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정보 | Home>커뮤니티>지식정보 |
시와수필 하이퍼그라피아(hypergraphia)
페이지 정보
본문
[마중물이야기]
글을 쓴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전업 작가도 아니고 그리 대단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글이 지면에 활자화된다는 것, 누군가 내 글을 읽을 것이란 사실은 뿌듯하면서 동시에 부담스러운 일이다.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기사는 아주 어려운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문제점을 찾아낸 뒤 미로 같은 취재 과정을 거쳐야하는 일은 분명 녹록치 않다. 하지만 충실히 취재한 후 이를 기사로 풀어내는 것은 객관식 문제를 푸는 것처럼 답이 정해진 일이다.
문제는 창의성이다. 객관식 글쓰기에 익숙해진 사람이 창의적인 글을 쓰기란 쉽지 않다. 주제나 소재가 정해진 경우라면 그나마 낫다.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는 단계는 건너뛸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 마음껏 쓰고 싶은 대로 써도 된다는 자유가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 경계와 구획에 익숙해진 탓이다.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나를 남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글을 읽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들킨다는 것, 내 지난날을 들춘다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다. 글을 읽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아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나 싶어 나를 포장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그 욕망을 억누르고 감춰뒀던 기억을 끄집어내 펼쳐 놓는 일은 내면을 둘러싼 벽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과정이다.
--- CJ '생활 속의 이야기' p42 에서 ---
'글을 쓰고자 하는 주체 못할 욕구' 를 '하이퍼그라피아(hypergraphia)' 라고 합니다.
글은 써야 하는데 영 풀려나오지 않는 현상을 '작가의 불록 현상' 이라고,
제가 무슨 작가겠습니까만은 비슷한 현상을 경험한 터라 꼭 제 이야기이군요.
더구나 저처럼 계속 매일 뭐라 지껄이게 되면 정말 곤란하기 그지없습니다.
독자님 중에는 벌써 5년째 구면도 계시니 혹 재탕으로 말씀드리기는 더욱 어렵지요.
그러나 신변잡기를 소재로 하는 데야 어찌 되풀이되는 이야기가 없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고달픈 인생살이에 저라고 늘상 밝거나 심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또, 글재주가 날마다 새롭게 격상하는 것도 아닙니다.
유혹을 받는 것도, 포장하고 싶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리 했다가는 이 일은 끝입니다.
가장 무서운 건 나 자신에게 당당하지 않고는 한 발도 서지 못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매일 아침마다 엎드려 기도하듯,
계속 해볼 겁니다.
- 추기 -
메일 발송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어 같은 메일을 여러차례받으신 분께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곧 안정되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전업 작가도 아니고 그리 대단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글이 지면에 활자화된다는 것, 누군가 내 글을 읽을 것이란 사실은 뿌듯하면서 동시에 부담스러운 일이다.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기사는 아주 어려운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문제점을 찾아낸 뒤 미로 같은 취재 과정을 거쳐야하는 일은 분명 녹록치 않다. 하지만 충실히 취재한 후 이를 기사로 풀어내는 것은 객관식 문제를 푸는 것처럼 답이 정해진 일이다.
문제는 창의성이다. 객관식 글쓰기에 익숙해진 사람이 창의적인 글을 쓰기란 쉽지 않다. 주제나 소재가 정해진 경우라면 그나마 낫다.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는 단계는 건너뛸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 마음껏 쓰고 싶은 대로 써도 된다는 자유가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 경계와 구획에 익숙해진 탓이다.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나를 남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글을 읽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들킨다는 것, 내 지난날을 들춘다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다. 글을 읽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아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나 싶어 나를 포장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그 욕망을 억누르고 감춰뒀던 기억을 끄집어내 펼쳐 놓는 일은 내면을 둘러싼 벽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과정이다.
--- CJ '생활 속의 이야기' p42 에서 ---
'글을 쓰고자 하는 주체 못할 욕구' 를 '하이퍼그라피아(hypergraphia)' 라고 합니다.
글은 써야 하는데 영 풀려나오지 않는 현상을 '작가의 불록 현상' 이라고,
제가 무슨 작가겠습니까만은 비슷한 현상을 경험한 터라 꼭 제 이야기이군요.
더구나 저처럼 계속 매일 뭐라 지껄이게 되면 정말 곤란하기 그지없습니다.
독자님 중에는 벌써 5년째 구면도 계시니 혹 재탕으로 말씀드리기는 더욱 어렵지요.
그러나 신변잡기를 소재로 하는 데야 어찌 되풀이되는 이야기가 없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고달픈 인생살이에 저라고 늘상 밝거나 심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또, 글재주가 날마다 새롭게 격상하는 것도 아닙니다.
유혹을 받는 것도, 포장하고 싶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리 했다가는 이 일은 끝입니다.
가장 무서운 건 나 자신에게 당당하지 않고는 한 발도 서지 못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매일 아침마다 엎드려 기도하듯,
계속 해볼 겁니다.
- 추기 -
메일 발송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어 같은 메일을 여러차례받으신 분께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곧 안정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