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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지식 커뮤니티는 신문화권력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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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페에만 2천4백만 명 회원 활동... 아마추어 평론가 등 개인도 권력 주체
네티즌이 신문화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면 과연 그 주체는 누구일까. 사이버문화 전문가들은 신문화권력의 네티즌을 광범위하게는 불특정 네티즌으로, 좁게는 인터넷 커뮤니티로 보고 있다. 드물게는 '귀여니' 처럼 개인이 문화권력의 주체로 등장하기도 한다.
사이버상에서는 웬만한 영화평론가보다 더 유명한 아마추어 평론가도 새로운 문화권력으로 부를 만하다. 네티즌에게는 이들의 글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익형씨도 이같은 '아마추어 평론가'에 속한다. 벤처기업 영업사원이 었던 그는 6년 전 PC통신 유니텔의 동호회 시절부터 영화에 대한 글 을 올렸다. 영화 관련 전공자도 아니었다. 영화가 좋아 영화를 많이 보고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과 만났다. 지금은 인터넷 영화 사이트에서 '인천에서 호'라는 필명으로 영화 네티즌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한 편의 영화평을 20여 개 사이트 게시판에 올리면 평균 4만 건의 조 회 수를 기록한다. 영화 〈오아시스〉에 대한 평의 경우 한 사이트에 서만 1만2천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씨는 "네티즌과 눈높이가 맞고 영화를 본 그대로의 느낌을 전달하 기 때문에 호응도가 높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영화평론가는 영화평 을 통해 지식을 전달하려고 하기 때문에 재미를 원하는 네티즌에게는 오히려 이씨의 글이 더욱 진솔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네티즌에 대한 영향력이 큰 만큼 영화홍보사에도 그의 존재는 이미 알려져 있다.
개그맨트리오 '구봉숙'은 네티즌 스타 이씨는 여러 영화 관련 사이트에서 필명을 날리던 이들 '네티즌 영화 평론가'와 함께 온리뷰(www.onreview.co.kr)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사이트에서 그는 영화담당 기자를 하고 있다.
'재야시사 개그맨'으로 사이버상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개그맨 트리 오 '구봉숙'도 네티즌이 만든 스타다. 김구라(김현동)-황봉알(황원식)- 노숙자(최두영), 이 세 사람의 이름을 합친 '구봉숙'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이들은 걸쭉한 입담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휘젓고 있다. 시 사 문제를 패러디한 개그, 욕설에 가까운 직설적인 표현, 노골적인 성 (性)담론은 패러디 문화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sbs공채 개 그맨 출신인 이들은 공중파 방송의 한계를 뛰어넘는 파격과 독설로 네티즌을 사로잡았다.
인터넷방송과 [딴지일보]외에 케이블TV에도 진출했다. 공동 홈페이지 인 '김구라의 도시탈출 팬클럽'(www.goora.org)의 회원은 2만 명에 이른다. 다음의 '구봉숙의 구라카페'에는 3만6천 명의 회원이 가입했 다.
인터넷 음악방송 뮤클캐스트(www. mukulcast.com)도 네티즌이 만든 하나의 문화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 3,000명이 이 음악방송을 청 취한다. 인터넷 순위 사이트인 랭키닷컴에서 음악 포털사이트를 제외 한 순수 음악방송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음악사이트 순 위에서는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경효 부팀장은 "음반 홍보사에서 가수의 데모음반을 우리에게 보낸다"며 "어떤 때는 네티즌에게 상품 으로 줄 이벤트용 음반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뮤클캐스트 방송국은 개인적으로 아마추어 방송을 하던 10여 명의 네 티즌이 모여 24시간 동안 음악을 내보낸다. 운영자는 직장인-학생이 대부분이다. 하루 중 자신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방송을 제작한다. 방 송을 진행하는 사이버 자키 역시 자원해서 참여한다. 대부분 10대 중 -고등학생인 이들 중 네티즌 사이에 연예인과 같은 인기를 지닌 사이 버 자키도 있다. 인터넷 음악방송계에서는 '비쥬야' '앙주'라는 ID를 가진 사이버 자키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홉 살의 사이버 자키 안효주양은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커뮤니티 가운데에서는 〈다모〉 관련 커뮤니티가 문화적으로 큰 반 향을 일으키고 있다. MBC의 다모클럽(club.imbc.com/ club/damoa)은 다음의 'MBC 다모' 카페와 함께 〈다모〉를 떠받치고 있는 든든한 기둥이다.
