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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론실
댓글 0건 조회 7,644회 작성일 06-02-05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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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문화 정착 대학이 나섰다.

이 땅에 토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대학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다수의 대학들이 기본적으로 토론 관련 수업을 개설했고, 신입생 선발 시 집단 토론을 면접 평가 방식으로 채택하기도 한다. 전국 규모의 대학생 토론대회도 많이 열리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토론문화 성숙에 힘을 보태는 대학도 있다. 이처럼 토론을 중시하고, 토론을 실천하는 대학을 몇 군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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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명여대 숙명 토론대회, 치열한 접전

숙명여대는 2002년부터 해마다 다른 주제로 토론대회를 자체 개최해왔다. 예선 1차 서류 심사와 2차 인터뷰 심사를 거쳐 32개의 본선 진출팀이 가려지면 토너먼트 형식으로 결선까지 치러진다. 논제는 대회 일주일 전에 발표하며, 찬성과 반대 입장은 토론 당일에 추첨을 통해 결정하므로 깊이 있는 사전 준비를 요한다.
세 명이 한 팀으로 구성되며 사회자가 없이 진행되는데 이는 ‘칼 포퍼’ 식 토론을 다소 변형한 ‘숙명토론방식’의 엄격한 규칙에 따른다. 각 팀별 한 번의 입론 기회(6분), 두 번씩의 질문(3×2=6분)과 반론(5×2=10분) 기회를 갖게 돼 반론에 주안점을 두는 토론 방식이라 볼 수 있다.
대회를 주최하는 의사소통능력개발센터 측에선 이러한 토론 방식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고, 팀의 결속력과 유기적 협조를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약 60분 정도 소요되는 토론의 마지막엔 전체토론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도 갖게 되며 심사에는 쟁점의 포착, 논거의 참신성과 다양성, 표현의 명료성 등을 반영한다. 입상자들에게는 해외연수 지원금과 격려금 및 상패가 푸짐하게 주어져 재학생의 참여도가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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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대 토론식 그룹면접으로 수시모집

아주대는 수시 신입생 선발에서부터 토론식 면접방법을 채택해 학생들을 평가한다. 이는 수시 전형이 도입된 첫해부터 이어져오는 방식으로 토론을 통해 수험생의 표현력, 사회성, 사고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학부별로 진행되는 그룹면접은 1조당 6명 내외의 학생이 찬반양론이 가능한 토론 주제에 대해 약 20분간 자유롭게 토론하게 된다. 2인의 면접위원은 단순한 평가 외에도 토론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일종의 사회자 역할을 수행한다. 전공지식과 관련한 문제보다는 해마다 이슈화되는 사회적 문제를 출제하며 정답이나 결론 도출보다는 논리적인 의견 개진과 경청하는 자세를 중요시한다. 입학처의 황원복씨는 "대학에서 더욱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연마하기 위해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탁월한 자기표현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토론면접 방식은 단편적인 지식의 평가를 넘어서 실질적 대학 수학 능력의 평가수단으로 큰 실효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집단 토론 면접은 규정화된 형식이 없기 때문에 단기간의 준비로 응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평상시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두는 습관을 가진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하는 이 대학의 방침은 교과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찌든 현 교육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연세대 강의에서 익히는 토론

