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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수필 가을을 타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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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론실
댓글 0건 조회 954회 작성일 10-10-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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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0_0021.jpg

우리나라 말 때로 참 재미있습니다.
차를 타는 것도 아니고 말을 타는 것도 아니고 가을을 탑니다.
제가 요즘 가을을 탑니다. 가을을 탄다.
내가 가을을 탄다. 나는 남자다. 남자가 가을을 탄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다.
가을을 생각하니 먼저 마음이 왠지.......
저의 표현력이 부족한 것은 잘 알지만
이 가을에 저의 마음을 어떻다고 하려니 딱히 그럴싸한 표현이 없습니다.
그래서 생뚱맞게 서두를 채웠는데 지면만 버린 것 같습니다.
옛말처럼 원고지를 채운 것도 아니고 Delete키를 누르면
순식간에 지워질 것인데 그냥 내버려 둡니다.
첫줄부터 다시 읽으니 더 혼란스럽습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전혀 가지런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가 요즘 저의 마음입니다.
그것을 두고 가을을 탄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을이 되면 여느 때면 살아가느라 바쁜 나머지 떠올리지 않는 생각들을 문득문득 떠올립니다.
여느 때면 시선한번 주지 않던 사물이나 풍경에 시선을 고정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가을이 되면 여느 때면 그저 흘려듣게 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두드립니다.
가을이 되면 여느 때 같으면 느끼지 않던 수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가을이 되면 길가에 울려 퍼지는 제목 없는 아니 모르는 음악소리에도 콧날이 시큰해집니다.
가을이 되면 여느 때면 귀찮기만 했던 비가 오는 풍경에 넋을 잃을 때가 많아집니다.
가을이 되면 성급하게도 아직 두 세달 남아있는 달력이 너무 얇게만 보여
또 한 살을 더 먹는 현실에 한숨을 쉬게 됩니다.
그리고 이놈의 가을이 참 자주도 찾아온다고 느낄 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터무니 없이 작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급해지고 조급해지고 초조해지다가 금새 한숨을 쉬게 될 때가 있습니다.
젊다는 것의 기준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젊지 않다는 생각은 하게 될 때 얼굴에 잔주름,
그리고 더 이상 새치라고 할 수 없는 흰머리, 그리고 확연히 머리 밑이 보이는 모습,
그리고 왠지 새 옷을 입어도 태가 나지 않는 현상을
처음엔 충격으로 다음은 거부로 그 다음은 받아들이는 내 자신을 발견 했습니다.
가을을 탄다. 예전에 가을을 탈 때는 그랬습니다. 제 자신 밖에 몰랐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저를 봅니다. 다른 사람들의 가을까지 타게 됩니다.
옆에 누워 자고 있는 아내도 이 가을에 마음을 여행을 떠나겠지.......
그녀는 외로울까? 그녀의 가을은 어떤 색일까?
꿈속에서 어쩌면 싱그러운 여대생 시절로 돌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꿈 많던 시절 젊고 잘생긴 그녀의 첫 사랑은 아직도 그녀의 기억 속에 20대 초반의 청년입니다.
잠에서 깨어나면 다시 돌아올 현실을 잠시 잊고 행복한 여행을 하기를 남편인 저는 진심으로 바랍니다.
적어도 이 가을에 만은 말입니다. 어머님의 이 가을날은 어떤지?
성급한 낙엽이 하나 둘 씩 구르기 시작하는 선득한 아침에
아침 운동을 하면서 어머님은 어떤 생각에 잠기시는지.......
어머님께도 어린 소녀 시절이 있었음을 세상은 다 아는데
이 가을날에 그분의 가슴을 채우는 것은 어떤 그리움인지........
이빨 빠진 호랑이 아버님도 칠순을 훌쩍 넘었어도 남자의 계절 가을을 타고 계실 테지요.......
아버님의 주름 속에 숨어있는 회상 속에 아버님도 스무살 청년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하시고 있는 것인지?
그 놈의 자식들 바쁘다는 핑계로 뒷모습만 보이고 .......
