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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대화와 타협’이 민주주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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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대한 오해를 말하기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말하고 싶다. 생각하기에, 노 대통령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편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라는 것이다. ‘같은 편’의 실망감은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한총련 같은 젊은 학생층에서도 적지 않고,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오피니언 리더들의 분노는 그들이 언론매체에 쓰고 있는 글들에 절절이 녹아 있다. 노 대통령이 뭔가 단단히 잘못하고 있거나, 의도가 잘못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반미주의자’로 알려졌던 노 대통령이 방미기간 동안 건넨 덕담 몇 마디를 가지고 ‘변심’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무성하다. 그럼 애초에 노 대통령이 반미주의자였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방미기간 중에 만난 미국 정부의 한 관료는 “노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쓰는 (미국) 신문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은 한국의 보수매체”라고 말했다. 한국의 보수매체에서 지난해 대선기간 동안 노 대통령의 ‘색깔’에 관해 얼마나 근거 없이 왜곡된 이미지를 조성했는지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미국에 볼 일이 있으면 가고…” “반미주의자면 어떠냐”고 말한 것 등은 노 대통령 자신이 그렇다는 뜻보다 그런 ‘다양성에의 인정’이었다.
한총련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이다. 노 대통령이 딱히 한총련을 좋아하거나 그들의 이념에 동조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생각의 표출을 인정해 주자는 것이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나면 그 다음 단계가 ‘대화’이다. 상대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갈등만 증폭될 뿐 대화와 타협이 있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이 지난 80여일 동안 줄곧 주창했던 ‘대화와 타협’은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화물연대 집단행동에 이어 한총련 학생들의 5·18 행사장 시위사건은 그런 점에서 ‘오해에 대한 오해’라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에 대한 오해요,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이다.
노 대통령이 편들기에 매우 ‘야박’하다는 주장은 맞을 수도 있다. 나랑 정이 더 두터우면 날 편들어줘야 하는데 실제에서는 합리와 논리가 동반되지 않는 편들기에 ‘인색’한 것이다. “우리 편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라는 말은 아마 그런 노 대통령의 행보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일부에서 그가 말을 바꾼다고 느끼는 것도 이런 행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말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원칙이 변한 일은 없었다. 생각의 발전이 있고, 상황에 대한 재인식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원칙이 변하는 일은 없었다. 그것은 ‘선의’에 관한 기본 관점 때문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부 시위와 파업을 보며 갖게 되는 느낌이다. 투쟁과 폭력이 종국에 ‘선’을 부르는 때가 있었다. 독재권력의 폭압에 항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격렬한 투쟁일 때가 있었다. 거친 저항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갈등은 조정되어야 한다. 이해당사자는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하고, 며칠 밤을 새우면서라도 대화를 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물리력을 앞세우는 의사 표시는 과거 독재정권이 그랬을 때 ‘나빴던 것’처럼, 성숙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이해·이익단체의 의사 표시 수단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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