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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심리 아적(我的) 독서론(讀書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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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내가 있음으로 해서 있다. 그러므로, 나보다 더 가깝고 친한 것은 없다. 나를 스스로 아끼고 소중히 하고 사랑하는 까닭이다. 또, 나 외에 나를 생각해 주고 아파해 주고 측은하게 여겨 주고 장쾌하게 생각해 줄 사람은 없다. 잠시도 떠날 수 없는 것이 나다. 그러나 내 얼굴조차 나는 직접 볼 수가 없다.
다시 말하면,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먼 것이 나다. 가까운 까닭에 친하고, 가장 먼 까닭에 그립다. 내 얼굴조차 그립거든 하물며 내 속의 마음이랴. 그러므로 나는 떨어지는 꽃잎에서도 나를 찾고, 우는 벌레 소리에서도 나를 생각하고, 지새는 달, 우거진 숲, 우뚝 솟은 돌, 졸졸 흐르는 물 속에서도 내 그림자를 건져보는 것이다. 독서의 환희란 실로 그 글속에서 나를 만나보는 즐거움이다.
--- 장하늘의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우리 문장(윤오영)' 중에서 ---
아, 우리 선생님의 글!
보성고교/1961~2년, 윤오영선생님에게서 국어를 배웠습니다.
졸업 후 찾아뵙지 못하고 이리 늙어 가는데, 책에서 뵈오니 절로 반갑고 그립습니다.
12월이면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저는 새해를 기대하고 다시 시작해볼 수 있음에 안도한답니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지나간 세월 앞엔 정말 작아지는군요.
그러나 '누가 나를 장쾌히 생각해 주겠는가!' 라 하셨으니,
빼곡이 손때 묻은 다이어리로 돌아보며 조금은 당당해지기로 다잡습니다.
대통령인들, 황우석교수인들 범인들과 다르지 않음을 아는 까닭에
감히 '난 대단하다!' 외쳐 부르짖을 수 있는 것.
저보다 사려 깊은 아내는 말수가 더 적어졌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산 한 해라 자찬하고 마무리에 정성을 다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하여,
마음에 드는 2006년도 새 다이어리도 마련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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