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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심리 국화의 가을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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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론실
댓글 0건 조회 2,613회 작성일 05-06-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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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여름 날씨에 숨이 다 막힙니다.
어서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이 왔으면, 국화 꽃 피는 가을을 기대합니다.

화훼 업에 종사하시는 교우 님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자연의 이치가 오묘하다는 것을 익히 아는 바이지만, 식물 중에는 겨울을 나야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이 있지요.

국화는 가을을 무엇으로 알아차릴까요?
더운 나라의 가을과 추운 나라의 가을이 다를 텐데--
궁금해서 물었더니 잠을 많이 자야 한다는군요.

밤의 길이와 관계가 있는데,
어느 나라나 여름에는 낮이 길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 마련에 잠이 부족(?)하게 된다는 것.
동물이나 식물을 막론하고 밤에는 잠을 자는 것이고 밤이 짧은 여름에는 잠도 부족하답니다.

긴긴 여름이 가고 밤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지면 가을이구나 여기고
잠을 조금 넉넉히 누린 국화는 꽃 피울 때를 알아차리는 모양이지요.

낮의 길이를 10시간 미만으로 줄여주고 이 조건을 40일 정도 계속하면
아, 가을이구나 싶어서 봉우리를 틔우고 꽃을 피운다니 ! 감탄입니다 !
꽃을 기르는 분들이라면 상식일 일을 장황하게 썼습니다만,
아, 그렇구나 !?

아직 여름날에 오후 4~5시경부터 차광막으로 하우스를 덮어서 햇볕을 가려주면
국화는 잠을 좀 더 자게되고 다음 날도 오후 그때쯤이면 다시 잠들도록 해서 - -
40여일 지나면 국화는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으로 알고...!

자연의 이치와 섭리.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을 - - 누가 이토록 정밀하게 설계하셨을까요?

겨울이면 춥고 영하로 내려간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단견이지요.
여름보다야 낮은 온도겠지만 추위를 영하 몇도...하는 고정관념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듯하군요.
적도 지역을 제외하고는 '어디나 겨울은 밤의 길이가 길다' 는 최대공약수가 있었군요.
지혜로운 국화는 정밀하게 계산한 끝에 가을이 오는 것과 꽃 피울 때를 알아서
그토록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다니 !

우리들도 잠시 번잡을 멈추고 자연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여름 날씨, 꼭 필요한 것.
다음엔 가을이 오고, 국화도 피는 것.

기쁨, 슬픔, 고통, 만족, 고뇌...무엇이나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 것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