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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명상 철수의 어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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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이야기]
철수는 일곱 살이 되어 재동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철수가 이 학교에 들어 간 것은 순전히 그 학교가 자기 동네에 있었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지,
전국의 초등학교를 모두 조사해 본 결과 재동 초등학교가 최고라는 확신을 가진 후 들어간 것은 아니다.
들어가서 그 때까지 모르던 노래도 배우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듣고, .... 신이 났다.
자기 학교가 자랑스러웠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옆에 있는 교동학교는 보나마나 똥통학교였다.
그 학교가 무슨 학교인지, 무엇을 가르치는지 학교인지는 알아 볼 필요도 없고, 지나다가 교동학교 학생을 만나면,
'우리학교 최고, 너희 학교 똥통!'하고 놀리기 도하고, 어떻게 하면 이 사실을 더욱 널리 알릴까 궁리하고
토론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상급반이 되었다.
서서히 자기의 '처음 믿음'이 흔들린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 최고, 너희 학교 똥통'은 자기 모교에 대한 사랑의 말이지 영원불변한 객관적, 통계적 진리에 대한
공식 선언 같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셈이다.
그래서 철수는 자기의 생각을 학교 친구들에게 솔직히 고백하고, 의논했다.
이젠 ‘우리 학교 최고, 다른 학교 똥통’라는 생각은 그만 하자. 공연히 그걸 따지고 증명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 대신, 공부를 열심히 하고, 노래, 운동 등 특기를 살려 착하게 사는 어린이로 자라날 수 있을까 하는,
본질적인 문제에 신경을 쓰자.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학교들과 협력해서
우리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풀어나가는데 힘쓰자. 등등 제안했다.
몇몇 학생은 자기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고, 선생님도 좋은 생각이라 여기는 분이 있었다.
더러는 이제 선생님과 학생이 다 같이 모여서 이 문제를 거론하여 훌륭한 학생 됨의 근본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깊이 생각하고 그 일을 위해 힘쓰자는 제안도 했다.
그런데, 일부 학생 사이에서 야단이 났다.
대부분 재동학교에 금방 들어온 저학년 학생이었고, 또 고학년이 되었어도 아직까지 고정관념
특히 남이 나빠야 상대적으로 내가 올라간다는 단순논리에서 헤어나지 못한 학생들이다.
“이제 와서 다른 학교가 똥통 학교가 아니라니 무슨 소리냐? 처음 믿음, 처음 사랑을 버리는 것 아니냐?
순수를 버리고 똥통과 타협하는 것 아니냐? 이것을 버리면 우리학교 존립자체가 위협 받는다.
다른 학교가 똥통 학교가 아니라는 생각을 퍼뜨리는 철수 같은 학생이나 지도자는 뭔가 잘못된 사람이다. ”
등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K선생님 같이 스스로 교육에 대해서는
뭐든지 다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몇몇 선생님도 이런 소란에 동참하여 소리 지르면서 이런 학생을 부추긴다는 사실이다.
철수는 기가 막혔다.
이 문제는 진리냐 아니냐. 순수냐 아니냐. 따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라느냐 자라나기를 거부하느냐, 새로운 빛에 스스로를 열어 놓느냐
손바닥으로 하늘을 계속 가리느냐, 첫 단추가 잘못 끼어진 것을 알게 되었는데도 잘 끼워진 것이라 고집하느냐,
철 모를 때의 일을 솔직히 고백하고 그러기를 중단하느냐 하는 등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수는 현명한 아이였다.
당장 재동 학교가 세상에서 최고라는 것을 문자적으로 믿지 못하면 학교고 공부고 다 때려치우고
밖에 나가 깡패나 되겠다고 하는 친구에게는 그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계속
‘재동 학교 최고’를 영원한 복음으로 가지고 있어도 된다고 해 준다.
그러나 이미 그러지 않아도 되는 트인 친구에게는 이제 그런 부담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살기를 권한다.
나만이 최고라는 상당히 전투적이고 오만스러운 학생으로 자라는 대신 초등학교의 기본이 무엇인지
다시 심각히 검토하여 건전한 초등학생으로서의 아름다운 인격으로 꽃피게 하는데 힘쓰자고 권해 본다.
철수와 그의 친구들이 주된 관심은 초등학교 본래의 교육에 전념하는 일이다.
우리가 어느 종교를 갖게 되는 것도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만약 스페인에 났다면 카돌릭 신자가 되었을 것이고, 독일에서 났다면 개신교인이 되었을 것이고
이란에서 났으면 이슬람교인 이 되었을 것이다.
자기가 거기 태어나서 그 종교인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로 무조건 그 종교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내가 백인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무조건 백인이 가장 우월하다는
미국 남부의 KKK단원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차별 주의적 태도라 할 수 있다.
--- 오강남의 '예수는 없다' 중에서 ---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2,001년에 드렸던 mail을 다시 드렸습니다.
