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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중학생의 연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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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론실
댓글 0건 조회 2,440회 작성일 04-11-10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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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 모처에서 시설경비분야에 근무중인 공익근무요원이다.
야간근무중 새벽에 심심하기도 하고 모기와 싸우다 지쳐서 초소를 나와 잠시 밖을 서성이고 있는데, 저쪽 구석에 책 몇권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중학교용 참고서 몇 권이 있었다.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 싶어 몇 권 들고와서 그 옛날 기억을 되살리며 책장을 넘기는데...!
98년 과정대비 두산동아에서 나온 한달음 사회자습서 중1 견본 책에서 반으로 접힌 편지가 한장 나왔다.. 흐흐~
참고서 주인은 여자아이였으며 견본인걸로 보아 선생님과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단정한 아이로 추측된다.


자, 우선 편지의 전문을 읽어 보자.


to. 영주. ♥♥♥♥♥♥
안녕? 영주야. 나야. 세규. 너의 편지 잘 받았어
혜원이라고 했던가? 솔직히 좀 서운했어.
너의 답장이 와서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난 굉장히 용기를 내서 너한테 고백했는데.
영주야. 다시한번 생각해보겠니? 사귀지는 않아도 돼.
가끔 만나는 친한 친구라도 좋으니까 날 만나줄 수 있겠니?
참! 우리 언제 한번 만나자. 음... 언제쯤이 좋을까?
11월 20일. 요번주 토요일 2시에 만나자.
알았지? 꼭 나와. 장소는 육교앞. 괜찮지?
그럼 그 때 만나는 것으로 하고.
맞아! 이것 너가 초등학교때 좋아하던 편지지였지?
언제 내가 이 편지지 사주었잖아. 기억 나니?
누나꺼 몰래 쓰는거야.
내 정성 봐서라도 요번 토요일에 꼭 나와.
그럼 안녕 ―
1999. 11. 16.
영주와 친해지고 싶은 세규로부터.

P.S - 미안. 봉투가 없어서...


으아~~!! 감동의 소름이 온몸을 휘감아 돌지 않는가.
맞춤법에 충실하며 원본의 글푈O섦?굉장히 단정한 글푈O셀눼?
땜빵이 없는걸로 보아 초안 작성 후 옮겨 적은 것으로 추측된다.
평이한 문장이며, 간단히 추측할 수 있는 내용으론 이들은 초등학교 동창, 중1, 세규가 영주를 좋아한다는 것. 이 정도이다.

이제, 한문장 한문장 살펴보기로 하자.


▶to. 영주. ♥♥♥♥♥♥

원본엔 하트가 찐한 빨강색이다. 사랑하는 영주에게 마음을 차마 표현하지 못한 완곡한 표현으로 보인다.


▶안녕? 영주야. 나야. 세규. 너의 편지 잘 받았어

주목할 것은 너의 편지 잘 받았어 이다. 문어체의 문장으로서, 영주를 대하기 껄끄러운 세규의 입장이 드러나있다.
부담없는 사이에서 너의 편지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세규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대목이다.


▶혜원이라고 했던가?

혜원이. 제3의 인물이 등장했다. 어제 밤새도록 혜원이의 정체에 대해 고민하느라 한잠도 못 잤다.
과연 혜원이는 누구일까? 이후로도 혜원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우선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것은 혜원이가 세규에게 부끄러워 하는 영주를 대신해 편지를 전해준 메신저의 역할을
했을 경우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경우도 있다. 혜원이가 남자일 가능성...
영주는 혜원이를 좋아하는 것이다.
세규에게 보낸 답장에 미안해.. 난 혜원이를 좋아해..
라고 세규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말했으며, 세규는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혜원이라고 했던가? 로 혜원이의 존재를 은연중에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 편지만으로는 혜원이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쉬운 부분이다.


▶솔직히 좀 서운했어. 너의 답장이 와서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난 굉장히 용기를 내서 너한테 고백했는데.

주목할 단어는 굉장히 이다. 세규는 굉장히를 두번씩이나 연거푸 남발하며 뺀찌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영주야. 다시한번 생각해보겠니? 사귀지는 않아도 돼.

세규도 나름대로 성깔이 있을것이다. 애써 그의 성깔을 삭히는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 ~니? 로 끝나는 의문어미다.
이를 뿌드득 갈며 애써 상냥하게 무엇인가를 질문할때 주로 사용된다. ~냐? 또는 ~어? 는 이를 갈며 발음하기가 꽤 힘들다.
함 해보시라.


