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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심리 호기심 - 인생을 키우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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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로 행동가는 아니다. 그러나 연극 배우가 된 것으로 더 확장된 삶을 살 수 있었다. 배우란 다른 사람보다 서너배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나는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여행을 다녔다. 문명의 자취를 더듬어 여행하는 것은 연극배우의 책무이자, 새로운 세기를 사는 사람들의 의무 같았다. 그래서 나는 번잡스러운 일정 속에서의 이율배반적인 여유를 즐긴다.
'19 그리고 80'서울공연 후 전주에서 공연을 하며 이틀을 묵게 됐다. 호텔 방에서 내려다 본 소담한 전통 한옥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시에서 개인 맘대로 개.보수를 못하게 해 오히려 제대로 보존된 곳이라고 했다. 그 곳에 한옥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리를 듣자 가슴이 뛰었다. 공연을 끝낸 배우와 스태프들이야 어서 호텔 방으로 돌아와 편하게 쉬고 싶겠지만, 나는 한국 사람이면서 한번도 한옥다운 한옥에서 살아보지 못했던 우리에겐 선물 같은 하룻밤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날은 숙소를 옮기자고 제안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정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나 혼자라도 갈 거니까."-<중략 designtimesp=11833>-
일행은 서로 눈치를 살피는 듯 싶더니 순순히 나를 따라 나섰다. 한옥의 방은 미닫이 하나만 열면 방 네 개가 다 통하는 구조였다. 방도 워낙 작아 두 사람이 누우면 가득 찼다. 화장실이 딸린 샤워실은 남녀 하나씩밖에 없었다. 불편한 잠자리였다. 그러나 마음은 활짝 편 이불처럼 편안했다. 마당으로 비치는 달빛과 한옥 처마 아래로 불어오는 소슬한 바람은 평소엔 결코 갖지 못했던 감흥을 안겨 주었다. 삐꺼덕 삐꺼덕 소리를 내는 대문이란, 사실 도둑을 예방하기 위한 지혜 때문이라는 것도 그날 처음 알았다.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 한옥에서 우리들의 얘기는 새벽 세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다음날, 나는 제일 먼저 일어나 샤워를 하고 화장실을 깨끗하게 치웠다. 젊은 스태프들에게 한옥이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생각해보면 안락하게 거드름피며 호강하는 것만이 문화가 아니다. 우리가 겪어온 세월들이 어떻게 그리 녹록하기만 하겠는가. 연극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번거롭게 차를 타고 위치도 잘 모를 공연장을 찾아와 맘대로 움직이기도 힘든 객석에 앉아 연극을 보는 거니까.
선득선득 잠이 오지 않는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았다. 우리가 호텔에서 잤다면 새벽까지 달을 쳐다보며 그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을까? 문화란 그것을 누리려는 적극적인 모색 속에서 진정성을 갖는다. 힘든 여정이 더 가치있는 후일담을 만들어주듯이.
--- 중앙일보 20030730 박정자 연극배우 ---
그렇습니다.
호기심은 인생을 키우는 힘이지요.
인류 발달의 모든 자취가 호기심의 산물이겠고,
오늘 하루의 삶에도 호기심이 아니라면 과연 무었이 남을까? 생각해 봅니다.
꼭 미지의 세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알아보고 싶은 것들도 많습니다.
그때 그때 형편에 따라 할 수 있는 한 시도해 봄직한 제안입니다.
저도 전주에 갈 일이 생기겠지요.
'한옥 체험 프로그램'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하루 살아낼 때,
호기심으로 가득한 채 살고 싶습니다.
김광기(bluesky): 그 호기심은 최종적으로 자신한테 돌아옵니다. 즉 외부적 시선이 내부적 시선으로 바뀌죠. ^^ -[09/15-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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