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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니 죽음'에 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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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몽
댓글 7건 조회 3,841회 작성일 07-01-27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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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66564.jpg-유니가 싸이홈에 남긴 글..-

어느덧 한해가 거의 저물어 가고 있어.
공허함으로 가득하네요.
이것 역시 한 과정이겠죠.
알 수 없는 그곳으로 난 또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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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진 가수 유니는 누구?

유니(본명 이혜련ㆍ26)는 수 년 전부터 섹시한 이미지를 앞세워 가수로 활동했지만 애초 연기자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1996년 KBS 드라마 '신세대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본격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혜련이라는 이름으로 영화 '본 투 킬'(1996년) '세븐틴'(1998년) '질주'(1999년) 등의 주ㆍ조연을 맡았다

드라마의 경우도 1998년 KBS '왕과 비'에 출연하는 등 연기자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잠시 휴식기를 가진 그는 2003년 유니라는 이름으로 1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가수로 전향했다. 당시 섹시 댄스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헤드벵잉을 하듯 격렬하게 머리를 흔드는 춤으로 화제가 됐다.
그는 이후 2005년 2집 '콜 콜 콜(Call Call Call)'을 발표해 인기를 이어갔다. 관능적인 춤과 파격적인 노출 의상으로 팬에게 크게 어필했다.

최근에는 2년 만에 새 음반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22일 3집 '솔로 판타지'를 발표한 후 지상파TV 가요프로그램과 음악전문채널 등을 통한 본격 컴백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22일 오전부터는 뮤직비디오 촬영이 예정돼 있었기에 그의 자살은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그는 2005년 KBS 2TV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에서 "미혼모의 딸이었다"는 등의 가족사를 고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당시 "어린 시절 외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야 했고 초등학교 시절 아빠가 없다는 사실이 힘들었다"면서 "불우한 내 가족사를 딛고 일어선 만큼 연예활동을 통해 주변의 불우 이웃을 돕는데 앞장 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故이은주 이어 2년만의 '연예인 자살' 비보

2005년 2월22일 배우 이은주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자살한 지 2년 만에 연예계에 또 한 번의 비보가 찾아왔다. 또 하나의 '별' 가수 유니가 21일 오후12시50분 인천 서구 마전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것.

2m 높이의 자신의 방 문틀에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외할머니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고, 이날 오후 언론의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그녀의 미니홈피에 잇따라 애도의 글을 남기는 등 슬픔에 잠겨있다.

2년전 이은주의 자살 역시 팬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영화 '주홍글씨'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 인정을 받고 있었고 그해 드라마와 영화 등에 출연이 예정되어 있는 등 활발한 활동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기 때문이다.

유니 역시 2년만에 3집 앨범 발표 소식을 최근 언론을 통해 알린 후 22일에는 뮤직비디오도 촬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직전, 유니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으로 연예계에 충격을 줬다.

목을 매서 숨진 채 발견된 시간이 낮1시 전후라는 점과 죽음을 맞기 전 최근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는 가족들의 진술 등 유니의 죽음에서 발견된 공통점들은 여러 면에서 故이은주와 닮아있다.

누구보다 밝은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서 연기와 노래 춤 등으로 웃음을 줬던 그들의 자살은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 오고 있다.

가수 유니가 21일 인천 마전동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뒤, 22일 새 앨범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죽음의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기자로 활동하다 2003년 1집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로 전향한 유니는 2집 앨범 '콜 콜 콜'로 인기를 이어가며 '섹시 가수'로서 입지를 굳혀왔다. 약 20개월 만에 3집 앨범 '솔로판타지'로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유니는 22일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예정돼있던 상황이었다. 또한 26일에는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화보 촬영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유니는 21일 낮12시50분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시점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계자들은 물론 여러 팬들 또한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가족들은 경찰에 유니가 최근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백을 앞두고 오랜 공백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 8일 그녀의 컴백 사실을 알리는 기사가 보도된 후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을 읽고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5년 KBS 2TV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에 출연해 미혼모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외할머니와 함께 지냈던 가슴아픈 가족사를 공개했던 일을 떠올리며, 일각에서는 긴 시간 품어왔던 슬픔과 외로움이 크게 작용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앨범 준비와 더불어 뮤직비디오 촬영일정도 잡혀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다"며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참담하다"고 말했다. 또한 안무연습 도중 의욕을 보이며 "오랜만에 활동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는 말에 소속사측도 고무돼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2005년 2월22일 자살로 생을 마감한 故이은주의 사례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고, 컴백을 앞둔 부담감과 네티즌의 '악플'로 마음고생을 했던 점 등을 들어, 우울증에서 비롯된 자살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소속사 관계자는 "유니가 22개월 만에 컴백한다는 보도가 나간 후 자기 기사를 보며 댓글로 인해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었다. 소속사에서도 '신경쓰지 마라. 악플도 관심의 표현이 아니겠느냐'며 위로하고 다독거려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심한 마음 고생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일이 자살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낮1시 전후의 조용한 시간대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점이나 우울증 증세가 있었다는 가족들의 진술, 또한 둘 다 활발한 활동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 등에서 그녀의 죽음은 故이은주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동안 대중 앞에서 환한 미소를 보여왔던 유니의 죽음은 최근 이민영 이찬 사건과 같이 화려함 뒤에 감춰진 사람들이 몰랐던 연예인들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주는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니의 빈소가 인천 마전동 온누리병원에 마련, 유니의 외할머니 등 유족은 현재 비통 속에 온누리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유니의 장례식은 3일장이 아닌 2일장으로 치러진다.