아무래도 외롭고 쓸쓸할 것만 같은 부모님의 가을을 생각하니 그 또한 가슴이 아련해 집니다.
한 사람의 남편으로서도 자식으로서도 참 능력이 부족하기만 하여
수북이 빈 가슴을 채울 수 없는 이 사내는 이 가을에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그리고 친구들의 가을은? 그리고 남편을 잃은 친구의 가을은 또 얼마나 외로울까?
친구를 떠나보낸 친구의 아들은 또 어떤 가을일까? 아빠 생각에 입술을 깨물고 있을 건지.......
생각은 꼬리를 물고 또 물고 왜 이렇게 가슴이 쐐~ 하기만 한 것인지?
우리 인간의 삶이 그런 것일까? 결국 또 철학자가 되고 맙니다.
우리 인간의 감성의 문을 열면 모두 다 사랑스러운 존재들인데.......
우리는 서로 다투어야하고 질투해야 하며
내 것을 채우기 위해 사나운 발톱을 세우고 갈아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생각으로 끝을 맺습니다. 감수성 예민한 남자는 못쓴다.
지금 시국이 어떤 시국인데 그렇게 얼빠진 채 살고 있나? 현실로 돌아와야 합니다.
"나. 가을 타는 것 같아."라고 한 번도 토로할 기회를 현실은 주지 않습니다.
매일을 그렇게 현실로 돌아옵니다. 여러분들의 가을은 어떠신지요?
당신도 가을을 타시나요? 말머리를 돌리기 전에 한 말씀만 드리려 합니다.
가을이야기를 하며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나의 가을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가을을 한 번쯤은 생각해보자는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20101010_0022.jpg

하루에도 수없는 생명들이 사라집니다.
적어도 인간의 차원에서 우리의 곁을 떠나갑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인들이 떠나 갈 때면 우리는 더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같은 삶이요 생명이지만 해마다 수많은 생명들이 기아상태로 죽어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존경하고 의지하는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면 우리는 무척이나 혼란에 빠집니다.
그것도 스스로 삶을 포기 했다면 그것은 더 없는 충격일 것입니다.
여러분 이미 뉴스를 통해 접하셨겠지만 행복전도사,
행복 멘토로 유명한 최윤희씨가 부부동반으로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이지만 기독교인의 시각으로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 역시도 그 분의 책을 많이 읽었고 그 분의 강의 시디를 많이 들었던 사람으로서
그 소식은 저를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다른 말씀은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가을 날 부부는 쓸쓸히 종이 한 장 남기고 떠나셨습니다.
분께서 많은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영향을 끼쳤는지
스스로 다 알지는 못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꿈을 주고 웃음을 찾아 준 분이셨다 하더라도,
아니 유명한 스타 강사였다 하더라도 그 분은 한 개인의 인간이었습니다.
저는 적어도 죽고 싶을 만큼 아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압니다.
그것은 육신의 아픔일 수도 있고 마음의 아픔일 수도 있습니다.
남에게 가르치는 분이셨지만 그 분 스스로도
자신을 극복해 갈 수 있도록 깨우쳐 주는 선생님이 필요하였고
그 분의 정신을 지배하였던 육신의 고통과 병마의 잔인한 칼질에 대해
매니지먼트가 필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분의 가슴에 들어 가보지 않은 이상
그 분에 대한 실망을 하거나 그 분에 대한 폄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에 대한 정당화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종교적인 시각에서 볼 때 사회적 지도자로서
그 분이 택한 길이 최선 이었다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분을 아무도 지켜주지 못했다는 것,
이 사회가 그 분의 선택을 막을 길이 없었다는 것,
그 분도 한사람의 나약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우리 자신도 어떤 길을 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정말 남의 일이 아니랍니다.
남의 집 담 넘어 구경 하듯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죽음과 삶, 삶과 죽음은 백지장 한 장 차이입니다.
살아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사는 겁니다.
기왕이면 다른 사람까지도 사랑하면서........
할 수 있다면 너그럽게 이 세상을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이 가을에 결국 횡설수설하고 말았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말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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