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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심리 고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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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고목나무야.
우리 고향집 앞에 있는 고목나무야.
딱딱하고 거친 껍질로 덮여진 고목나무야.
몸둥이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 고목나무야.
삐뚤빼뚤 한 자리에서 서 있는 고목나무야.
넌 내 어릴 적에도 고목나무였는데,
다 큰 청년이되어도 넌 아직도 고목나무구나.
내가 늙은 노인이 되었을 때 보아도 고목나구겠구나.
넌 내 어릴적 모습을 지켜 보았었고
내가 청년이 된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난 어릴 때 너를 발로 차기도 했고
네 잔가지를 꺾기도 했었는데,
넌 나를 아직도 반갑게 반겨주는 구나.
네 모습을 보면
난 세상의 모진 풍파를 경험한다.
네가 맞았을 그 숱한 겨울의 추위와
그 뜨거운 여름의 작열하는 태양 빛,
비바람과 태풍, 가뭄은 또 어떻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어렸을 땐
네가 그렇게 바보 같고 추해 보였었는데
지금 너를 보는 내 마음은 숙연하다 못해
너를 존경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난 너에게서 참 많이 배운다.
어쩌면 너에게 창의적인 모티브를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난 너를 화폭에 담을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 너를 내 작품에 친구로 넣고 싶다.
세상에 많은 나무가 있더라.
곧게 서 있는 나무도 있었고
이름이 유명한 나무며, 열매를 내는 나무도 많더라.
하지만, 너 만큼
나를 가까이서 반겨주는 나무는 없었다.
난 너와 같이 사진도 찍지도 못했고
네가 나눠준 열매도 먹지 못했지만,
난 그래도 네가 그런 나무들 보다도 더 좋더라.
하찮은 돌 하나가 나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계곡의 나무가 더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진리가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구나.
너의 어릴적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너는 나에게 늘 고목나무였다.
너는 이제 어떤 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하고
절대 사람들에게 꺾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많은 세월로부터 얻은 경험과 지혜를
너는 모든 나무들에게 들려주고 있구나.
참으로 지혜롭고 총명하구나.
나도 너 처럼 사람들에게 고목나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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