"유니가 젊은 나이에 자살로 삶을 마감한 것이 악상(惡喪 젊어서 부모보다 먼저 자식이 죽는 일)이고 유족들의 충격과 슬픔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장례절차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밝혔다.

발인은 22일 오후 2시 인천시 서구 검단지구 온누리병원. 이후 인천 부평화장장에서 화장한 후 경기 안성 유토피아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퍼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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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21일 세상과 이별한 가수 유니(26)의 유골함만이 초승달빛 아래 덩그러니 놓여졌다.

故 김형은의 경우 남자친구가 선물한 안경과 목걸이, 친구가 스케치 해준 자신의 그림 등이 유골함 곁에 놓여졌고, 故 이은주의 경우 베지밀 두유, 편지로 만든 종이돛단배, 사용하던 일기장, 하트모양의 크리스마스카드, 투명비닐에 곱게 싸넣은 네잎클로버 등이 안식을 함께 했다.

하지만 유니에겐 유골함 곁에 유품 하나 놓이지 않았다.
갑작스런 죽음에 누구도 유니의 사진 하나 챙기지 못한 것이다.

유니의 한 측근은 "생전 혼자 외로움을 감내해야 했던 유니의 모습이 또 한번 떠오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충격에 빠진 어머니와 연로한 외조모는 장례절차를 소화하기에도 벅찼고, 유골함 곁에 놓여질 그 무언가를 생각해 낼 여력이 없었다. 끝까지 함께 한 이화선도, 소속사 관계자들도 덩그러니 놓여진 유골함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외로움과 부담감, 우울증에 짓눌렀던 유니의 가슴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적막하고 쓸쓸한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의 22일 밤풍경이었다.

/박재덕 기자 avalo@joynews24.com 사진 류기영 기자 ryu@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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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도깨비 뉴스에서 퍼온 글

'유니의 비눗방울' 그의 아름다운 마음에 감동

그가 떠난지 4일이 지난 현재 연예인이 아닌 인간 유니가 인터넷에서 재평가되고 있다.
한 방송PD가 자신의 블로그( http://www.mediamob.co.kr/sanha88 ) 에 올린 글 때문.

SBS 프로덕션의 김형민 PD는 자신의 블로그 '산하의 썸데이서울'에 '유니의 비눗방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의 글에는 2005년 5월 어린이날 특집 '특명 아빠의 도전'을 촬영하면서 알게된 유니씨의 인간적인 면모가 담겨있다. 독자 '푸치코뉴'님이 제보하기도 한 이 글은 각종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김PD는 "서울 모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위해 비눗방울 묘기를 꼭 성공하려고 노력했던 유니는 마음이 예쁜 사람이었다"며 "도전에 결국 실패했지만, 그녀는 자비를 들여 독거노인들에게 도움을 주려 한 며느리 삼고 싶은 아가씨였다"고 전했다.

▼아래에 김형민 PD의 허락을 받고 그의 글 전문을 소개합니다. 먼저 떠난 고인을 위해 부정적인 댓글은 부디 삼가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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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우물이란 참 이상합니다. 분명히 말라 갈라진 것 같은데 느닷없는 번개처럼 뭔가 계기가 있으면 굵직굵직한 것부터 시시콜콜한 싸래기들까지 샘솟듯 솟아나 두레박을 가득 채우니까 말입니다.

