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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지식 2000년 대입논술 기출문제 건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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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속의 토끼가 인간이라고 하는 가정하에, 글 ㈎와 ㈏에 나타난 삶의 태도를 비교 분석하고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가) 한 옛날 깊고 깊은 산 속에 굴이 하나 있었습니다. 토끼 한 마리 살고 있는 그것은 일곱가지 색으로 꾸며진 꽃 같은 집이었습니다. 토끼는 그 벽이 흰 대리석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나갈 구멍이라고 없이 얼마나 깊은지도 모르게 땅 속 깊이에 쿡 박혀 든 그 속으로 바위들이 어떻게 그리 묘하게 엇갈렸는지 용히 한 줄로 틈이 뚫어져 거기로 흘러든 가느다란 햇살이 마치 프리즘을 통과한 것처럼 방 안에다 찬란한 스펙트럼의 여울을 쳐놓았던 것입니다. 도무지 불행이라는 것을 모르고 자랐습니다. 일곱 가지 무지개 색밖에 거기에는 없었으니까요.
그러던 그가 그 일곱 가지 고운 빛이 실은 천장 가까이에 있는 창문 같은 데로 흘러든 것이라는 것을 겨우 깨닫기는 자기도 모르게 어딘지 몸이 간지러워지는 것 같으면서 그저 까닭모르게 무엇이 그립고 아쉬워만지는 시절에 들어서였습니다. 말하자면 이 깊은 땅 속에도 사춘기는 찾아온 것이었고, 밖으로 향했던 그의 마음이 내면으로 돌이켜진 것입니다. 그는 생각하였습니다.
`이렇게 고운 빛을 흘러들게 하는 저 바깥 세계는 얼마나 아름다운 곳일까.....`
이를테면 그것은 하나의 개안(開眼)이라고 할까, 혁명이었습니다. 이 때까지 그렇게 탐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던 그 돌집이 그로부터 갑자기 보잘것 없는 것으로 비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에덴 동산에는 올빼미가 울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략)
생일날 그의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그렇게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 창으로 나갈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기상천외의 착안을 끝내 해낸 것입니까.
거기로 흘러드는 빛이 없이는 이 무지개 색의 집도, 저 바깥 세계가 있다는 것도 생각할 수 없는, 어떻게 보면 암벽보다 더 철석 같아서 오히려 무(無)처럼 보이는 그 창구멍으로 기어 나갈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마침내 해냈다는 것은, 저 지상에 살고 있는 토끼들이 공기를 마시지 않고는 한시도 살 수 없으면서 그 공기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이 얼마나 놀라운 발견, 발견이라기보다 발명을 해낸 것입니까.
그러나 그것은 그에 못지않게 위험한 사상이었습니다. 손만 가져갔어도 세계는 새까맣게 꺼져 버리지 않았습니까.
열(熱)은 물러갔습니다. 그는 창으로 기어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가다가 넓어진 데도 있었지만 벌레처럼 뱃가죽으로 기면서 비비고 나가야 했습니다. 살은 터지고 흰 토끼는 빨갛게 피투성이였습니다. 그 모양을 멀리서 보면 마치 숨통을 꾸룩꾸룩 기어오르는 객혈(喀血) 같았을 것입니다. (중략)
드디어 마지막 관문에 다다랐습니다. 이제 저 바위틈으로 얼굴을 내밀면 그 일곱 가지 색 속에 소리의 리듬이 춤추는 흥겨운 바깥 세계는 그에게 현란한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는 것입니다. 전율하는 생명의 고동에 온몸을 맡기면서 그는 가다듬었던 목을 바위틈 사이로 쑥 내밀며 최초의 일별(一瞥)을 바깥 세계로 던졌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쿡! 십 년을 두고 벼르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홍두깨가 눈알을 찌르는 것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만 그 자리에 쓰러졌습니다.
얼마 후, 정신을 돌린 그 토끼의 눈망울에는 이미 아무 것도 비쳐 드는 것이 없었습니다. 소경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일곱 가지 색으로 살아온 그의 눈은 자연의 태양 광선을 감당해 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토끼는 죽을 때까지 그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향에 돌아가는 길이 되는 그 문을 그러다가 영영 잃어버릴 것만 같아서였습니다. 고향에 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거죽에 나타내 본 적이 한 번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장용학, (요한시집)중에서...
(나) 오클랜드 섬과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금문교에는 17개의 통행료 징수대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수천 번도 넘게 그 징수대들을 통과했지만 어떤 직원과도 기억에 남을 만한 가치 있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 그냥 날마다 기계적으로 돈을 내고 받고 지나갔을 뿐이다.
1984년 어느 날 아침,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점심 약속 때문에 다리를 건너기 위해 통행료 징수대들 중 하나로 차를 몰고 다가갔다. 그 때 내 귀에 큰 음악 소리가 들렸다. 마치 파티석상에서 울려 퍼지는 댄스 뮤직이거나 마이클 잭슨이 콘서트라도 열고 있는 것 같은 요란한 음악이었다. 나는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차 문이 열려 있는 차는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다른 차에서 들려오는 사운드트랙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통행료 징수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안에서 한 남자가 춤을 추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요?"
그가 말했다. "지금 파티를 열고 있소." 나는 다른 징수대들을 둘러보았지만 그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몸을 움직이는 이가 없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왜 가만히 있지요?"
그들은 초대받지 않았수다." (중략)
몇 달 뒤 나는 그 친구를 다시 발견했다. 그는 통행료 징수대 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아직도 혼자서 파티중이었다.
내가 다시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요?"
그가 말했다. "당신지난번에도 똑같은 걸 물었던 사람 아니오? 기억이 나는구먼. 난 아직도 춤을 추고 있소. 똑같은 파티를 계속 열고 있는 중이라니까." (중략)
당신과 내가 사흘도 지겨워서 못 견딜 그런 좁은 공간 안에서 이 사람은 파티를 열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그 사람과 나는 점심을 같이 먹었다. 그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내 직업을 따분하게 평가하는 걸 난 이해할 수 없소. 난 혼자만 쓸 수 있는 사무실을 갖고 있는 셈이고, 또한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소. 그 곳에선 금문교와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버클리의 아름다운 산들을 다 구경할 수 있소. 미국 서부의 휴가객 절반이 그곳을 구경하러 해마다 몰려오지 않소. 그러니 난 얼마나 행운이오. 날마다 어슬렁거리며 걸어와서는 월급까지 받으며 춤 연습을 하면 되거든요."
캔필드'한센,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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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출처: 화랑입시학원 (이 자료는 실제 대학교에서 치른 시험문제를 입수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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