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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론실
댓글 0건 조회 1,980회 작성일 05-01-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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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역사 7강좌

korea_icon01.gif토론의 역사 7강좌

left_bt02.gif 플래시(예습) ㅣ left_bt02.gif 동영상교육(준비 예정)  

책 제목: 토론의 방법
지은이: 강태완, 김태용, 이상철, 허경호 지음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 

아래 내용은 한국의 토론문화와 교육을 위해 해당 출판사의 허락을 받고 게재하는 토론교육입니다. 무단사용과 배포 전재를 금지합니다. 이 강좌는 책 내용의 일부만 발췌 되었습니다. 자세한 설명내용과 정보가 필요한 분은 책을 구입해서 보시면 고맙겠습니다.

 

CONTENTS
제 1장: 토론의 역사
1. 토론에 대한 정의
2. 토론: 고대 서양 문명으로부터 출발
3. 로마의 토론: 토론의 기능 변화
4. 중세 시대의 토론
5. 영 · 미 토론과 민주주의의 발달
6. 중국과 일본의 토론의 역사
7, 한국 토론의 역사

 

서문

토론은 게임이다? 마치 미드(George Mead)가 "사회를 게임"으로 이해했듯이, 혹은 가다머(Hans Gadamer)가 "대화를 게임"이라고 간주했듯이, 아카데미식 토론도 다음과 같은 면에서는 분명 게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먼저 테니스 게임에서 공이 이쪽 코트에서 저쪽 코트로 오고 가는 것처럼, 토론 역시 찬성과 반대측이 논리와 주장의 공을 서로 주고받는 경기라 할 수 있다. 박진감 넘치는 테니스 경기가 손에 땀을 쥐게 하듯이, 역동적인 토론 역시 짜릿한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 또한 테니스 경기가 승자와 패자를 운명적으로 갈라야 하듯이, 아카데미식 토론 역시 무승부가 나을 수 없는 경쟁의 장이다. 테니스가 명백한 경기 규칙에 기반을 두고 진행되듯이, 아카데미식 토론 역시 토론 당사자들이 숙지하고 있는 규칙에 입각하여 진 행된다. 테니스 경기에서처럼 토론의 규칙 역시 토론 참여자들 사이의 합의를 전제로 한다. 물론 경기에 임하는 모든 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규칙을 논하고, 개정할 수는 없지만, 완만하나마 규칙 자체가 참가자에 의해 수정되고, 보완될 여지는 늘 열려져 있는 것이다.

 

결국 가다머의 표현대로 "대화가 두 사람이 서로간에 이해를 넓히는 과정"이라면, 토론은 주어진 논제를 둘러싼 두 관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찬성과 반대를 번갈아 가면서 맡을 수밖에 없는 아카데미식 토론의 경기 규칙 때문에 토론을 통해 상대 관점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그 관점 내부로 들어가게 되는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토론이야말로 게임만큼이나 아니 게임보다 더 많은 재미와 감동, 나아가 교훈을 줄 수 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여러 매체나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토론들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토론 문화가 부재하다'라는 말을 듣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합리적인 의사 결정 대신 권위나 물리력이 동원되기도 하고, 논리적인 주의, 주장 대신 우격다짐 식의 행동 우선주의로 몰아 부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토론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기대가 과거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현실 구석구석에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와 의사 결정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 또한 토론과 토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설혹 소중하고 공적인 토론의 장이 어렵게 마련되어도 이야기가 압축력 있게 진행되지 못하고 무분별한 감정 표현이 난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우리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특히 교육 현장을 중심으로 누구나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과 같은 토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졌다. 이 책이 소개하고자 하는 아카데미식 토론은 아직 우리에겐 다소 낯설지만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에서는 토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의 후보자 토론이나 심야 토론, 100분 토론 등과 같은 방송용 토론 방식이 참가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의(discussion)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데 비해, 아카데미식 토론은 논제에 대한 긍정과 부정, 혹은 찬성과 반대 양측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이 양측이 일정한 형식과 절차에 따라 토론을 진행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카데미식 토론이란 '아카데미'라는 말 뜻 그대로 토론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논리를 배우고 엄격한 토론 형식 및 절차를 익힘으로써 궁극적으로 토론을 통한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토론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의 척박한 토론 문화와 부족한 의사 소통 기술을 고려해 볼 때 아카데미식 토론을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하여 실천해 보고자 하는 노력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 파급 효과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아카데미식 토론의 이해와 실천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엄격한 형식에 따라 진행되는 아카데미식 토론을 통해 토론 참여자들이 민주 사회의 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합의된 절차를 존중하는 기본 소양을 키울 수 있다.
토론이 민주 사회의 근간이 되는 의사 소통 도구이자 갈등을 해결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게 하는 수단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생산적인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토론의 구조와 형식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구체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둘째,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이끌어 내는 의사 소통 능력을 증대시킴으로 써 21세기형 리더십을 키울 수 있다. 21세기는 사회 각계 각층으로부터 더욱 다양해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기이다. 토론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갈등 상황 속에서도 냉철한 판단력을 토대로 자신의 관점과 논리를 제시하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