02.jpg현대사회에선 인터넷과 모바일 등의 영상 및 구어(Oral) 매체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토론문화는 아직 어색한 단계지만 21세기 사회에선 쌍방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사회의 요구가 대학 강좌의 개설 경향에도 반영돼있다. 연세대는 ‘독서와 토론’, ‘말하기와 토론’, ‘쟁점과 토론’등의 강의를 교양과 전공과목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교양 선택과목인 ‘독서와 토론’에선 플라톤, 데카르트 등의 사상 역사서와 스탕달, 세르반테스 등의 고전 문학서를 읽고 텍스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토론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110분 수업 중 80분을 발표와 토론으로 할애하는 이 수업은 창의적인 자기표현과 논리적 비판, 능동성 등을 중요시한다.
‘말하기와 토론’과목 역시 교양 선택 과목으로 연설 및 프리젠테이션 스킬은 물론 토론의 이론과 진행, 방송 스피치 등을 체계적으로 배우게 된다. 이 중 토론 부분의 수업은 담당교수가 기획단계서부터 함께 작업해 패널 토론의 형식으로 진행한다.
‘쟁점과 토론’은 신문방송학 전공의 선택 과목이다. 이 강의에선 사회적 이슈에 의해 형성된 쟁점을 찾아보고 그것이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해소, 유지 또는 증폭되는가를 분석해본다. 학생들은 여기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쟁점을 직접 만들어내고 토론하는 시간도 갖는다. 특히 ‘말하기와 토론’과 ‘쟁점과 토론’과목은 ‘MBC 100분 토론’의 진행자이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로 활약 중인 손석희씨가 참여하고 있어 학생들의 관심과 호응이 대단하다. ‘쟁점과 토론’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조별로 ‘100분 토론’을 방청해 방송 중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볼 기회도 주어진다.

이성실 학생리포터 silsil0201@hanmail.net

 

● 토론문화, 지금 외국에선?

민주사회의 성립을 위해선 자유로운 발언이 보장돼야 한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5.18 광주민중항쟁의 그 날도 자유로운 발언권 보장을 외치지 않았던가. 발언권의 보장은 서로의 의견에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음을, 곧 토론 문화의 발전을 의미한다. 일찍이 민주주의를 외쳤던 서구의 국가들. 그렇게 그들은 우리보다 앞선 토론 문화를 가꿀 수 있었다.

 

● 프랑스_토론이 곧 일상

‘수다쟁이의 나라’ 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 프랑스의 거리에는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카페들이 즐비할 뿐만 아니라,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날이 저물도록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많은 카페들과 말하길 좋아하는 국민성의 두 조합은, 자연스레 토론 문화의 발달을 가져왔다.
이에 대해 프랑스 소르본(Sorbonne) 대학과 몽쁠리에(Montpellier) 대학에서 수학했던 문희원(서울대 영문 02)씨는 "프랑스의 카페 문화 역사는 오래 됐다. 1900년대 초반, 당대 예술가들이 카페에 모여 예술에 대한 토론을 하고 영감을 얻어가면서 카페는 예술과 토론의 중심지가 됐다. 그리고 이것이 현대 일상적인 토론 문화의 모태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라고 설명했다. 비록 현대의 토론 주제가 학구적이거나 미학적이지는 않지만, 격식은 덜 차리되 더욱 일상적인 것을 토론의 주요 주제로 삼으면서 대중적인 문화를 형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문희원씨는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프랑스의 토론 문화에 대해, "그 증거는 비단 카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TV 오락 프로그램과 비슷한 분위기의 TV 토론 프로그램들이 많다는 것과 그의 시청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라고 덧붙였다. 연예인들이 출연해 편안하고 재미있게 토론하는 TV 쇼 프로그램이 프랑스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경직된 분위기에 낮은 시청률을 달리는 우리나라의 TV토론 프로그램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 미국_치열한 토론 대회

일상적인 토론이 프랑스 토론 문화의 특징이라면, 미국은 고등 교육 과정에 기초를 두고있어 더욱 학구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즉, 미국의 토론 문화에서 주목할 점은 토론이 학생들의 교육 과정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학교의 국어 수업에는 항상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이 들어 있으며, 전국적 규모의 학생 토론 대회를 장려하는 등, 교육 과정 전반에 토론을 필수 요소로 놓고 있다. 초등 교육 과정부터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피력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인 안두리 (서울대 영문 02)씨는 "미국에서는 대입을 위해서든 대학간 경쟁을 위해서든 다양한 목적을 가진 토론 대회가 많이 열린다. 특히 전국 규모의 토론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이점이 매우 많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 과정을 거쳐야 하며, 많은 학생들이 이를 목표로 부단히 노력한다. 이를 위해 각 대학과 고교에 많은 토론 동아리가 있다" 고 말했다. 이들 대회는 주로 교차토론방식(CEDA)을 취하고 있는데, 그 기원은 노예제도 실시 여부를 놓고 벌였던 링컨과 더글라스의 토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로 2인이 1조가 되며, 대회 측에서 즉각 제시하는 주제와 입장에 대해 각각 연설한 후 서로 반박하는 과정을 거친다. 토론의 사회자는 심사위원 중 한 명이며, 진행을 도울 뿐 토론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 일본_문호 개방과 함께 시작된 토론 문화

