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사판 > 지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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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됐을 때 흔히 '이판사판' 이라고 한다.
"에이, 이판사판이다"고 하면 결과야 어찌 됐든 끝장을 보고야 말겠다는 체념적 의지를 표시한다.
도박판에서 번번이 잃다 마지막 판돈을 걸 때는 이판사판의 심정이 된다. 이래저래 별로 우아한 단어는 아니다. 이판사판은 원래 불교 용어에서 유래됐다.

이판(理判)은 이판승을 가리키는 말로 참선. 수도. 포교 등 불교의 이치를 탐구하는 스님을 뜻한다.
이판승은 공부승이라고도 한다.
또 사판(事判)은 사판승, 즉 사찰의 행정 업무나 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스님을 말한다.
이판승과 사판승은 수레의 양 바퀴처럼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종단의 운영과 유지가 어렵다. -<후략>-
--- 중앙일보 2004.04.04 분수대 '이판사판' 중에서 ---

이상과 현실, 이론과 실제, 미래와 오늘.
이들은 서로 동떨어져서는 의미가 반감하는 것.
한 쪽 다리만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는 것.

늘상 쓰는 말의 어원이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언어란 원래의 뜻으로부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른 의미가 추가되어
사용되는 것이지요.
이판사판의 뜻이 끝이고 재기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이씨 조선 시대에 불교계가 최하위 계층으로 떨어진 데서 오늘의 뜻으로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사노라면 이판사판의 심정이 되는 경우가 없지는 않겠지만,
삼가고 두드려서 신중해야 하겠습니다.
당장에는 더 이상 어찌할 방도가 없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또 피할 길이 있었던 것을 우리는 경험합니다.

범사에 막가는 태도는 삼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