 

셋째, 아카데미식 토론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원리를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나의 토론 논제를 놓고 토론 직전에 찬성 팀과 반대 팀이 추첨을 통하여 찬·반의 역할을 결정하는 독특한 규칙은 어떻게 보면 자신의 소신과는 전혀 다른 주장도 어쩔 수 없이 펼쳐야만 하는 상황을 초래함으로써 신념에 어긋나는 '수사(rhetoric)의 기술'만을 키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수만 개에 이르는 고등학교는 물론 3,000여 개의 대학에 토론부가 없는 학교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아카데미식 토론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또 해마다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지역 단위 토론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전국 규모 대회도 수십 차례 열리고 있다. 미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나 정책 입안가들의 의사 소통 능력이나 다양한 문제 해결책 제시 능력이 이러한 교육적 환경에서 다져진 것이라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토론이 우리의 학교 교육에 가져다 줄 교육적 효과는 크게 다음의 몇 가 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토론은 비판적 사고력과 논리적 분석력을 키워 준다.
토론은 주어진 논제에 대한 자발적인 학습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지식을 넓히고 이론을 실전에 응용해 볼 수 있는 훌륭한 기회인 셈이다. 아울러 토론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점에 대해 깊게 생각하여 조사하고 분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둘째, 오늘날과 같이 신속한 상황 판단력과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대에 토론은 민첩한 문제 분석력과 상황 대처 능력을 함양시킨다. 특히 교차 조사와 같은 토론 절차는 물론, 입론이나 반박에서도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재빠른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토론은 시대가 요구하는 재빠른 상황 분석력과 판단력을 키워주는 훌륭한 훈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토론은 효과적인 스피치 구성 및 전달 능력을 키워 준다. 논점을 구성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논증의 기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토론을 준비하면서 토론자들은 준비한 자료들을 놓고 선택하고 배열하며 제시하는 훈련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자기의 논리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에서 정확한 발음, 성량, 목소리의 높낮이, 청중과의 눈맞춤 등과 같은 다양한 스피치 전달 기술도 습득하게 된다.

넷째, 토론은 말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글 쓰기의 능력도 제고해 준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은 신문과 같은 매체에서 이루어지는 지상(紙上) 토론의 형태를 띠고 있다.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도 대개의 경우 말하기 전에 먼저 원고를 '쓰는' 형태로 진행된다.

다섯째, 토론은 학제간(interdisciplinary) 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식의 통합 교육을 실현시킨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의 부정 부패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는 정치, 행정, 법률, 언론, 교육, 환경 등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과 조사가 필요하다.