일찍이 활발한 토론을 했던 서양에 비해 동양의 토론 문화는 미미한 발달을 보였다. 그 이유는 유교적 사상에 기인한 수직적인 의사 전달 과정이나, 강요된 지나친 예의범절의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이웃 나라인 일본 또한 이 문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다른 동양 국가에 비해 토론 문화를 더욱 먼저 받아들이고 발전시켰다. 일본은 19세기 초 서양 열강에게 문호를 개방함과 동시에 자국인을 서양에 시찰 보내는데, 이 시찰단들이 돌아와 토론의 중요성을 설파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조금씩 성장하던 토론 문화는 군국주의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시 활발해지게 됐다. 현재는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토론 대회가 열리고 많은 토론 동아리가 양산되고 있다. 일본인 요시다 켄토(성균관대 인문 05)씨는 "사실 일본에도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길 부끄러워하는 학생이 많다. 이것은 한국과 비슷한 점이나, 더 잦은 토론 수업 빈도와 토론을 잘하는 사람들의 높은 절대적 수준은 한국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즉, 토론에 적극적인 일본인들의 수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지만 그들의 참여도와 능동적인 태도는 한국 학생들에 비해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된다" 라고 말했다.

 

● 우리나라_토론 문화 정착에 필요한 것은

03.jpg선진 토론 문화 경험자들에게 ‘한국에 토론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프랑스를 경험했던 문희원씨는 "한국은 누군가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면 눈치를 주거나 건방지다는 평을 하곤 한다. 반박하지 않는 경직된 문화가 고착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초등교육부터 논리적인 주장과 반박을 배울 수 있게 강화해, 차후 사회 전반의 흐름을 바꿀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안두리씨는 "한국의 미약한 토론 문화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숨기려하는 국민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학교에서 만큼은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라며 토론 교육 강화에 대해 의견을 더했다. 이에 반해 일본인인 요시다 켄토씨는 "그것은 토론 진행자의 능력 여부에 달렸다. 토론 참가자들의 의견과 참여를 보다 잘 끌어낼 수 있는 진행자가 필요하다"며 토론 교육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현재 토론 진행자들의 능력 개발에도 힘쓸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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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학생리포터 -yume-@hanmail.net

 

● 편안한 분위기가 관건입니다

Interview 김한중 EBS 토론카페 프로듀서

‘난상토론’의 조연출 시절을 거쳐 ‘교육 대토론’으로 연출 데뷔. 지금은 ‘토론카페’를 연출하며 수없이 많은 토론을 기획하고 옆에서 지켜 본 김한중 PD. 그를 통해 제작자의 입장에서 본 우리나라의 토론 문화에 대해 살펴봤다.

 

