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멈춤 > 지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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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이야기]

숨 막히게 달려가는 우리들의 시간을 멈추고 비우는 일이 때로는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 모두의 삶을 아름답게 한다. 뚜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는 20일 동안 승부를 겨루는 세계적인 자전거 경기이다. 이 경기에서 선수들이 피레네 산맥을 넘고 있었던 2003년 7월 22일, 온 세상을 숙연케 한 아름다운 순간이 탄생했다.

암을 극복하여 인간 승리로 더욱 유명해진 미국의 암스트롱이 대회 5연패를 노리며 1위로 달리고 있던 중 응원하는 어린이의 가방을 피하려다 넘어졌다. 겨우 15초차로 뒤쫓아 오던 독일의 울리히 선수에게는 만년 2위를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그는 달리기를 멈추고 암스트롱이 다시 일어나서 달리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고금에 보기 드믄 아름다운 멈춤이 아닐 수 없었다.

--- 한홍의 '시간의 마스터' 중에서 ---

'시간의 공간'이라는 소제목의 글 중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풍랑을 만난 배의 항해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을 아시나요?
선수를 바람에 정면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랍니다. 지금 동으로 혹은 서로 향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진로를 잠시 멈추고 파도를 옆으로 맞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 풍랑을 옆으로 맞으면 전복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우선은 살아남아야 하는 것.

시간은 연속성의 것.
흐르는 강물이 시간이고 누군가 배를 저어가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바람이 없고 노를 젓지 않더라도 일정 속도로 강물의 흐름에 동참하게 되는 것,
그가 만일 노를 저어 대해를 향하며, 혹은 건너편을, 혹은 상류로 거슬러 오르고자 한다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요.
각자의 실제 좌표는 다른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강폭은 점점 더 넓어지는 것이고, 가고자 하는 곳에 좀 더 가까워진 경우도, 아직 끝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지런한 것과 성급한 것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성서의 말씀을 상고해 봅니다.
역시 방향의 문제입니다.

금요일이군요.
내 시간을 잠시 멈추고 방향이 바른지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