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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지식 저장 알츠하이머병: Storage Alzhei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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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보존하는데 있어서 역사상 최고의 기술을 가진 21세기 임에도 불구하고,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정보는 19세기보다도 적을 것이라는 지적은 첨단 기술의 허점과 디지털 시대의 정보 과잉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잘 알려진 미래 트랜드 전문가인 페이스 팝콘의 근저 "미래 생활사전"을 뒤적이다가 재미있는 용어를 발견했다. 바로 이 글의 제목과 같은 저장 알츠하이머 (Storage Alzheimer's)라는 말이었다. 디지털 저장 공간을 의미하는 Storage 라는 낱말과 "노인성 치매"를 연상하는 알츠하이머 라는 의미가 조합되어, "디지털 치매"라는 뉘앙스가 감각적으로 전달된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온갖 것들을 디지털 저장 공간에 기록하면서, 저장된 데이터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고 보존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드디스크와 같은 매체도 외부 충격에 의해 얼마든지 파손될 수 있다. CD와 같은 저장 장치 조차도 불과 몇 년 정도만을 보증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기록 매체가 이러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구 보존 매체로 굳게 믿는 이상스러운 태도로 인해 결과적으로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정보는 19세기 때보다도 더 부족한 시대가 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꽤 안도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잔뜩 보관하고 있던 사진들이 있었는데, 최근에 틈날 때마다 살펴보면서 중요한 사진들을 인화해서 앨범에 정리하고 있다. 그 동안 찍어 쌓아 두기만 했던 분량이 워낙 많아 이제 절반 정도를 처리했지만, 조금만 더 정리하면 모두 인화해서 보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내심 외장 하드에 보관해 둔 사진 데이터가 혹시 파손되지 않을까 언뜻언뜻 고민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 때마다 별일 없겠지 하고 넘어갔지만, 오늘 저장 알츠하이머라는 말을 접하면서 사진을 인화한 내 자신이 흐뭇해 진다. 나에게는 인화(아날로그)가 백업인 셈이다.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금언이 하나 있다. 누구든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준 사진에 대해선 절대로 인화해 줄 것을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말은 확실히 옳다. 그 동안 디지털 카메라로 나를 찍어준 사람은 수 없이 많았지만, 인화된 사진은 지금껏 단 한 장도 받은 기억이 없다.
여칠 전 큰 아이 졸업식이 있었는데, 모두가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 하나씩은 들고 나왔다. 디카인지 필름카메라인지는 사진 찍는 자세만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모두들 수 없이 찍어대고, 별 생각 없이 보관한다. 요즘은 하도 많이 찍어대서 디지털 기록 자체가 일종의 인스턴트 공해와 같이 느껴질 정도다.
모든 것을 포착하는 매체는 결국 아무것도 포착하지 못한다는 진리처럼, 편리하고 대량으로 저장 가능한 장점으로 인해 모든 것을 기록하고 영구적으로 보존 될 것만 같은 기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우리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는 심드렁한 것들로 전락하지 않을까 싶다. 굳이 기록 매체의 한계로 인한 저장 알츠하이머가 아닐지라도, 모든 것을 그저 쌓아두기만 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 스스로 밀쳐냄으로서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정보는 극히 적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이렇게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정보를 보존하는데 있어서 역사상 최고의 기술을 가진 21세기 임에도 불구하고,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정보는 19세기보다도 적을 것이라는 지적은 첨단 기술의 허점과 디지털 시대의 정보 과잉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다. 디지털은 자유로움과 풍성함이 장점이지만 아날로그는 그 제약성과 빈약함으로 인해 돋보인다. 디지털은 인간 행동의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반면, 아날로? 榴?"사고 작용의 단순함"을 제공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디지털 시대의 판단력은, 풍요로운 정보 환경 속에서 의도적인 제약성을 통해 단순함과 명료함을 확보하는데 있다. 어쩌면 디지털 기록을 보완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수단은, 한정된 아날로그 보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칼럼은 inews24의 '홍윤선의 인터넷 김밥'이라는 코너에도 함께 게제됩니다.