05.jpg"토론과 카페. 뭔가 좀 안 어울리죠? 그것이 우리 컨셉트입니다. 토론을 마치 카페에서 일어나는 자유로운 담론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EBS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토론카페’의 김한중 PD가 리포터에게 건넨 첫마디였다. 다른 방송국 토론프로그램의 칼날 세우기 식의 진행방식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토론 프로그램을 연출한 그에게 기획의도를 물었다. " 보통의 토론 프로그램은 너무 딱딱한 주제 일변도에 진행방식 또한 경직돼있어서 서로에 대한 공박을 바탕으로 승패가 갈리는 식의 사생결단 토론을 하잖아요. 이에 대한 반성으로 저희는 넥타이 풀어 헤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차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이끌어 갑니다. 어떤 때는 낯을 붉히며 싸우다가도 결국은 부드럽게 서로를 이해하는 분위기로 끝이 나죠."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토론이 진행되면 평소 평행선을 긋던 쟁점도 자연스레 합의점에 도달한다고 한다. 심지어 다른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격앙된 어조로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을 일삼으며 폭로성 토론을 하던 사람도 이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는 상대방과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한다. " 토론이라는 것이 자기 논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며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인데, 사람들은 남을 설득시키려고만 하지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지는 않아요. 상대방이 아무리 좋은 논리로 말을 하더라도 요지부동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자신은 물러서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방송에서 그런 것을 역이용하는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서 말꼬리를 붙잡고 싸우는 것이 재미있는 거죠. 상대방에 대한 공격 일변도의 토론을 욕하면서도 실상 시청자들은 그런 것을 원합니다."
그러한 공격적 토론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토론문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었다. 방송이 토론문화를 그런 쪽으로 몰다보니 그것을 접하는 일반 시청자들도 이를 토론의 전형으로 보고 자신들 또한 그런 모습으로 토론에 임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토론카페’는 안싸우는 토론 프로그램으로 만든 것인데 시청자들이 외면을 하더라고요. 방송에 역동성이 없거든요. 안보는 방송은 존재 의미가 없는 것이죠. 이것이 저희의 딜레마입니다."
‘토론 카페’ 홈페이지에 가면 ‘토론 뒷이야기’라는 코너가 있다. 방송 후 패널들의 인터뷰를 모아 놓은 곳인데, 그곳에서 패널들은 한결같이 ‘너무 편안했고, 할 말도 다할 수 있어 좋았다. 또 무엇보다 상대방과 의견의 일치를 보아 뿌듯하다’고 말한다.
‘386, 보수 대 진보’라는 토론은 한 예다. 진보논객 진중권씨부터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신지호씨까지 좌파, 우파가 모두 나온 토론이었는데, 중간에 격해지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결국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본인들도 놀랄 정도였다. ‘우리끼리도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구나’ 라는 것. 각 패널이 이념적으로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만 학생시절에 운동권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에 ‘과거에는 우리 한때 같이 광장에 모여 우리들의 생각을 나누던 때가 있었지. 그 때는 어떠어떠 했는데’ 등등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토론이 진행되다 보니까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이념과 이념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대화가 오간 것이다.
그간 수많은 토론을 기획하고 옆에서 지켜본 그는 우리나라의 올바른 토론문화정착을 위해 풀뿌리 단계에서의 토론을 강조했다. 토론이 반드시 거창한 주제를 가지고 일정한 형식으로 진행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사회구성의 기초단위인 가정에서의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도 토론 문화는 형성된다고 봤다. 설득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인 ‘역지사지’의 자세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토론을 추구하는 김한중 PD. 오늘도 패널들에게 방송에 앞서 주문한다. "아시죠? 부드럽게~"

김성용 학생리포터 battsimpson@hanmail.net

 

● 토론 전문가가 보는 '우리의 토론문화'

활발한 토론보다는 감정 대립으로 이어지거나 침묵만이 흐르는 광경을 우리는 쉽게 봐왔다. 민주화가 진행되고 경제가 발전해도 토론문화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 토론을 연구하는 학자와 학생들이 바라보는 우리의 토론문화는 어떨까. 그들에게서 문제 해결의 단서를 마련해보자.

 

