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 지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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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의 경제노트, 2004.10.13)

말하는 기술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청중이란 실패하는 것을 보려고 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실수가 나오길 기다리며, 마침내 실수가 벌어지면 은근히 고소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다!

당신이 강연을 듣게 되었던 계기를 생각해 보라.
저기 앞에 말할 사람이 서 있다. 당신은 그에게서 무엇을 바라는가?

그가 진땀을 흘리고 말을 더듬으면서 겨우 이끌어나가기를 바라는가? 따분하고 재미 없고 괴롭기를 기대하는가?
분명 그렇지 않다.
듣는 사람은 발표나 강연이 유익하기를 바란다. 성공적이기를 바란다.

로만 브라운의 '말의 힘' 중에서 (이지앤, 265p)

많은 이들이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회의에서 사회를 보거나, 강연을 하는 것은 물론, 단순히 회의석상에서 의견을 발표하는 것조차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만약에 내가 실수를 하면 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겁부터 먹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는 회의 참석자나 청중들이 내가 실수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내가 말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작은 실수라도 발견하면 "그것 봐라"하며 비웃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청중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거꾸로 말 하는 사람이 유익하거나 재미있는 말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가 어떤 말을 하는지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경우도 제법 많습니다. 조금 뒤에 회의석상에서 자기가 말할 내용만 생각하고 있거나, 강연에 전혀 관심이 없이 그저 참석해서 자리를 지키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청중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왜냐하면 내 강연을 들으러 온 청중이나 내 말을 듣고 있는 회의 참석자들은 대개 내가 성공적으로 말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우호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나의 발표를 트집 잡으려고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청중이 기대하는 것은 나의 실패가 아니라 나의 성공입니다.
그런 그들의 심리를 이해한다면, 두려움 없이 저기 앞에 앉아 있는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