다모클럽에서는 끝말에 '하오'를 붙이는 '하오체'와 "아프냐. 나도 아 프다" 같은 드라마 속 명대사가 재생산돼 인터넷 게시판을 가득 채우 고 있다. 급기야 오프라인 매체가 이같은 현상을 '다모신드롬'으로 연 이어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다모폐인'으로 부르고 있 다.
다모클럽의 회원 수는 현재 4만여 명이다. 이 클럽의 시삽 이연정씨는 "우리가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냥 다른 시청자보다 다모를 좀더 좋아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은 '권력'으로 불리기를 거 부하고 있지만 이미 이 클럽의 영향력은 드라마의 시청률과 함께 점 점 커지고 있다.
'빅 몬스터'(www.nkino.com/club/big monster) 커뮤니티 같은 경우도 영화 사이트 nkino에서 최고활동지수 1위 커뮤니티로 인정받을 만큼 SF영화 마니아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곳이다. 공포영화 중 괴수물을 좋아하는 25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구를 지켜라〉 같은 영화의 경우 영화홍보사에서는 이들 마니아 커뮤니티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이들 커뮤니티의 영화 평가가 흥행에 영향을 미치기 때 문이다.
인터넷 사이트 자체도 문화권력 주체 빅 몬스터 운영자인 홍기훈씨는 "영화 시사회에 오라는 초청장이 오 기도 하며 마스코트와 기념 티와 같은 영화 관련 상품을 보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화권력의 가장 중심적인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커뮤 니티이다.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인 다음 카페에는 2백50여만 개의 커뮤 니티와 2천4백만 명의 회원이 있다. 프리챌-야후-싸이월드-다모임-세 이클럽 등에도 수많은 커뮤니티가 있다. 이 중 문화 관련 커뮤니티가 문화권력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다음에서 얼짱문화를 일으킨 '5대얼짱', 인터넷 소설의 태동을 알린 '유머나라', 귀여니팬클럽, 'MBC다모' 카페 등이 최대의 문화권력이라고 할 만큼 부상하고 있 다. 영화-음악 같은 사이트에서의 커뮤니티도 이들 커뮤니티에 버금 가는 세력이다.
인터넷 사이트 자체도 문화권력의 주체로 볼 수 있다. 사이트 게시판 을 통해 문화의 흐름이 소용돌이치기 때문이다. 다음-네이버-MSN- 엠파스-야후-드림위즈-코리아닷컴 등의 종합포털사이트에다 씨네21- 필름2.0-nkino-무비스트-씨네서울 등의 영화 사이트, 벅스뮤직-푸키- 맥스MP3 같은 음악 사이트가 영향력을 갖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문 화와 '폐인문화'를 일으킨 '디시인사이드'사이트와 패러디 신문인 〈딴지일보〉 사이트 등도 문화 담론이 오가는 곳이다. 젊은이들이 많 이 접속하는 게임 사이트도 대중문화에 대한 전파력을 인정받고 있다.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은 "인터넷에서는 무작위로 발전하 는 1단계를 거쳐 소위 힘있는 커뮤니티와 운영자가 권력화하는 2단계 로 간다"고 주장했다. 심 원장은 "하지만 2단계에서 네티즌이 권력화 하더라도 인터넷의 특성상 고정적이지 않으며 또다른 새로운 권력으 로 몰려간다"며 네티즌 권력의 유동성을 강조했다.
이른바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네티즌의 유목민(nomad)적인 특성 이 네티즌 문화권력 현상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현대 철학자 들뢰 즈는 '유목민'이라는 철학적 용어를 만들어냈다. 들뢰즈의 유명한 저 서 〈천개의 고원〉의 제목처럼 문화권력에서도 이제는 권력을 가진 하나의 봉우리가 아니라 1,000개의 높은 고원이 솟아나고 있다.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 [뉴스메이커] 2003년 08월 29일 (금)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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