2004년 부활했던 "특명 아빠의 도전"은 심심하면 연예인을 '특명 아빠'로 불러 세웠습니다. 그 특명 아빠들은 자신의 가족이 아니라 불우이웃들을 위해 도전을 했고요. 윤은혜씨도 나왔고 웃찾사 멤버들도 출동한 바 있으니 특명 아빠가 아니라 특명 언니, 특명 오빠들의 도전이라 불러도 무방하겠습니다만, 어쨌건 프로그램의 부제는 특명 스타 아빠의 도전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2005년 5월 어린이날 특집 특명 스타 아빠 중 하나가 고인이 된 유니씨였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당시 저는 가수 유니가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섭외된 이가 '윤희'인줄 알고 "성이 뭐냐?"고 되물어 작가가 책상을 치며 탄식하게 만들었으니 더 말할 것이 없겠지요.

한바탕 무안을 당한 저는 유니씨가 도와야 할 불우이웃이 다름 아닌 서울 모 지역의 독거노인들임을 알고 회심의 반격을 가했습니다. "이른바 섹시 댄스 가수 유니씨가 할아버지 할머니들 앞에서 도대체 뭘 할 수 있겠냐"며 "당췌 이게 어울리는 조합이냐"며 기세를 올렸지요.

그러자 작가가 한숨을 푹 쉬면서 답답한 PD의 귀를 잡아당기듯 말했습니다. “유니는 집안 사정으로 할머니 손에서 컸대요. 그래서 할머니들에게 애틋한 감정이 있을 것이고, 일부러 섭외했다고요"

그녀에게 주어진 도전과제는 언젠가 방한했던 비눗방울 예술가 팬양씨가 제시한 비눗방울 묘기 3단계였습니다. 연습 과정을 촬영하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녀의 일정을 따라붙게 됐습니다. 은평구에서 독거노인 분들의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촬영하게 되었는데 점심 준비야 예의 '체험 삶의 현장' 분위기로 순조로이 흘러갔는데 싱글벙글하던 저와는 달리 로드매니저의 얼굴이 점점 파래져 갔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 앞에서 비눗방울 묘기를 연신 선보이던 유니씨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방울을 만들어 댔던 겁니다. 2단계까지 성공하는 모습 정도는 보여 드려야 한다고 잠깐만 잠깐만을 반복하는데, 그때마다 로드매니저는 시계와 비눗
방울을 번갈아 쳐다보며 안절부절 못했던 것이죠. 저야 신바람이 났지만…

로드매니저에게 일정을 물으니 회사 들어가서 공연 준비를 한 다음 5시까지 청원으로 갔다가 7시에 노래 두 곡 부르고 8시 30분까지 제천 당도, 공연 참석하고 이후 원주에서 자고 다음날 오전 수원 공연장으로 바로 출두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제천 공연은 지역 방송사 생방송이었습니다.

로드매니저의 거듭된 읍소와 협박으로 마침내 비눗방울 도구를 내려 놓은 유니는 모여 앉아 있던 할머니들께 하직을 고했습니다. 허둥지둥 그녀의 밴으로 달려가는 뒷모습을 힘겹게 따라갈 때 로드매니저와 유니의 짤막한 대화가 귀에 들어왔었지요.

"늦었잖아요. 큰일났어 어떡해?" "할머니들이 좋아하잖아. 어떡해?"
저는 그때 유니씨의 개인사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유니씨를 할머니들의 점심 식사 장소에 보낸 작가의 혜안에 상찬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날 점심 내내 유니씨는 섹시한 댄서 가수의 면목을 보여 줄 수 없었지만, '며느리 삼고 싶은' 처녀였고, '참 참한' 아가씨였습니다.


마침내 특명 스타 아빠의 도전 녹화날이 왔습니다. 유니씨는 자신만만 무대에 올랐지요. 사실 스타 아빠들에게 주어지는 도전 과제는 '어려워 보이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하는' 과제일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때와는 달리 무조건 성공하는 모습으로 연출을 감행했습니다. 산타클로스가 굴뚝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붕에서 굴러 떨어진대서야 이야기가 되겠습니까. 유니씨도 아침 내내 해 봤는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며 위풍이 당당했지요.

그런데 그토록 순풍 순풍 불어지던 비눗방울이 막상 스튜디오에선 도무지 키워지지 않는 겁니다. 피식 피식 터져 버리거나 아예 대롱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이 수십 번 반복되자 다급해진 저는 비눗방울 공연자 팬양씨의 기획사 쪽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때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죠.

"이상한데. 혹시 거기가 건조한가요?

