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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심리 아빠에게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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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한테 편지 쓰는 게, 그리고 아빠 이름을 불러보는 게 정말 얼마만인 지 모르겠네요.
어릴 적 일기쓰듯 매일 매일 편지를 쓰던 귀여운 딸이었는데... 아빠 팔에 안기어 곤히 잠들던 어릴 적 모습이 어렴풋이 스쳐 지나 갑니다.
하고 싶은 일 하겠다고 뒤 안 돌아보고 서울 올라온 못난 딸, 난생 처음 자신의 품안에서 딸을 떠나 보내면서 눈물 지으셨던 아빠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옵니다.
서울에 올라와 많은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 혼자 먹는 밥이 얼마나 서러운 지, 아플 때 간호해주는 사람 없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지, 새삼 세상 사는 법을 하나 하나씩 배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속상한 것은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나눌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항상 기뻐해 주시고, 칭찬해 주셨던 우리 아빠.. 가까운 거리임에도 금새 내달리지 못하는 저의 게으름이 원망스럽고, 아빠에게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서울에 올라와 구조조정으로 첫 직장을 그만뒀을 때, 좀 더 나은 환경을 찾고자 두번째 직장을 그만뒀을 때, 그리고 부도로 세번째 직장을 그만뒀을 때,,,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런 변화를 절망과 슬픔이 아닌 도전과 자신 감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당신이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가능성과 희망으로 저를 북돋아 주셨던 아빠,,, 그러나 제가 좀 더 많은 경험을 할 수록, 제가 세월을 느낄 수록 당신의 모습이 점점 작아져만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아직도 '아빠'라는 두 글자로 당신을 부르는 것은 아무리 힘들고 강한 외벽에도 쓰러지지 않았던 예전의 당신의 모습을 되찾고 싶은 바램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아빠,,, 오랫동안 건강한 모습으로 제 곁에, 엄마 곁에, 그리고 두 동생 곁에 남아 주세요.
지금까지 당신이 그러셨던 것처럼 이제는 제가 아빠와 엄마를 지켜 드릴께요.
항상 철부지 어린 아이 마냥 투정만 부렸던 딸,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빠가 제게 주셨던 사랑의 절반이라도 갚는 다면, 정말 효도하는 거겠죠? 제가 어떤 모습으로 빚진 사랑을 되갚을 지 궁금하시다구요? 기다리세요. 깜짝 이벤트로 아빠의 얼굴에 환한 웃음을 가득 피워드리겠습니다.
2003년 1월 7일
아빠의 하나 밖에 없는 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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