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미적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 - > 지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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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이야기]

나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이상 교육이라고는
측량기술을 주로 가르치는 공과학원 6개월 마친 것이 전부였는데,
독학으로 수학과 물리학에 대해 상당한 깊이가지 이해하고 계셨다.
그러면서 이미 내게 여러 번 말씀하시기를,
수학에는 미적분이라고 하는 매우 신통한 분야가 있는데
이것까지는 도저히 혼자 힘으로 공부해낼 방도가 없더라고 하셨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나도 미적분학에 대해
상당한 외경심 이라할까 호기심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번 담임선생님의 배려로 이것을 일찌감치 알아낼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아직 감곡에서 일하시던 아버지가 오시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오시면 내가 미적분을 이해했다고 자랑스럽게 선언하고,
이제는 아버지께 미적분을 가르쳐드릴 수도 있다고 말씀드릴 참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경쟁상대로서 아버지를 넘어서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일이었고,
아버지는 나한테 즐겁게 져주는 순간이었다.
과연 아버지는 무척 기뻐하시면서 기꺼이 나한테 배우시겠노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것을 함께 학습할 충분한 시간을 서로 갖지 못했고,
또 내 이해 자체가 그다지 깊지 못해 결국 아버지께 이것을 완전히 이해시켜드리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이라면 훨씬 쉽게 설명드릴 수 있었겠지만 그때만 해도 나 자신이 겨우 이해했을 뿐
아직 남을 이해시키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일로 나는 아버지에게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배움을 위해서라면
나이 어린 자식에게 배우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는 학구적자세가 그것이다.
남 앞에 머리 숙이고 배운다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자신이 직접 수행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아마 예수가 자기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사례가 이와 비슷한 일일 것이다.

--- 장회익 '공부 도둑' 중에서 ---

저는 아직 '미적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저는 아직도 음악의 '장단조'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교회 성가대원이고요.
음정 박자를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해서..
누가 옆에서 음정을 잡아나가지 않으면 벙어리가 되는 사람입니다.
애국가도, 아리랑도 그 흔한 유행가(?)도 가사를 전부 외우지 못하는 사람.

겨우 하는 것은 예배 때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암송하는 것이 유일하게 암송하는 것입니다.
길눈이 어두워서 한 번 찾아갔던 길을 밤이고 낮이고 다시 찾아가기에 자신이 없습니다.
약도를 보는 눈도 좀 이상해서 동쪽에서 이해하고 있는 지형을
반대로 서쪽에서 본 눈으로 그리면 이해하지 못하여 끙끙댑니다.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도 했습니다만, 영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여 애를 먹었습니다.

내 원 참!
그러고도 그 많은 시험들을 어찌 넘어왔는지?
1등도 많이 했는데 이건 또 어찌된 일이죠?
저는 이 같은 스스로의 약점을 잘 알아서 철저하게 메모를 활용했습니다.

꿈을 꿔도, 잠시 스치는 생각들도 즉시 종이에 적고요.ㅎㅎㅎ
하늘이 도우셔서 오늘까지 살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