● ‘땡큐’라는 말 이끌어 내기
허경호 국제스피치토론연구소 소장,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06.jpg우리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 속담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허경호 교수는 그 문구에서 토론의 가치를 재발견한다. 허 교수는 "비록 부분일지라도 각자가 보고 느낀 바를 남들과 함께 공유하게 될 때, 즉 토론의 과정을 거칠 때에야 대상의 전체적인 모습을 이해하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70, 80년대 민주화 과정을 겪고 있을 때 많은 젊은이들에겐 북한을 겨냥한 ‘반공웅변대회’ 이외에 토론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다. 이를 어기고 사상 교육과 정치 토론을 감행했던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과 곤란을 겪었는지 직접 눈으로 봐왔기 때문에 무언가를 의논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것. "이제는 토론의 제한폭이 사라진 셈이죠. 거창하게 정부 정책이나 제도, 정치에 대해 다뤄야만 한다는 선입견을 버리세요. 화장품, 음식, 아르바이트, 학교 과제 등 일상에서 체험하는 모든 것들이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거든요."
허교수는 토론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토론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토론을 통해 남을 설득시키고 굴복시키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결국에는 내 자신이 설득될 때 진정한 토론 효과를 얻게 됩니다. 상대방 의견 위에 군림하려는 자세로는 진정한 토론이 진행될 수 없습니다. 나 자신에게서나 토론 상대자에게서 ‘땡큐’라는 말을 이끌어 내야 가장 의미 있는 토론이 됩니다." 허교수는 토론 과정에서 사회자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그는 사회자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차분히 들을 수 있어야하며, 서로의 이익이 상충되는 접점을 예견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서로간의 줄다리기 싸움을 끝까지 지켜볼 수 있는 ‘끈기’가 가장 필요하다. "토론을 원활하게 이끌고 논쟁을 현실화시킬 줄 아는 사람이 결국에는 어디 단체에서건 리더로서 역할하게 돼있습니다. 한편 토론에서 내려진 결론을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서 실천하는 자세도 사회자에게 필요합니다." 허교수는 끝으로 토론이란 마치 상대방의 수를 읽고 치밀하게 내 작전을 계획하며 즐기는 ‘바둑’과 ‘추리소설’과 흡사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이여, 토론을 즐겨라!

 

● 토론은 커뮤니케이션의 5종 경기
이상철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 스피치와 토론 전담

07.jpg수사학(Rhetoric)을 전공한 토론전문가 이상철 교수는, 우리문화에서 토론의 발전이 미미한 역사적 원인을 절대왕조시대에서 찾았다. 말의 자유를 구속했던 사회구조 안에서 토론이나 토의, 담론과 같은 어휘의 다양화가 이뤄지지 못했고, 절차와 방법의 체계적인 학습이 부족했다는 것. "지금 우리가 쓰는 토론이라는 말은 ‘debate’‘discussion’‘contention’‘argumentation’등 여러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죠. 때문에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설득의 ‘토론’(debate)과 합의도출을 위한 ‘토의’(discussion)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면서 언쟁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토론의 목적은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의 ‘존재성’을 수용하는 것이다. 반대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아닌, 그 존재성을 수용하게 되면서 민주적인 사회로 나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교수는 지금의 서울을 ‘그리스의 르네상스’라고 표현했다. 시청 앞 광장에서 서로 반대의견을 내세우는 것도 길게 보면 공공의 담론을 형성하는 토론인 셈이다. "현재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지사장들의 경우, 어떠한 방면으로든 리더로 볼 수 있죠. 기본적 토론의 자질을 갖추고 경영, 자동차, 정책전문가로 활약하는 그들과 우리가 토론의 능력을 갖추지 않고는 결코 경쟁할 수 없어요." 그는 ‘debate’를 커뮤니케이션의 5종 경기라고 표현했다. 논리적 사고를 가지고 상대입장을 살피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며, 철저하게 ‘자료조사’를 한 후 ‘공격’에 들어가는 것. ‘상대방의 주장을 허물고’ 청중을 논리적으로 혹은 감성적으로 ‘설득’하는 리더십의 기본자질이라는 것이다.
"이제 토론은 의사소통의 개진으로서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의 필수적 소양입니다. 한국인 특유의 창의적 사고와 순발력으로 토론의 절차와 방법을 익히면 훌륭한 토론가가 될 수 있습니다."

 

