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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수필 엄마가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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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이야기]
급히 장에 갈 일이 있어 아이를 들쳐 업고 종종걸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주말이라 시장은 북새통이었습니다. 아이를 업은 데다 양손에 물건을 잔뜩 들어 땀이 비오듯 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생선가게 아주머니가 아이를 잠시 내려서 눕히라고 했습니다. 단골이라 특별히 싸게 해 준다기에 이것저것 고르는데, 순간 보리차를 가스불 위에 올려놓고 나온 것이 퍼뜩 머리를 스쳤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란 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낳은 뒤 건망증이 날로 심해지더니 기어이 일을 내고 만 것입니다. 헐떡이며 집에 도착해 보니 아직 보리차가 바닥에서 자작거리고 있어 대형 사고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저녁 7시.
얼른 저녁을 준비하고 남편을 맞았습니다. 남편이 들어서면서 물었습니다.
"아이는 잘 있고?"
순간 심장이 멎는 듯했습니다. 아기를 깜빡 잊은 것입니다.
분명히 시장에 같이 갔는데.....
남편의 타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서둘러 남편과 함께 시장으로 달려가 아이를 찾아 헤맸습니다. 어느덧 9시. 서서히 시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저는 쓰러지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누군가 절 부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뿔싸, 생선가게! 그제야 생각이 났습니다.
"도대체 무슨 급한 일이 있었길래 그리 불러도 뒤도 안 돌아보고 갈 만큼 바쁜 겨. 아이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다고 엄마 되는 게 그리 쉬운 줄 알았당가?"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의 핀잔 때문도 아주머니의 호통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아이에게 너무도 미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 '좋은 생각' (박성희) ---
웃음이 절로 나는군요.
전문을 옮겼습니다.
어미는 자식이 아프거나 어려움을 당하면 '가슴이 아프다' 고 합니다.
이 때, 어머니는 자신의 손가락이 아픈 것처럼 절절히 느끼는 반면
아비는 진정한 의미에서 '가슴이 아프다' 는 뜻을 모른다지요.
저는 이제서야 자부들을 통해서 어미가 자식들에게 하는 양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제 아내가 어찌 아이들을 길렀는 지는 물론
우리 어머니의 속아리를 가늠도 못했습니다.
남녘에는 꽃 소식이 들리지요?
경칩도 지나고 봄이 무르익은 겁니다.
이 봄에 여러분께 좋은 일이 많으시기를 빕니다.
급히 장에 갈 일이 있어 아이를 들쳐 업고 종종걸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주말이라 시장은 북새통이었습니다. 아이를 업은 데다 양손에 물건을 잔뜩 들어 땀이 비오듯 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생선가게 아주머니가 아이를 잠시 내려서 눕히라고 했습니다. 단골이라 특별히 싸게 해 준다기에 이것저것 고르는데, 순간 보리차를 가스불 위에 올려놓고 나온 것이 퍼뜩 머리를 스쳤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란 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낳은 뒤 건망증이 날로 심해지더니 기어이 일을 내고 만 것입니다. 헐떡이며 집에 도착해 보니 아직 보리차가 바닥에서 자작거리고 있어 대형 사고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저녁 7시.
얼른 저녁을 준비하고 남편을 맞았습니다. 남편이 들어서면서 물었습니다.
"아이는 잘 있고?"
순간 심장이 멎는 듯했습니다. 아기를 깜빡 잊은 것입니다.
분명히 시장에 같이 갔는데.....
남편의 타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서둘러 남편과 함께 시장으로 달려가 아이를 찾아 헤맸습니다. 어느덧 9시. 서서히 시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저는 쓰러지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누군가 절 부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뿔싸, 생선가게! 그제야 생각이 났습니다.
"도대체 무슨 급한 일이 있었길래 그리 불러도 뒤도 안 돌아보고 갈 만큼 바쁜 겨. 아이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다고 엄마 되는 게 그리 쉬운 줄 알았당가?"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의 핀잔 때문도 아주머니의 호통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아이에게 너무도 미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 '좋은 생각' (박성희) ---
웃음이 절로 나는군요.
전문을 옮겼습니다.
어미는 자식이 아프거나 어려움을 당하면 '가슴이 아프다' 고 합니다.
이 때, 어머니는 자신의 손가락이 아픈 것처럼 절절히 느끼는 반면
아비는 진정한 의미에서 '가슴이 아프다' 는 뜻을 모른다지요.
저는 이제서야 자부들을 통해서 어미가 자식들에게 하는 양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제 아내가 어찌 아이들을 길렀는 지는 물론
우리 어머니의 속아리를 가늠도 못했습니다.
남녘에는 꽃 소식이 들리지요?
경칩도 지나고 봄이 무르익은 겁니다.
이 봄에 여러분께 좋은 일이 많으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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