여섯째, 토론을 수업에 응용하게 되면 질 높은 교육이 가능하다. 대규모의 강의가 일방적인 전달식 수업으로 진행되는 반면 토론을 기반으로 한 수업은 선생과 학생 간의 밀접한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정 논제에 대한 개별 학습 프로그램을 실현시킬 수 있다.

 

주요용어
▶ 토론(debate):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긍정(찬성)과 부정(반대)으로 대응하는 두 팀간에 주어진 논제에 대해서 논거에 의한 주장과 검증을 거듭하여 의논을 되풀이함으로써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과정
▶ 레토릭(rhetoric): 논변학(論辯學). 매체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리를 판단하는 학문. 말을 효과적으로 다듬는 학문인 수사학을 포함하고 있다.
▶ 문답법 (dialectics): ① 질의와 응답을 통해 모순을 배제하고 진리를 규명하는 방법으로 문답법이라고도 함 ② 명제와 사고의 속성으로 찬(thesis: 正)과 반(antithesis: 反)의 이성적 작용을 통해 진리를 규명하는 방법, ③ 헤겔의 변증법으로서 그리스의 문답법 개념을 인류 역사 변천에 원용하여 정 ·반 ·합에 의해 변화한다고 본 방법, 마르크스에 영향을 끼침.
▶ 프로타고라스(Protagoras): B.C. 486~410. 그리스 수사학자, 철학자. 토론학과 인식론의 창시자로 일컬어진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그 만물은 그런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이루어졌다.'라는 명제로 후세 철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제자로 아카데미에서 수학하였으며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 400여 권의 저서로 전 학문 분야에 영향을 끼침. 특히 레토릭, 정치학, 윤리학, 시학을 동시에 저술하여 토론의 정치적 기능 및 사회적 윤리와 언어적 특성을 동시에 가르쳤다. 토론의 세 가지 주제 아리스토텔레스는 토론의 주제를 크게 정책 토론, 가치 토론, 사실 토론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정책 토론은 미래의 정책 결정을 주로 다루고, 가치 토론은 현재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며, 사실 토론은 법정 토론처럼 과거에 일어난 행위의 유무를 다룬다.
▶ NDT: 'National Debate Tournament'의 약자로 1947년부터 열리고 있는 미국 대학생 토론 대회를 말한다. 정책 주제를 토론의 논제로 삼았으며 이후 토론학에서는 일반 명사화되었다.
▶ CEDA: '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의 약자로 1971년부터 열리고 있는 미국 대학생 토론 대회를 말한다. 주로 가치 주제를 토론의 논제로 삼았으나 지금은 정책 주제를 토론의 논제로 삼고 있으며 이후 토론학에서는 일반 명사화되었다. 일명 교차 조사 토론이라고 한다

 

green_01.gif1. 토론에 대한 정의

인간은 각자 다른 생각, 견해, 믿음, 가치를 갖고 있으며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타인들과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해 가고 있다. 이런 공동체를 구성하는 데 있어 토론은 중요한 조정 기능을 한다. 또한 토론은 한 문화의 지적, 정치적, 사회적 쟁점에 대한 사회화 과정이기도하다. 즉, 토론을 통해 문제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다양한 해결책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속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게 되고 공동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토론(debate)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긍정과 부정으로 대립하는 두 팀이 주어진 논제에 대해 논거에 의한 주장과 이에 대한 검증, 의논을 되풀이함으로써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다. 'Debate'라는 단어는 라틴어 동사 'debattuere'에 기원을 두며 'debattuere'는 'de'와 'battuere'라는 의미소로 나눌 수 있다 접두사 'de'는 'away(분리하다)', 혹은 'down(제거하다)'의 의미이며 어간인 'battuere'는 이후 영어의 'battle(전쟁)'이라는 의미로 발전되었다. 라틴어 동사로서의 의미는 'to beat(치다)'였다. 결국 'debate'라는 말은 전쟁에 비유한 표현 과정에서 출발하여 언어로서 개념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말의 토론(討論)은 토(討)와 론(論)으로, 』토(討)는 다시 언(言)과 촌 (寸)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론(論)은 언(言)과 륜(倫)으로 나눌 수 있다. 즉, 』토(討)는 말을 나누거나 쪼개어 분석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론(論)은 말을 돌려가며 진행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토론이라는 말은 사실 일제 시대에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다. 원래 영어의 'debate'에 충실한 우리말 대응어는 '논쟁(論爭)'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구에서 토론의 개념은 어원이 밝혀주듯 전쟁과 비유되어 설명되고 있다. 즉, 물리적 싸움인 'bate'(to beat)에서 분리(debate)되어 말로하는 전쟁, 혹은 시합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말로도 논쟁이 '말이나 글로 다툰다 (爭)'는 뜻이므로 'debate'란 말의 원래 의미를 더 잘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토론이란 말이 보편화되어 있어 구태여 논쟁이란 말로 환언할 필요는 없다.