● 가부장적 위계질서가 토론을 차단
정중한 용인대 경찰행정 02, 토론연합동아리‘한앎’회장

08.jpg토요일 오후 쇼핑의 거리 명동은 그야말로 인간시장을 방불케 했다. 이 와중에 ‘스크린 쿼터제 폐지’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크게 안다’라는 뜻의 토론연합동아리 ‘한앎’이다. 명동의 미지센터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한앎’은 올해로 15년째를 맞고 있는 전통있는 동아리로 매주 토요일마다 시사토론이나 독서토론을 진행해오고 있다.
열렬한 논쟁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 있었는데 중저음의 톤으로 또박또박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동아리 회장 정중한씨였다. "처음에는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동아리에 들게 됐는데 회장까지 맡게 될 줄은 몰랐다"며 수줍게 웃는 모습이 토론할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동아리 토론은 매주 돌아가며 사회자를 정하고 대부분 그 주에 쟁점으로 떠오른 사회문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배경지식을 많이 필요로 하는 주제는 수요일에 모여서 따로 스터디를 하기도 한다. 토론이 끝나고 나면 대부분 만족해 한다는 중한씨는 "그러나 주장에 대한 근거자료가 불충분할 경우 좋은 토론이 되기 어렵다"며 "반대와 찬성의 개념이 모호해져 토론자체가 어렵게 진행된다"라고 전했다. 이를 막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그것을 제대로 숙지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중한씨는 토론에서 진행자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효과적인 그룹토론을 위해서는 진행자가 구성원들의 참여를 고취시킬 수 있어야 하며 상황을 적절히 파악해 대응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토론에 있어서 찬반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므로 이를 적절히 중재하고 타협을 이끌어야 한다."
그는 대학 역시 토론문화가 열악하다며 초중고 교육이 토론문화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문제지만 가부장적 위계질서가 대화나 토론을 차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말하는 일방적인 방식에 익숙해진 대학생들은 토론에 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최근에 토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 기쁘다며 "대학 내에 토론 수업 개설이나 자발적인 학생들 간의 모임은 물론이고 대학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진리를 찾겠다’라는 마음가짐이 중요
황금중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09.jpg우리나라의 토론문화가 미성숙된 이유로 교육의 문제를 많이 꼽는다. 그렇다면 교육학자가 본 토론문화 부재의 원인은 무엇일까.
황금중 교수는 활발한 서양의 토론 문화와 비교했을 때, 동서양의 문명적 차이가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서양에서는 말이 인격을 드러낸다고 생각해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수사학’을 가르쳤다. 하지만, 동양 문화권에서는 유교, 불교, 도교 등의 영향을 받아 말보다는 실천을 중시하는 풍토가 생겨났다. 공자는 말하기를 "말 잘하는 사람 중에는 선한 사람이 없다"고 했고, 노자는 "진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도 ‘불립문자’(법은 언어문자가 아니라, 직접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된다)를 강조했다. 이처럼 언어에는 한계가 많다고 여겼으며, 말 보다는 행위 속에서 실천으로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동양에 토론 문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자가 제자들과 문답 형식으로 나눴던 대화와 토론 내용이 담겨진 책을 살펴봐도 이를 증명할 수 있죠. 이 책에서는 드러내기 위한 말하기가 아닌 ‘진리탐구’를 위한 말하기를 엿볼 수 있죠. 이는 조선 시대 우리 학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현대 한국의 교육은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에도 올바른 토론 문화를 활성화시키지는 못했고, 동양의 토론 문화 또한 계승시키지 못했다. 작은 교실 속에 넘치는 학생, 부족한 선생 수 등과 효과성에 치중하는 왜곡된 입시 문화가 그 이유라는 게 황교수의 분석이다.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군사 정권 또한 이에 영향을 미쳤다.
황교수는 바람직한 토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토론을 통해서 ‘진리를 찾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토론은 말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 수양의 테크닉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서양 토론 문화에서도 부족한 면이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것과 함께 ‘조심스러움’ 또한 중요하다. 이는 익명성을 이용해 남을 비방하는 글까지 서슴지 않고 쏟아내는 인터넷 문화와는 상반되는 것. 함부로 내뱉는 말이 아닌 마음을 다해서 말하는 것을 익히다 보면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바람직한 토론 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려는 노력이 중요하죠. 교육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러한 문화 정착을 위한 어렸을 적부터의 교육이 매우 절실하다고 봅니다. 또한, 글쓰기가 말하기와 별개의 것이 아니므로 꾸준한 글쓰기 연습을 통해서 말하기의 논리성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신문 하나를 보더라도 내 입장을 가져야
김민지 경희대 언론정보 02, 전국대학생토론대회 우승자

