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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물 산에서도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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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이야기]
마지막으로 나는 학문 자체가 등산 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앞에서 나는 학문하는 일을 바둑에 비기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장거리 경주에 비기기도 하지만
학문은 역시 등산에 비기는 것이 가장 적절하리라 생각한다.
바둑이나 경주와 달리 등산은 승부에 매달리지 않고 경쟁을 조장하지도 않는다.
자기 능력과 취향에 맞게 목표를 정하고, 자기 흐름에 따라 걸음을 조정할 뿐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정상을 목표로 삼고 여기에 빨리 이르는 것을 대수롭게 여기지만 이것이 등산의 본령은 아니다.
이건 오히려 등산의 백미를 놓치게 한다. 산에 오르는 묘미는 산과 내가 조화를 이루어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데서 느껴지는 작은 즐거움을 이어가는 데 있다.
서 있는 나무, 돋아나는 들풀 그리고 간혹 지나가다가 다람쥐들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같은 듯
달라지는 주변 경관에 넋을 놓는다. 날이 맑으면 원경이 보여서 좋고,
안개가 덮이면 수목 하나하나가 제 모습을 드러내줘 좋다.
들리는 물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마저 놓치면 서럽다.
그러다가 고지에 올라 탁 트인 조망을 만나면 이 또한 얼마나 즐거움인가!
학문은 말하자면 일생을 두고 오르는 등산길이다.
--- 장회익 '공부 도둑' 중에서 ---
너무나 부럽고 존경스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이라 전철에서 잠깐 눈 부치는 것조차 못하게 하는군요.
저는 속독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책을 단숨에 끝장내 읽지 못하는 사람인데,
책장을 작은 폰트로 가득 채운 글로 행복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떤 곳을 읽노라면 주눅이 드는 것을 누가 볼까싶고,
또 어찌 보면 내 취향과 같은 듯도 하였습니다.
어찌 학문의 길 뿐이겠습니까?
사업을 하든, 직장 생활을 하든, 살림을 하든 같을 겁니다.
그래도 이쯤까지 살아남도록 하신 것만으로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생업도 공부처럼,
책을 읽어도 일처럼 하고요,ㅎㅎㅎ.
-- 사진은 전에도 보여드렸던 제 책상머리, 새로 이사한 집의 일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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