건조하면 안될 수가 있어요. 보통 정도의 습기면 되는데 특별하게 건조한 곳이라면…"
그 말을 들으며 저는 하염없이 스튜디오를 내리쬐는 조명빛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저 조명 아래 남아날 습기가 있을까.' '왜 이 상황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을까.' 그리고 '이 녹화 어떡하나. 암흑 속에서 도전할 수도 없고…'

망연자실한 PD 앞에서 유니씨는 얼굴이 빨개지도록 대롱을 불었습니다. 그러다가 습기 얘기를 듣고는 제게 소리를 질렀지요. "가습기라도 구해서 틀어 주세요 그럼. 물도 뿌려 주시고…"

무능한 PD에 이어 대책없는 PD가 되어 버렸습니다. 출연자에게서 이런 호통을 듣는 기분이 좋을 이유가 없지만 저는 이상하게도 유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마님 부름에 답하는 마당쇠처럼 "예이~"를 부르짖으며 조연출들에게 가습기 구해 오라고 방방 떴었지요.

저는 습기 얘기가 나왔을 때 유니씨가 무대 밖으로 내려와 메이크업 고칠 줄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준비 안된 연출팀을 무진장 타박하면서 예쁜 표정으로 "어떻게 하죠?"라며 우리를 쳐다보리라 짐작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가습기를 구하러 간 동안에도 유니씨는 대롱을 놓지 않았습니다. 성형미인이니 뭐니 하는 얘기는 저만치 밀어두고, 조명을 받은 그녀의 모습은 정말로 예뻤습니다.

가습기 두 대가 습기를 뿜어 대고 물뿌리개까지 동원되어 감전이 우려될 정도로 뿌려 댄 상황에서 재시도를 감행했지만 2단계까지는 성공을 했으나 3단계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울상이 된 로드매니저가 다음 스케줄을 고하며 다가섰지요. 특명 스타 아빠의 도전 사상 최초이자 최후로 실패로 마감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무대에서 화급히 내려오는 유니씨를 앞에 두고 저는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하는 인사를 전하려고 했습니다만 유니씨의 속사포같은 말에 밀리고 말았습니다.
"PD님 어떻게 하죠. 미안해요. 실패해서. 그 할머니들 할아버지들 어떡해요. 미안해서. 상품이 전부 얼마죠? 제가 낼께요. 그리고 저 출연료 있죠? 그거까지 다 그리로 보낼께요. 미안해요 실패해서. 할 수 있었는데. PD님 저 가요. 참 이거 제 CD인데 들어 보실래요?"

앞서 말했듯 스타 아빠의 도전은 무조건 성공을 원칙으로 하기에 불우이웃들에게 갈 상품은 죄다 협찬이 완료되어 있었습니다. 즉 유니씨가 실패했다고 그 상품이 도루묵이 될 리는 없었지요. 하지만 유니씨는 그걸 몰랐던 모양입니다. 하긴 실패하면 국물도 없다고 엄포를 놓았던 게 저였으니까…

도전 과제에 필요한 기본 조건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어찌 할 바를 몰라 허둥댔던 PD에게 가습기라도 틀라고 소리쳤던 출연자, 어쨌든 무대에서 '실패'라는 불성실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비쳐져야 하는 스타 언니의 뜻하지 않은 사과에 저는 어색한 웃음으로 밖에 답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녀는 그녀의 부담으로 자신이 약속한 선물을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전달할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날 매니저에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상품 총액이 얼마냐"고, "물건으로 사기는 시간이 없으니 현금으로 전달하겠다"고 말이죠.

무대 위에서 몸을 요염하게 흔드는 그녀를 보고 사람들은 "몸매 참 착하다"고 얘기했었지만 저는 싱긋 웃으며 "마음도 착해"라고 말하고는 했지요. 너무 착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받아온 상처가 깊어서 그랬는지 유니씨는 건조하다 못해 숨이 턱턱 막히는 마른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비눗방울 2단계까지는 성공했지만 3단계에서 다음 스케줄에 쫓겨 무대를 내려와야 했던 것처럼 그녀의 노래 3집을 완성시켜 놓고, 그 성패 여부를 보지 못한 채 삶을 스스로 접었습니다. 무엇이 그녀의 생을 재촉했을까요.