 

서구에서는 고대로부터 토론을 레토릭(rhetoric: 일반적으로 수사학)의 한 분야로 인식하여 인간이 어떻게 서로 정보를 효과적으로 교환하고, 자기, 혹은 소속 집단의 주장·견해 ·의견 등을 어떻게 더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전달하며, 다른 이, 혹은 다른 집단의 주장·견해 ·의견 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연구하여 왔다.

 

green_02.gif2. 토론 :고대 서양 문명으로부터 출발

토론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 아테네의 정치적 민회와 법정 토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론의 역사를 기술하는 데 동양과 서양을 나누는 것은 자의적이고 허무한 작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전통을 바탕으로 인류 문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고 현대 문명의 굳건한 발판을 제공하였다.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은 토론을 학문의 한 분야로 인식하여 제반 사회 쟁점의 해결 도구와 수단으로 이용하여 왔다. 토론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의 확산과 발달에 기여한 바가 크다. 그리스 문명은 도시 국가로 발달하였으며 그 중 아테네는 민주주의를 정체로 채택하여 운영하던 국가였다. 민주주의를 정치 체제로 택한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는 정치적 ·경제적 · 사회적 ·법적 주요 사안에 대하여 토론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였다. 중요한 정치적 사안은 직접 민주주의 형태인 민회에서 토론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였다. 민회의 주요 사안들은 국방, 외교, 납세, 재정 정책 등에 관한 것이었으며 소송은 법정에서 원고측과 피고측의 변론을 통해 배심원들이 결정하였다. 아테네 시민이면 누구나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가지는 동시에 제기된 소송의 배심원으로 선택되면 판결에 참석해야 하는 의무를 가졌다. 아테네 시민이면(노예와 여자는 제외됨) 누구나 정치 민회에서 자기의 주장과 견해를 발표할 기회를 가졌으며, 대개의 경우 한번 개최되면 일주일 이상 열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자기의 주장과 정책에 대한 견해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었는데 그런 자기 주장을 펼치는 공간이 바로 아고라(Agora)였다.

 

