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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수필 그 여자가 엄마를 사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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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이야기]
후배는 올해 72세인 엄마와 살고 있는 36세의 여자다. 아버지도 함께 산다. 삼남매의 막내딸인 그녀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엄마는 딸의 인생행로에 대해 훈수를 두거나 간섭하지 않고 딸은 경제적으로 기대거나 정서적으로도 의지하지 않는다. 출판사에 다니고 있는 후배는 어느 날, 칠순이 가까워진 엄마의 성성한 백발과 병든 몸을 보면서 엄마의 생애를 돌이켜 보았다.
자신만의 즐거움도 딱히 없는 채로 그 나이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와 결혼 안한 아들의 뒤치다꺼리로 하루가 바쁜 늙은 엄마. 그 엄마의 보살핌과 가사노동으로 소위 ‘왕자님’처럼 떠받들려 살고 있는 아버지와 오빠를 대신해 이 후배는 엄마를 위한 계획을 하나 세웠다. 엄마가 더 늙기 전에 엄마와 함께 여행을 다니기로 한 것.
나날이 계속되는 집안일을 벗어나게 하고 한 번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살아온 엄마를 가능한 한 ‘공주님’처럼 지내게 하고 싶었다. 최대한 좋은 식사와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날부터 후배는 엄마와 함께 밤 운동장을 걷기 시작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엄마의 건강이었던 것이다. 도리어 엄마가 귀찮아해도 퇴근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운동장을 걸었다. 엄마에게 다리 힘이 생기고부터 국내의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일하는 것밖에 모르는 후배는 곧 돈을 모았고 작년에 드디어 71세의 엄마와 유럽 여행을 떠났다. 거의 한 달여의 기간. 아버지는 모셔가지 않았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이미 충분히 여행 다니고 충분히 즐기고 사셨으니 그 시간만이라도 엄마의 갇힌 삶을 체험해보게 하고 싶었다.
처음에 엄마는 결혼도 안한 딸 돈으로 외국여행을 떠나온 상황에 대해 부담감을 표시했고, 두고 온 아버지와 아들 걱정으로 날들을 보냈다. 죄의식 때문인지 여행을 끝낸 그 순간 부엌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지난 올 여름. 1년 동안 번 돈으로 후배는 또 엄마와 여행을 갔다. 이탈리아를 거쳐 그리스의 산토리니로. 지중해의 푸른 물결과 맑은 바람 속으로.
72세의 엄마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여행을 즐겼다. 남편과 함께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는 미안한 감정도 접었다. 딸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여행하고 있다는 부담감도 덜어냈다. 다만 건강이 허락하고 딸과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에 감사하고 자신이 그 호사를 누려도 될 만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스스로 납득했다.
원문보기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32&article_id=0000188980§ion_id=0&menu_id=0
--- 2006.08.21 경향포럼 중에서 ---
아내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이 번 천왕봉 산행에도, 인도네시아 여행에도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거든요.
후배는 올해 72세인 엄마와 살고 있는 36세의 여자다. 아버지도 함께 산다. 삼남매의 막내딸인 그녀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엄마는 딸의 인생행로에 대해 훈수를 두거나 간섭하지 않고 딸은 경제적으로 기대거나 정서적으로도 의지하지 않는다. 출판사에 다니고 있는 후배는 어느 날, 칠순이 가까워진 엄마의 성성한 백발과 병든 몸을 보면서 엄마의 생애를 돌이켜 보았다.
자신만의 즐거움도 딱히 없는 채로 그 나이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와 결혼 안한 아들의 뒤치다꺼리로 하루가 바쁜 늙은 엄마. 그 엄마의 보살핌과 가사노동으로 소위 ‘왕자님’처럼 떠받들려 살고 있는 아버지와 오빠를 대신해 이 후배는 엄마를 위한 계획을 하나 세웠다. 엄마가 더 늙기 전에 엄마와 함께 여행을 다니기로 한 것.
나날이 계속되는 집안일을 벗어나게 하고 한 번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살아온 엄마를 가능한 한 ‘공주님’처럼 지내게 하고 싶었다. 최대한 좋은 식사와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날부터 후배는 엄마와 함께 밤 운동장을 걷기 시작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엄마의 건강이었던 것이다. 도리어 엄마가 귀찮아해도 퇴근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운동장을 걸었다. 엄마에게 다리 힘이 생기고부터 국내의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일하는 것밖에 모르는 후배는 곧 돈을 모았고 작년에 드디어 71세의 엄마와 유럽 여행을 떠났다. 거의 한 달여의 기간. 아버지는 모셔가지 않았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이미 충분히 여행 다니고 충분히 즐기고 사셨으니 그 시간만이라도 엄마의 갇힌 삶을 체험해보게 하고 싶었다.
처음에 엄마는 결혼도 안한 딸 돈으로 외국여행을 떠나온 상황에 대해 부담감을 표시했고, 두고 온 아버지와 아들 걱정으로 날들을 보냈다. 죄의식 때문인지 여행을 끝낸 그 순간 부엌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지난 올 여름. 1년 동안 번 돈으로 후배는 또 엄마와 여행을 갔다. 이탈리아를 거쳐 그리스의 산토리니로. 지중해의 푸른 물결과 맑은 바람 속으로.
72세의 엄마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여행을 즐겼다. 남편과 함께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는 미안한 감정도 접었다. 딸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여행하고 있다는 부담감도 덜어냈다. 다만 건강이 허락하고 딸과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에 감사하고 자신이 그 호사를 누려도 될 만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스스로 납득했다.
원문보기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32&article_id=0000188980§ion_id=0&menu_id=0
--- 2006.08.21 경향포럼 중에서 ---
아내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이 번 천왕봉 산행에도, 인도네시아 여행에도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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