그녀가 몸을 뜯어고쳤다고 헐뜯고 독설을 퍼붓고 말발길질을 한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이는 고인의 뒤안길에다 대고도 "잘 죽었다"고 저주하더군요. 자신의 상처만큼이나 상대의 아픔을 생각할 줄 알았던 한 예쁘고 참한 처녀가 생을 포기하는데 그들의 존재가 밧줄 또는 최소한 디딤돌 역할을 했던 것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들의 반성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 = SBS 프로덕션 김형민 PD

a6.gif 유니 자살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올립니다. 악성 댓글 문제, 연애인 자살 문제 등을 아우러서요.
악성 댓글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 연애인 자살 문제의 근본 원인을 추론한다거나, 그에 대한 개선방안 도 같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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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뎁님의 댓글

모스뎁 작성일

그분이 자살하신 이유는 제가 당사자가 아니기때문에 무슨 추측을 하든 추측일수 밖에 없을겁니다.
본인의 심정이 어땠길래, 극단적인 방법까지 갔을까,,,? 단순히 마음의 상처, 우울함으로 설명될순 없겠죠.
연예인이란 직업이 관련이 있다면, 다수의 대중과 마주치는 사람이란 점, 인기도에 좌우되는 불안정한 직업,,,,
등등이 있겠네요.
악플에 의한 마음의 상처도 원인으로 볼수 있지요. 요즘에 와서야 환기되는 것 같은데, 또 유행가처럼 순식간에
잊혀져선 안되겠죠. 악플러들이 연예인을 죽음으로 몰아갔든 아니든, 지금껏 그 심각성에 대해 너무 무심했단
것을 정말로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방치해둔 결과죠. 개선 방안으론 물론 지금과 같은 반성과 함께, 욕설차단
장치등을 도입하거나 실명제 도입...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겠습니다.
이것이 이미지를 파는, 연예인이란 직업에 대한 최소한의 인권적 보장으로 이어져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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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요님의 댓글

뭘까요 작성일

좀 식상한말이지만 성숙한 시민이 되는 것이 문제의 본질에 있어서 중요한
해결 방안 이죠...!!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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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동♡아라님의 댓글

따동♡아라 작성일

우리나라 국민들, 더 자세히 따지자면 네티즌들의 태도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하는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언론에 특히나 많이 노출되고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만큼 태도나 외모, 여러가지 부분에서
그것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팬들이 있고 그에 따른 안티팬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 부분은 엄연한 사실이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느 연예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것은 한 사람의 감정이고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인터넷의 글로, 덧글로 , 여러가지 방법으로 나타내고 싶을 때, 그때는 혼자만의 감정, 생각
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볼 것이고 자신의 글 하나, 한마디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염두
해야 합니다. 떄문에 아무리 악한 감정이 있더라도 그 감정을 드러낼 때에는 좀더 문화인 답게 네티켓을 지키는
네티즌 답게 한번 더 신중하게 생각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인터넷에는 어딜 가나 팬과 안티의 싸움이
분분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안티팬의 경우, 지나친 악플로 온갖 곳을 도배해 놓습니다.
이번 유니의 자살 사건에도 악플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만큼, 한 사람의 생명까지 앗아갈 만큼 말이라는 것이
무섭고, 주변의 환경을 무시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 유니가 자살을 하고 나니 "유니가 죽고 나서야
실체를 알게됬다","알고보니 불쌍하다" 등등 비양심적인 글들이 여기저기에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무 도움도
되지않는 고인에 대한 동정보다 그런 악플을 달기 전에 한번 더 내 글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 보고 좀더
문화인으로써의 교양을 갖춘다면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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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르카님의 댓글

수르카 작성일

다른 요인도 있긴하지만 인터넷상의 악플이 문제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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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군님의 댓글

임군 작성일

너무 말라서 영양이 부족하면 우울증이 더 나빠진다고 합니다.
남이보는 아름다움 보다 행복과 건강이 먼저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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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멋대로해라님의 댓글

네멋대로해라 작성일

솔직히 , 악플때문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악플도 문제있지만, 기획사의 의도가 더욱 부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섹시컨셉으로 인해 악플과 비난을 받는데 가뜩이나 힘든데 다음 앨범에서 기획사는 어떡하면 더 섹시 컨셉으로갈까 ..하는 생각만하고 있으니...제가 유니씨라도 앨범이 나왔을때의 악플은 상상도 안됩니다.,
그리고, 앨범반응 좋으니까 이때 막 발매하고..-_-후-정말이거 기획사 문제도 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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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님의 댓글

고래 작성일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터넷을 접하는 근본적인 자세부터 뜯어 고쳐야 할것같습니다. 표현의 자유도 자유지만, 상대방이 자기자신이라고 하고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본다면 내 자신에게 그렇게 심한 말들이나 욕설,저주등을 할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는 자신에 대한 예의와 배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하게 욕하고 저주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도덕적의식과 윤리의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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