법정 토론은 소송의 규모와 심각성에 따라 달랐다. 살인죄 등과 같은 중 죄인 경우 아레오파지티카(Areopagitica)라는 대법정이 열렸으며 한 번 열릴 때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배심원이 선정되었다. 법정 기소와 변호는 스피치와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이때 법정에는 물시계를 설치하여 5,000드라코마 화폐 단위)가 넘는 사건인 경우 기소는 10콘기우스(물의 양)가 허용되었고 변론에는 3콘기우스가 허용되었으며, 5,000드라코마 이하는 7과 3콘기우스이고, 1,000드라코마 이하는 5와 2콘기우스로 시간을 할당했다. 현대 토론에서 사용되는 시간 제한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어진 시간에 자기의 의사를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는 능력은 재산을 보호하고 자기의 정치적 입지를 방어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배심원은 아테네 시민들 중 무작위로 선정하였는데 선정된 사람은 아테네 시민으로서 재판 과정에 참석해야 할 의무와 판결의 의무를 가졌다. 정치적 토론(deliberative)이 미래의 선택을 결정하는 반면 법정 토론 (forensics)은 과거의 행위에 대한 사실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또한 사회적 토론(epideictic)은 현재 공동체가 가져야 할 가치관의 옳고 나쁨을 따졌다. 미래의 선택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측은 자기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 과거에 일어난 사례들과 비유하는 방법을 많이 이용하였다. 예를 들어 페르시아 다리우스왕의 침공에 대해 전쟁으로 그리스를 방어하느냐, 아니면 패배할 가능성이 많으니 협상을 통해 물질적 피해를 최소화하느냐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면 과거의 사례, 혹은 이웃 국가들의 유추적 사례를 그 논거로 많이 제시하였다. 반면 법정에서는 범죄 행위의 사실 유무, 행위의 정도로 판결하였으므로 삼단 논법이나 생략 삼단 논법에 의거한 논거가 많이 제시되었다. 정치 ·사회 ·법정 토론의 주제를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책(policy) ·가치 (value) ·사실(fact)로 구분하였으며 각 주제에 따라 토론의 기법적 특성을 연구하였다. 정치 ·사회 토론은 정책과 가치에 대한 주제이며 법정 토론은 사실 유무에 대한 토론인 것이다. 정책 ·가치 ·사실에 대한 구분은 이후 영 · 미 학생 토론 대회의 형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현대 아카데미식 토론은 정책과 가치에 대한 주제가 많은 반면 법대 학생들은 사실 유무를 따지는 모의 법정 토론을 많이 열고 있으며 주제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채택한다. 그러나 주어진 토론에서 때로는 정책적 주제도 가치와 연결하거나, 혹은 가치가 쟁점인 것으로 변질시키거나 가치적 주제를 정책적인 것으로 변질하는 것마저도 토론의 중요한 기법으로 인식하였다.

 

아테네에서는 토론과 토론 평가 능력을 민주 시민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본적 소양으로 보았다. 이런 이유로 토론을 가르치는 학원이 성행하였으며 이들을 소피스트라고 불렀다. 각자의 소피스트들에 따라 지적이고 관념적인 주제에서부터 현실적인 정치적 주제와 법정 토론에서 이기는 방법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성행하였다. 플라톤(Plato)이 운영한 학교는 제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가 수학한 아카데미(Academy)였으며, 이소크라테스(Isocrates)가 운영한 학교는 리시움(Iyceum)이었다. 이와 같이 각각의 학원 명이 달랐다.

 