"홍윤선"
- 본문 중에서 -
잘 알려진 미래 트랜드 전문가인 페이스 팝콘의 근저 "미래 생활사전"을 뒤적이다가 재미있는 용어를 발견했다. 바로 이 글의 제목과 같은 저장 알츠하이머 (Storage Alzheimer's)라는 말이었다. 디지털 저장 공간을 의미하는 Storage 라는 낱말과 "노인성 치매"를 연상하는 알츠하이머 라는 의미가 조합되어, "디지털 치매"라는 뉘앙스가 감각적으로 전달된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온갖 것들을 디지털 저장 공간에 기록하면서, 저장된 데이터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고 보존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드디스크와 같은 매체도 외부 충격에 의해 얼마든지 파손될 수 있다. CD와 같은 저장 장치 조차도 불과 몇 년 정도만을 보증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기록 매체가 이러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구 보존 매체로 굳게 믿는 이상스러운 태도로 인해 결과적으로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정보는 19세기 때보다도 더 부족한 시대가 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꽤 안도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잔뜩 보관하고 있던 사진들이 있었는데, 최근에 틈날 때마다 살펴보면서 중요한 사진들을 인화해서 앨범에 정리하고 있다. 그 동안 찍어 쌓아 두기만 했던 분량이 워낙 많아 이제 절반 정도를 처리했지만, 조금만 더 정리하면 모두 인화해서 보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내심 외장 하드에 보관해 둔 사진 데이터가 혹시 파손되지 않을까 언뜻언뜻 고민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 때마다 별일 없겠지 하고 넘어갔지만, 오늘 저장 알츠하이머라는 말을 접하면서 사진을 인화한 내 자신이 흐뭇해 진다. 나에게는 인화(아날로그)가 백업인 셈이다.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금언이 하나 있다. 누구든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준 사진에 대해선 절대로 인화해 줄 것을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말은 확실히 옳다. 그 동안 디지털 카메라로 나를 찍어준 사람은 수 없이 많았지만, 인화된 사진은 지금껏 단 한 장도 받은 기억이 없다.
여칠 전 큰 아이 졸업식이 있었는데, 모두가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 하나씩은 들고 나왔다. 디카인지 필름카메라인지는 사진 찍는 자세만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모두들 수 없이 찍어대고, 별 생각 없이 보관한다. 요즘은 하도 많이 찍어대서 디지털 기록 자체가 일종의 인스턴트 공해와 같이 느껴질 정도다.
모든 것을 포착하는 매체는 결국 아무것도 포착하지 못한다는 진리처럼, 편리하고 대량으로 저장 가능한 장점으로 인해 모든 것을 기록하고 영구적으로 보존 될 것만 같은 기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우리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는 심드렁한 것들로 전락하지 않을까 싶다. 굳이 기록 매체의 한계로 인한 저장 알츠하이머가 아닐지라도, 모든 것을 그저 쌓아두기만 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 스스로 밀쳐냄으로서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정보는 극히 적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이렇게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정보를 보존하는데 있어서 역사상 최고의 기술을 가진 21세기 임에도 불구하고,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정보는 19세기보다도 적을 것이라는 지적은 첨단 기술의 허점과 디지털 시대의 정보 과잉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다. 디지털은 자유로움과 풍성함이 장점이지만 아날로그는 그 제약성과 빈약함으로 인해 돋보인다. 디지털은 인간 행동의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반면, 아날로? 榴?"사고 작용의 단순함"을 제공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디지털 시대의 판단력은, 풍요로운 정보 환경 속에서 의도적인 제약성을 통해 단순함과 명료함을 확보하는데 있다. 어쩌면 디지털 기록을 보완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수단은, 한정된 아날로그 보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칼럼은 inews24의 '홍윤선의 인터넷 김밥'이라는 코너에도 함께 게제됩니다.
"홍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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