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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나눔이
댓글 1건 조회 7,441회 작성일 09-05-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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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1_001.jpg어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영결식이 있었습니다.
TV로 지켜보시던 제 어머니는 하루종일 눈물을 흘리셨고
저는 억지로 눈물을 참느라 소리내어 울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잠자리에 들기전 화장실에서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봤습니다.
하루종일 눈물을 참았던 제가 잠들기전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죽었다는 소식을 TV로 접하고 이렇게 마음 아파해보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게 5월 29일이 저물었습니다.

저에게 5월 29일은 특별한 날입니다.
누군가는 세상에 태어나고 누군가는 세상을 영원히 떠난 만감이 교차하는 날입니다.
누군가는 축복받고 축하받아야 하는 날에 누군가는 세상의 한을 지고 떠나
남은 사람들의 위로와 애도의 손길을 받은 가슴 저미는 날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세상에 첫 발을 내딛고 새 삶의 희망찬 날개짓을 하던 날이
누군가는 세상의 끝에서 남은 한을 다 털어내고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건 2002년 대선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이경(이등병)이라는 신분으로 처음 투표권을 갖고 부재자투표라는 방식으로
대선에 임하게 되었습니다.후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지도 못한체 주변 사람들의
말 몇마디와 언론에 공개되는 여러가지 정황들만 보고 투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투표가 끝나고 당선자가 발표되고 공개되던 순간 저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은 도움을 줬던 제가 가장 좋아하던 선임고참과 대선결과에 대해서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가 찍은 사람에 대해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찍었다 말했고
그 고참은 당시 서울대 출신의 기호2번 한나라당 총재 이회창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찍은 사람을 확인하고서 그 고참은 저에게 왜 노무현을 찍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때 기왕 대통령을 뽑을거면 비리없는 사람을 찍는 게 낫지 않겠는냐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이회창을 찍었다던 고참의 생각은 저와 많이 달랐습니다.
대선을 치르면서 사소한 비리한번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개인적인 비리가 있더라도 정치계의 경험이 많은 사람을 뽑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었습니다.
물론, 그 고참의 말이 전혀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었지만 전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면 정직하고 비리없는 사람이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더니
그 고참은 더 이상의 언급은 피하고 한미디 말만 남겼습니다.
"어쨌든 난 내 생각대로 행동했고 니가 찍은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 축하한다."

전 그의 재임기간 동안 그리 많은 관심을 가져주지 못했습니다. 군대라는 넉살좋은 핑계때문이었죠.
재대를 하고 나서야 그가 벌인 정책들,실패한 정책들과 함부로 하고 다닌 언행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 실망감을 느끼고 많은 욕을 했었습니다.그리고 한때 인터넷에 유행처럼 퍼지던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야
"라는 말에 동조의 표를 보내기도 했었습니다.결국 그의 임기말에 가서

'한미FTA체결'이라는 무모하다싶은 정책 추진을 보고 그를 뽑은 것에 처음 회의를 느끼면서

후회하는 마음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그가 한 모든 것들이 사실은 소신있는 선택이었다는 걸...
어느 대통령이든 정책에 실패할 수 있고 때론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앞에 툭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과감하고 소신있는 그런 인간적인 모습은
아무나 보여줄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나 그렇게 검찰과 언론에 당당히 잘 못을 말하고
국민앞에 사과하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 합니다.

저는 그것을 그의 임기가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정치계에 도전하게 되었는지
부끄럽게도 그가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내려놓은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임기말에 또 한번의 대선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어느 대학교에 출판부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는 40대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엑셀과 한글을 다루며 경리업무를 보는 여성분이 있었습니다.
송도쪽에 새로 생기는 아파트에 투자를 했는데 이번에 분양권을 얻게 되서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가게 됬다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분에 대한 생각은 대선때가 되서 많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대선기간 중에 그 분이 어느 지인과 통화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어. 이명박 찍어"
"내년에 부동산 제한(규제) 풀려면 이명박 뽑아야 돼!!!"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을 그런 생각으로 뽑을 수 있을까???'
저는 미치도록 말리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저보다 더 심한 후회를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결국 말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눈앞의 이익과 타협해버린 그분의 의지가 너무도 완고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날 이후 대통령이라는 직업에 대해 많은 회의를 느끼고 반감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뽑히는 게 대통령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고 무슨 필요가 있나???
하지만 몇달뒤 노무현, 그가 귀향길에 올라 마을사람들과 새로운 삶을 꿈꾸는 모습을 보고

또 다시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에게 진정 필요한게 무엇인지... 대통령의 의지와 국민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노무현, 그는 제가 처음 투표권을 갖고 뽑은 대통령이며 제가 유일하게 뽑은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대통령이라면 과감하고 거친 모습까진 아니더라도 검찰과 언론앞에 또 국회앞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자신있게 잘못을 말할 수 있는 당당하고 떳떳한 그런 소신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대통령이라면 순박하고 촌스러운 모습까진 아니더라도 자신을 아끼고 지지해준 국민앞에

모든 걸 툭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노무현, 그는 대통령이라면 갖춰야 할 적어도 당당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었습니다.

전 그래서 바보라 불리는 그가 자랑스럽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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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경님의 댓글

찬경 작성일

뭐.. 전 그저 그랬는데... 자살해서 안타깝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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