일반적으로 그리스의 소피스트(sophists) 중 한 사람인 프로타고라스(Protagoras)'를 토론학의 시조라 한다. 그 이유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그 만물은 그런 것과 그렇지 않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라는 명제를 던졌는데, 수천 년 간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이 명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앞 문장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만 인용하여 프로타고라스의 명제를 철학의 중요한 방법인 인 식론적 관점에서만 해석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두 번째 명제인 '그 만물은 그런 것과 그렇지 않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명제라고 볼 수 있다. 이 명제는 변증법의 기초가 되어 2200년 후 헤겔에 의해 인류 역사의 변천을 변증법적으로 설명하는 도구가 되었다. 헤겔의 영향을 받은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를 유물론적(물질과 상품의 교환) 변증법으로 설명하여 20세기에는 전세계가 마르크스의 시각에 의해 '그런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유추인 공산주의 사회와 자본주의 사회로 양분되었고 21세기에도 한반도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프로타고라스의 이 명제는 변증법적 관점과 함께 모든 주장과 사상은 반대되는 주장과 사상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며 찬성(正)과 반대(反)의 인식 과정이나 토론을 통해 진리를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즉, 인간의 앎이란 인간 내면 속에서 내재적으로 찬성 (正)과 반대(反)의 이성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며, 이런 개인적 앎은 공공 장소에서 다른 앎을 가진 다른 이와의 토론을 통해 진정한 앎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프로타고라스를 토론학의 시조라고 일컫게 된 것이다. 이는 토론이 인류 사회에 정치 ·문화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는 동시에 토론을 통해 진리를 규명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토론학의 철학적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소피스트인 프로타고라스는 개인 학원을 운영하여 제자들에 게 강의하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토론의 방법을 가르치며 오전엔 긍정측의 입장에서 토론하게 하고 오후엔 반대측 입장에서 토론하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프로타고라스와 달리 소크라테스 (Socrates)와 플라톤(Plato)은 윤리와 참 진리에 의거한 주장만이 진정한 토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젊은 영혼을 썩게 한다'는 죄목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까지 참 진리만이 진정한 진리라는 교훈을 가르쳤다. 이소크라테스 (Isocrates)는 토론의 교육적 관점을 강조하였으며 리시아스(Lysias)나 앤티폰 (Antiphon)은 수수료를 받고 법정 토론의 원고를 대필해 주기도 하였다. 소크라테스를 스승으로 삼은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의 학문과 소피스트들의 학문을 집대성하여 현대 서구 학문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 레토릭(Rhetoric)에서 정치 ·사회 ·법정 토론의 기법과 전략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으며 현대 토론학에서도 그의 개념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green_03.gif3. 로마의 토론 :토론의 기능 변화

그리스 토론 문화는 로마 문명으로 계승되지만 B.C. 1세기경 첫 황제 옥타 비아누스(0ctavianus)가 등극하면서 공화정은 막을 내리고 전제정이 시작되었고 토론은 선택된 엘리트들의 소유물로 변질된다. 당시 전제정에 반대한 로마의 정치인이자 수사학자였던 키케로(Cicero)는 "나와 함께 공화정은 끝 났다(With me dies, Republic)"라는 유언을 남기고 살해되었다. 전제정이 시작되기 전 공화정 시절엔 로마의 의회(Senate :현 영어 '상원 의원'의 기원) 에서 정책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법정 토론은 그리스와 달리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이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지식을 갖춘 판사가 판결하였으며 원고인과 피고인은 직접 기소와 변호에서 변호인이나 검사를 통한 대리인이 토론을 담당하게 되었다. 로마 초기에는 정치적 견해와 공공 토론을 하는 행위와 공간을 포럼(Forurn)으로 불렀으며 포럼에는 연단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그 연단을 로스트럼(Rostrurn)이라 하였다

 

green_04.gif4, 증세 시대의 토론

이후 중세 암흑기에 토론은 정치적 사회적 기능이 축소되었으며, 토론의 주제 중에서 특히 진실을 규명하는 토론은 사라지고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고 그 해석을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만 발달하게 되었다. 12세기에 들어와 르네상스 운동이 일어나면서 볼로(Bologna)와 파리 등 유럽 각지에 대학이 설립되기 시작하였고 토론이 학문의 발달에 끼치는 영향과 기능에 대한 연구가 다시 일어나게 되었다. 학문이 명제와 가설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주장을 분석, 비판하지 않고 발달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관해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토론은 인문학도뿐만 아니라 자연과학도에게도 필수 교양 과목이 되었다. 예를 들어 옥스퍼드는 I~2학년 동안 토론 과목 수강이 필수였다. 13세기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1학년 생은 1년 동안 명제나 주제에 대한 찬반 토론을 학습하면 'General Sophister' 라는 명칭을 얻었으며 2학년에서는 심화 과정을 수강하였다. 이후 토론학은 4학년 졸업생의 구두 시험으로 발전되어 졸업의 중요한 마지막 관문으로 정착되었다.