▶가끔 만나는 친한 친구라도 좋으니까 날 만나줄 수 있겠니?

역시 ~니? 로 끝난다. 일반적으로는 여자쪽에서 이런 말을 하는게 보통인데, 세규자식 어지간히 좋아하나부다.
세규, 정말 많이 굽히고 들어간다. 허나, 친구사이라도 영주와의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그 마음... 십분 이해한다.
힘내라.
근데, 가끔 만나서는 친한 친구사이가 되기 힘들텐데...-_-a


▶참! 우리 언제 한번 만나자. 음... 언제쯤이 좋을까?

어쨌든 만나서 쇼부치자는 저 자세. 본받을만 하다.
언제가 좋을지 애써 생각하는 척하지만 이미 모든것은 정해져있다. 다음을 보자.


▶11월 20일. 요번주 토요일 2시에 만나자. 알았지? 꼭 나와. 장소는 육교앞. 괜찮지?

거침없다. 11월 20일 오후2시.
또 하나. 감동의 물결... 장소는 육교앞!! 으아!!! 육교앞..!!
근래에 육교앞에서 이성을 만난적이 있었던가?
건전하다라는 표현으로는 무언가 허전할 정도로 순수한 세규와 영주!! 이 편지를 이해하기 위한 코드는 육교앞 이었던 것이다.


▶그럼 그 때 만나는 것으로 하고.

은근슬쩍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약속성립을 기정사실화 해버렸다.
나이에 비해 노련함이 엿보이는 문장이다.


▶맞아! 이것 너가 초등학교때 좋아하던 편지지였지?

여기서 공감대 형성기술 들어간다.
얄팍하지만 그런대로 효과가 좋은 기술.
육교앞 약속에 대해 고민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편지지를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언제 내가 이 편지지 사주었잖아. 기억 나니?

공감대 형성 기술에 이어 바로 생색내기 기술로 2연타!


▶누나꺼 몰래 쓰는거야.

됐다. 이제 그만 생색내라.


▶내 정성봐서라도 요번 토요일에 꼭 나와.

보통 이런 표현은 제3자가 쓰는것이 보통이다.
ex) 얘, 영주야, 세규 정성봐서라도 한번 나가줘라~
세규... 멋진 OO이다. 평이한 문장과 완곡한 표현이지만 할말 다 한다.


▶그럼 안녕 ― ♥ 1999. 11. 16.

역시 하트 그림을 통해 가슴속의 응어리를 표출하고 있다. 슬프다.


▶영주와 친해지고 싶은 세규로부터.

아직도 약속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지 모를 영주에게 쐐기를 박는 문장이다. 나이스!


▶P.S - 미안. 봉투가 없어서...

으아~ 이 편지의 옥의 티가 아닐까 싶다. 이건 쪽지가 아니다.
편지의 형식을 띄고 있는 이상 기본은 해주어야 한다.
편지 = 봉투 + 편지지 이다. 하지만 아직 어린 세규다.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상 세규가 영주에게 보낸 편지를 차근차근 살펴보았다.
너무도 순수한 그들의 애정행각에 입가에 흐르는 미소를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영주의 마음을 아직 얻지 못한 세규의 마음을 생각하며 가슴 한 켠이 아파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편지는 99년 편지로 지금 그들은 중3 졸업반일 것이다.
지금 이 때의 느낌, 순수함 잊지 않고 살길 바라마지 않는다.

세규와 영주의 추억을 위해... 건배!


(((((( 생각해 볼 문제 ))))))

1. 과연 혜원이는 누구일까?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자.
2. 영주의 입장이 되어 세규의 맘이 다치지 않게 거절하는 편지를 써보자.
3. 이 편지에 대해 다른 시각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 연락해주길

즐: 1: 혜원 영주가 좋아하는 아이인듯,
2: 난 너와 친구로 남을떄 가장 행복해, 난 아직 누구와도 ㅅㅏ귀고 싶지 않아,
우리 처럼 어린 애들이, 사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난 어느 누가
나에게 너와같은 편지를 써온다해도 그럴거야ㅋㅋ 난 모두가 나의 사랑하는 친구였으면
좋겠어
3: 다른 시각 업음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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