는 물론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경우에서도 사형이라는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비록 어떠한 용서받지 못 할 범죄라 하더라도 그것을 심판한다는 명목으로 사형이라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부당하다.
범죄자의 살인은 대체로 격정상태에서 저질러지지만, 사형이란 이름의 합법적 살인은 법 절차에 따라 냉정하게 이루어진다. 검찰의 구형, 법원의 선고, 법무부장관의 집행명령을 거쳐 교도관의 형 집행에 이르기까지 사형과정에는 다수의 국가기관이 관여한다. 인권을 으뜸가치로 내세우는 국가가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살인을 저지를 때, 앞에서의 물음과 같이 그 정당성과 효율성은 거듭 되물어져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흉악범들에게 사형이라는 처벌이 내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할 지도 모른다. 선량한 시민이라면 나올 법도 한 반응이다. 싸늘한 범죄현장과 함께 매스컴에 드러난 흉악범의 모습은 황폐한 심정이 극에 달한 '죽어 마땅한' 인간이다. 그러나 옥중에 있으면서 주위의 온정과 배려 속에 인간의 선한 얼굴이 되살아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더 나아가 새 생명의 불씨가 되고자 자신의 장기(臟器) 와 함께 사랑을 남기고 가는 사형수도 적지 않다. 끝까지 순화되지 않는 인간이 있다면, 그 범죄성을 억제하기 위한 무기징역으로 충분하다.
이미 사형제도를 폐지해 나가는 것은 전 세계적 추세이다, 이번 발표준비로 조사하게된 자료에 의하면 로마 교황청은 적어도 2000년 한해만은 전세계에 사형집행을 보류하자고 호소하고있으며 독일의 로텐부르크 시는 지난날의 사형기록과 고문도구를 진열해 놓은 형벌박물관이 있을 정도라 한다.

사형은 돌이킬 수 없는 형벌이란 약점을 갖고 있다. 오판 (誤判) 의 가능성 앞에 그 약점은 치명적이다. 재판은 증거의 조각을 모아 죄의 유무를 추론 해내는 것이기에, 언제나 오판의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증거로 쓰이는 감정(鑑定) 자료의 과학적 수준은 종종 의심받곤 한다. 선량한 시민이라고 오판의 위협이 비켜 가지는 않는다.
최근 치과의사의 모녀 살해 피고사건에서 보듯이, 1심에서는 사형판결이 선고됐다가 항소심에서 무죄로 번복된 예도 있다.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감정(鑑定)자료를 토대로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분명 인간의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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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택: 사형에 버금가는 무기징역이 오히려 더 잔인하지 않을까요?
죽을때까지 한곳에서만 썩어야 한다는 절망감은 인간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지도.. -[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