 

green_05.gif5. 영 ·미 토론과 민주주의의 발달

1) 영국의 토론
1265년 영국의 하원(House of Commons)이 설립되었으며 하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의회 토론이었다. 그러나 영국 하원은 때론 영국 왕들에 의해 전쟁, 혹은 재정 확충을 위한 종속적 기구로 전락하는 우여곡절을 겪지만 근대 민주 사회의 태동과 함께 토론의 기능과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새로이 일어난다.
근대 영국 의회 토론에 기초를 닦은 이는 학자이자 정치인이었던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영국 의회의 민주적 정치 기능을 강조하였으며 의회 토론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영국 의회 토론은 18세기 들어 민주주의의 진전과 함께 크게 발달한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토론 클럽이 생기면서 당시 정치에서 소외되었던 중산층 출신의 회원들이 많이 가입하여 정치 ·사회적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후 영국은 의회 정치를 통해 토론이 발달하게 되며 토론의 기술과 능력은 영국 의원의 기본 소양이 된다. 영국 의회 토론은 형식적인 면에서 전통과 규율을 인정하면서도 내용적인 면에선 독립성과 자율성을 중시한다. 영국 의회의 토론은 근대 토론의 규범이 되었으며 현재의 아카데미식 토론 방식의 하나인 의회 토론 방식(parliamentary debate format)의 원류가 되었다. 19세 중엽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는 토론의 정치 교육적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토론의 활성화를 권장했다. 대학간 아카데미식 토론을 개최한 곳도 영국의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14세기 캠브리지대학교에서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학생들 간에 처음으로 대학간 토론 대회를 개최하였다고 한다. 이 후 근대에 들어와 영국에서 교육의 한 방편으로 토론이 발달하면서 민주 시민 양성에 큰 몫을 하게 된다.

 

2) 미국의 토론
미국의 토론 문화는 타운 홀 미팅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 타운 흘 미팅이란 시민이면 누구든 참가하여 자기 의사를 표명하며 투표로 결정하는 회의 방식이다. 이 토론 방식은 공동체의 자유 토론 방식이다. 이것은 영국의 식민지 시절부터 공동체의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했던 미국식 공개 토론 방식으로 현재는 토론의 한 형식을 일컫는 일반 명사가 되었다. 미국은 지금도 각 공동체마다 다양한 사안에 대해 수많은 타운 흘 미팅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1997년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시에서 사슴 사냥권 허용 여부를 가리기 위해 타운 흘 미팅 형식의 토론이 이루어졌다. 찬성측은 사슴의 수가 너무 많아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측은 사슴의 수가 정확히 측정되지 않기 때문에 당시로선 결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6개월 간에 걸친 토론을 통해 사안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이해가 충분히 이루어진 후 찬반 투표로 의사를 결정하였다. 이렇듯 미국의 토론 문화는 뿌리가 깊다. 미국은 역사상 다양한 형태의 토론이 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의 아카데미식 토론도 미국에서 발달하였다.

 

(1) 토론의 정치적 기능
미국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함께 민주제를 채택하면서 토론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다양한 선거를 민주적으로 치르는 과정에서 정치 토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1838년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 1860년 미국 16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일리노이주 상원 의원 선거에서 당시 주지사였던 스테픈 더글러스(Stephen Douglas)와 벌인 토론을 계기로 미국은 현대 선거 토론의 방식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하였다.

 

(2) 아카데미식 토론의 발달
식민지 시대부터 발달한 미국 대학은 18세기 초에 토론 동아리와 클럽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아카데미식 토론은 1826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일어난 리시움(Lyceum) 운동과 함께 시작되었다. 지식인, 정치인, 법조인 등 사회의 다양한 계층이 모여 스터디 그룹을 형성한 이 운동은 리시움이라는 말 그대로 스피치와 토론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서로 논의하는 활동을 말했다. 1830년대 초반에 들어서는 전국적으로 무려 3,000개가 넘는 리시움이 생겨 났다. 이후 여러 가지 형태의 토론 클럽들이 형성되었다. 아카데미식 토론은 19세기 말경 시작되었으며 몇몇 대학은 인접한 타 대학과 대학간 토론 대회를 개최하였다.