철수는 일곱 살이 되어 재동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철수가 이 학교에 들어 간 것은 순전히 그 학교가 자기 동네에 있었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지,
전국의 초등학교를 모두 조사해 본 결과 재동 초등학교가 최고라는 확신을 가진 후 들어간 것은 아니다.
들어가서 그 때까지 모르던 노래도 배우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듣고, .... 신이 났다.
자기 학교가 자랑스러웠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옆에 있는 교동학교는 보나마나 똥통학교였다.
그 학교가 무슨 학교인지, 무엇을 가르치는지 학교인지는 알아 볼 필요도 없고, 지나다가 교동학교 학생을 만나면,
'우리학교 최고, 너희 학교 똥통!'하고 놀리기 도하고, 어떻게 하면 이 사실을 더욱 널리 알릴까 궁리하고
토론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상급반이 되었다.
서서히 자기의 '처음 믿음'이 흔들린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 최고, 너희 학교 똥통'은 자기 모교에 대한 사랑의 말이지 영원불변한 객관적, 통계적 진리에 대한
공식 선언 같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셈이다.
그래서 철수는 자기의 생각을 학교 친구들에게 솔직히 고백하고, 의논했다.
이젠 ‘우리 학교 최고, 다른 학교 똥통’라는 생각은 그만 하자. 공연히 그걸 따지고 증명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 대신, 공부를 열심히 하고, 노래, 운동 등 특기를 살려 착하게 사는 어린이로 자라날 수 있을까 하는,
본질적인 문제에 신경을 쓰자.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학교들과 협력해서
우리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풀어나가는데 힘쓰자. 등등 제안했다.
몇몇 학생은 자기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고, 선생님도 좋은 생각이라 여기는 분이 있었다.
더러는 이제 선생님과 학생이 다 같이 모여서 이 문제를 거론하여 훌륭한 학생 됨의 근본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깊이 생각하고 그 일을 위해 힘쓰자는 제안도 했다.
그런데, 일부 학생 사이에서 야단이 났다.
대부분 재동학교에 금방 들어온 저학년 학생이었고, 또 고학년이 되었어도 아직까지 고정관념
특히 남이 나빠야 상대적으로 내가 올라간다는 단순논리에서 헤어나지 못한 학생들이다.
“이제 와서 다른 학교가 똥통 학교가 아니라니 무슨 소리냐? 처음 믿음, 처음 사랑을 버리는 것 아니냐?
순수를 버리고 똥통과 타협하는 것 아니냐? 이것을 버리면 우리학교 존립자체가 위협 받는다.
다른 학교가 똥통 학교가 아니라는 생각을 퍼뜨리는 철수 같은 학생이나 지도자는 뭔가 잘못된 사람이다. ”
등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K선생님 같이 스스로 교육에 대해서는
뭐든지 다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몇몇 선생님도 이런 소란에 동참하여 소리 지르면서 이런 학생을 부추긴다는 사실이다.
철수는 기가 막혔다.
이 문제는 진리냐 아니냐. 순수냐 아니냐. 따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라느냐 자라나기를 거부하느냐, 새로운 빛에 스스로를 열어 놓느냐
손바닥으로 하늘을 계속 가리느냐, 첫 단추가 잘못 끼어진 것을 알게 되었는데도 잘 끼워진 것이라 고집하느냐,
철 모를 때의 일을 솔직히 고백하고 그러기를 중단하느냐 하는 등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수는 현명한 아이였다.
당장 재동 학교가 세상에서 최고라는 것을 문자적으로 믿지 못하면 학교고 공부고 다 때려치우고
밖에 나가 깡패나 되겠다고 하는 친구에게는 그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계속
‘재동 학교 최고’를 영원한 복음으로 가지고 있어도 된다고 해 준다.
그러나 이미 그러지 않아도 되는 트인 친구에게는 이제 그런 부담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살기를 권한다.
나만이 최고라는 상당히 전투적이고 오만스러운 학생으로 자라는 대신 초등학교의 기본이 무엇인지
다시 심각히 검토하여 건전한 초등학생으로서의 아름다운 인격으로 꽃피게 하는데 힘쓰자고 권해 본다.
철수와 그의 친구들이 주된 관심은 초등학교 본래의 교육에 전념하는 일이다.
우리가 어느 종교를 갖게 되는 것도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만약 스페인에 났다면 카돌릭 신자가 되었을 것이고, 독일에서 났다면 개신교인이 되었을 것이고
이란에서 났으면 이슬람교인 이 되었을 것이다.
자기가 거기 태어나서 그 종교인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로 무조건 그 종교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내가 백인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무조건 백인이 가장 우월하다는
미국 남부의 KKK단원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차별 주의적 태도라 할 수 있다.
--- 오강남의 '예수는 없다' 중에서 ---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2,001년에 드렸던 mail을 다시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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