10.jpg김민지씨는 지난해 11월 열린 ‘제3회 전국대학생 토론대회’(부패방지위원회, 한국커뮤니케이션학회 주최)에서 대학 동기 유희진씨와 함께 출전해 대상을 받았다. 덕분에 청와대에 초청되고 주요일간지와 인터뷰도 했다는 그는 알고 보면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교내 토론동아리 ‘이감’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동아리를 통해 본격적으로 토론대회를 접하게 됐고 출전한지 두 번 만에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한 토론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민지씨는 "청중들 앞에서 자기의 의사를 밝혀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라며 "경험이 쌓일수록 토론을 즐길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민지씨가 대상을 수상한 대회는 CEDA(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미국에서 도입된 것이다. ‘입론’이라해서 주제에 대한 찬반의견을 먼저 발표하고 그것을 반박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한 달 전에 주제가 공지되기 때문에 미리 얼마나 심층적으로 알고 있느냐가 좋은 토론의 관건이다.
대회준비에 대해 "신문 하나를 보더라도 내 입장을 정리하면서 읽었다. 토론대회라 하면 말만 잘하면 된다는 편견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주제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찾고 그것을 잘 숙지해야 하며 논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대회에서는 매너가 중요하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상대방이 도발하더라도 흥분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비단 대회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겪는 토론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의견만 관철시키고 상대방의 주장을 제압하려는 것은 토론의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다. 토론의 목적은 한쪽의 입장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토론문화가 잘 정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교육적인 측면을 지적한 민지씨는 "기업에서 토론이나 면접을 중요한 입사조건으로 내걸면서 그 관심이 커진 것 같은데 이는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며 "어릴 때부터 토론할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속 토론대회에 도전할 것이라는 그는 주변의 기대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도 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자세로 대회에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토론문화 Best & Worst

Best 토론자 우리도 이렇게 되도록 노력해야겠죠?
01.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다
02.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논지를 일관성있게 유지한다
03.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인식공격은 금물
04. 토론의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05.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다

Worst 토론자 토론할 때 이런 사람 꼭 있다!
01. 시도 때도 없이 남이 말하고 있는데 끼어든다
02.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여서 논리, 이성 다 무시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03. 상대방의 약점을 들추어낸다. 그래서 상대방을 화나게 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막는다
04. 남이 말할 때 다른 일을 한다. 딴청을 부린다
05. 상대방의 반론에 할 말이 없으면 못 알아듣겠다고 시치미를 뗀다

양현정 유현진 김진희 김효은 학생리포터 chocoa84@hanmail.net

 

● 대학가 토론문화, 학점은 얼마?

아테네의 아고라 광장에서 이뤄졌던 토론은 민주주의를 꽃피우게 했다. 당연히 지성인의 전당인 대학에서도 토론은 필수적인 요소다. 나의 의견을 말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성장을 거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네 대학의 현실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발전을 위한 토론이 아닌 토론을 위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점검해보자.

어느 대학의 강의 시간. 40명 남짓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지만 학생들이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방적으로 강의를 진행하던 교수는 "토론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질문이라도 하라"고 부탁까지 할 정도다. 그래도 학생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학생들의 입은 더욱 더 굳게 닫힌다.
최나영(중앙대 불문 02)씨는 "지금까지 활발하게 토론이 이뤄지는 수업은 거의 보지 못했다"며 "토론을 하기에는 학생 수도 많고 만일 여건이 된다 해도 학생들이 토론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희은(이화여대 디자인학부 05)씨도 "처음 입학할 때 토론이 활발한 수업을 기대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며 "막상 나 자신부터도 내 의견을 말하려고 하면 떨리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황금중(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말들이 없어서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며 "비단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회나 학술 대회에서 교수들이나 학자들 간의 토론도 마찬가지일 경우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황교수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동양권의 문화가 이에 많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 토론 수업 안돼 가산점 부여까지