 

green_06.gif6, 중국과 일본의 토론의 역사

중국과 일본에서도 토론이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하였지만 하나의 학문 분야로 정착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은 1990년대 들어 중국, 대만, 홍콩 학자들을 중심으로 고대 중국에서 토론의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토론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춘추 전국 시대의 제자 백가들의 토론에 대한 연구가 서구에 많이 소개되고 있다. 공자, 노자, 장자의 토론에 대한 방법과 기법들을 서구의 개념으로 재 해석하는 작업 역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1850년대에 서구 국가들에게 전면적 개방을 하면서 당시 일본인 몇 명을 서방 국가에 시찰 보냈다. 즉, 신사 유람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green_07.gif7. 한국 토론의 역사

타 문명과 같이 한반도에도 수준 높은 문명이 존재하였으며 다양한 형태의 토론이 존재했지만 중국이나 일본처럼 토론을 학문의 한 분야로 인식하지 않았다. 절대 왕정을 오랫동안 유지하였기 때문에 토론이 민중들에게 교육의 방법으로나 정치적 도구로서 기능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한국 역사에서도 토론이 활발했다는 증거가 역사의 기록에 많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정책 결정을 하는 엘리트 집단의 정책 결정 토론은 고려 왕조 실록이나 조선 왕조 실록에 풍부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그런 기록을 토론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다. 정치 토론 외에도 종교적, 이념적, 정책적 토론 역사에 관한 기록은 풍부하다. 예를 들어 고려 시대의 불교 종파들 간의 논쟁은 돈오돈수 이론과 돈오점수 이론으로 나뉘어 지금도 토론이 계속되고 있으며, 척화파와 강화파의 토론 및 십만양병설에 대한 찬·반 토론 등은 정책 토론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다. 율곡 선생과 퇴계 선생의 이기일원론과 이기이원론은 지적 토론의 정수라 할 수 있다. 또한 고려 왕조 실록과 조선 왕조 실록은 정책 토론과 가치 토론 연구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사료들을 토론학적 관점에서 재 고찰함으로써 한국 토론학의 전통을 밝히는 작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5대 대통령 선거부터 후보자들 간의 직접 토론회가 개최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보다 더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정치적 과정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도, 반대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지는 못할지라도, 반대 의견의 존재성을 수용할 줄 아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즉, 반대 의견을 꼭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말이 아니라 반대 의견이 있다는 사실만이라도 존중할 줄 아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올바른 토론 문화를 정착시 켜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토론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없는 실정이다. 학생들의 사고력과 문장력을 측정하기 위해 대학 입시에 논술을 넣기도 했다. 하지만 논술 못지 않게 논변(論辨:)도 중요하다. 특히 구어적 의사 소통이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대에서 자기의 주장과 의견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소양이 글보다 앞선다고 볼 수 있다. 논변력을 향상시키는 토론 교육이 잘 되면 많은 사회 기관의 모습이 또한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사법 기관의 모습이 달라지고, 변호사 역시 '문호사(文護士)'가 아닌 진정한 변호사(辯護士)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근대 한국 역사를 살펴보면 구한말 독립협회는 토론을 중시하였으며 정부 수립 후 민주주의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1987년 6월 민중 항쟁 이후 공공 토론이 더욱 활성화되었다.

 

1990년대에는 텔레비전 등과 같은 대중 매체에서 다양한 형태의 토론을 통해 정치, 사회, 경제, 교육 현안에 대한 각 개인이나 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학교 교육에서 토론 교육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 ·중·고 ·대학교에서 토론식 수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체계적으로 토론을 지도할 수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토론 교육을 지도할 수 있는 인원 양성과 토론 교육의 제도화 및 교육 자료 개발에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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