11.jpg상황이 이렇다 보니 토론을 유도하기 위해 발표를 하는 사람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수업도 생기고 있다.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모 대학의 한 교수는 "가산점을 부여하면 확실히 발표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어느 정도의 토론이 이뤄지기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가산점으로 인해 생기는 역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의 발표가 토론을 위한 발표가 아닌 점수를 위한 발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발표는 몇몇 학생들에게 몰리기 십상이고 토론의 주제를 벋어나거나 결론 없이 계속 그 자리를 맴돌기 일쑤다.
점수를 따기 위해 토론에 참여하다 보면 발표 자체에 의미를 둬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는 귀 기울이지 않게 된다. 게다가 자신의 의견만을 말하고 끝내다 보니 여러 사람들이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박정하(서울여대 언론영상학 03)씨는 "수업시간에 토론을 진행하다 보면 얘기했던 사람들이 계속 얘기를 하게 되고 토론이 끝날 때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팀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조모임에서도 나타난다. 4~5명의 적은 인원이 모여 있는데도 서로의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해 나가는 일이 쉽지 않다. 결국 자기주장이 강한 한 두 사람의 의견에 따르게 되거나 서로의 눈치만 보다 아무런 의견이 나오지 않아 우왕좌왕 하는 경우도 생긴다. 임경은(연세대 법 02)씨는 "조모임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잘 밝히지 않아 힘들었던 적이 있다"며 "좀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은 대학가 전체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대학 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이슈는 학생들의 의견 교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채 뜬구름 잡는 식의 대화만이 오간다. 각 대학의 등록금 투쟁이 대표적인 예다. 학교 측과 협의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토론보다는 고성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지만 참여하는 학생은 매우 소수다. 그러다 보니 등록금 투쟁 과정이나 학생회의 각종 정책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 박사학위 수여반대시위 사건으로 학생 간 격론이 벌어졌던 고려대도 또 다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과 관련, 총학이 공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는 학생모임 ‘총학없는 평화고대’와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총학 사이에서 대립은 이뤄졌다. 한 차례 추진됐던 공개토론회도 합의를 이루지 못해 무산되는등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다 결국 탄핵안이 발의되는 데 까지 이르렀다. 김관용(국문 03) 고대방송국(KUBS) 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며 "온라인 공간에서도 논의는 활발했지만 타협점을 찾기보다는 한 쪽으로 치우친 양 극단의 논리가 대부분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대학가에도 토론문화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토론문화에 익숙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어떤 사안이든지 자기 관점을 확립하고 있는 학생이 적고, 능동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 토론은 최고의 공부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내 토론문화는 반드시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학 교육이 단순히 암기하고 이해하는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고 통학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원탁토론아카대미 대표인 강치원 강원대 교수는 "한 사람이 열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열 사람이 한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만큼 토론의 공부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토론을 통해 판단력, 사고력 등을 기르고 인식의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아름 학생리포터 장우성 기자 sung@naeil.com

 

■ 정보출처: http://blog.daum.net/gunsan/2269723


토론실: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토론공화국'을 선포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벌써 시간이 3년이 훌렀습니다. 3년 정도에 한국의 토론문화가 무르익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다양한 토론실험이 진행되고 있는것 만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지 한가지 아쉽게 생각되는 것은 많은 지식인들이 한국의 토론문화와 토론교육을 걱정하면서도 어디에서 어떻게 토론문화와 교육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인 방법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습니다. 자.. 여러분께 토론실닷컴을 추천합니다. 토론마니아들이 모이는 토론실의 회원이 되십시오. 청와대에서도 방문하고, 각 정당에서도 방문하고, 생각이나 이념이 다른 사람들도 오고, 유명대나 지방대 가릴 것 없이 모든 대학생들도 오십시오. 세대도 구분하지 않습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분에 이르기까지 토론실 회원은 다양할수록 더 좋습니다. 우리나라에 한 곳 정도는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모일수 있는 토론모임 공간은 있어야 됩니다. 토론실은 여러분께 목적이나 색깔있는 이념이나 운동을 펼치지 않습니다. 의도적으로 뉴스도 만들지 않습니다. 토론실은 자유토론공간 모임입니다. 토론실은 한국 토론의 대명사로 거듭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은 물론, 세계인들이 고민하는 갈등까지 다양한 이슈와 관심거리를 허심탄회하게 토론해 봅시다.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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